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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두견새가 울지 않는다면 울 때까지 기다려라









 


                                 



















 

















무사시대의 유명한 세 명의 장수를 들라 한다면 단연코 오다노부나가, 도요토미히데요시, 도쿠가와이에야스를 들 수 있다.

두견새가 울지 않는다면 죽여 버려라         - 오다 노부나가
두견새가 울지 않는다면 울게 만들어라       - 도요토미 히데요시
두견새가 울지 않는다면 울 때까지 기다려라  - 도쿠가와 이에야스

세 사람의 성격이 비유적으로 잘 나타나있다. 오다노부나가(織田信長, 1534―1582)에 대한 묘사로는 예수회 선교사인 루이스 프로이스의 표현을 빌리는 게 좋을 것 같다. “키가 크며, 마른 체격으로 수염이 적다. 목소리는 꽤 큰 편이며 항상 무예를 좋아해 천하고 상스럽다.

겸손히 자신을 낮추는 일은 거의 없으며, 자신 이외의 다이묘 대부분을 경멸하고, 마치 자신의 부하 다루듯 한다. 명목상 법화종을 신앙하는 듯하지만 조물주, 영혼 불멸, 사후 세계 등의 존재는 없다고 단언한다. 사업을 빈틈없이 하는 한편 공명에 온 힘을 기울인다. 사람과 대화할 때 둘러대는 것을 싫어한다.” 오다 노부나가가 세력을 키울 수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실력위주의 인재등용, 상업장려, 사회, 경제기반의 안정” 등을 들기도 한다.

도요토미히데요시(豊臣秀吉, 1537-1598)는 한국인들에게 임진왜란의 원흉으로 기억되는 인물로 그의 출신은 오다 노부나가의 잔심부름꾼으로 천민 출신이다. 《선조실록》에는 그가 노부나가에게 고용되기 전에 그의 행차 앞에 옷을 벗고 드러누워 있었는데 부하들이 죽이려는 것을 노부나가가 제지하고 나서 소원을 물으니, "도저히 제가 가난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여 노부나가가 그에게 뒷간지기 일을 시켰더니, 뒷간을 깔끔히 청소했고, 신발을 만들게 했더니 정성을 다해 신발을 만들어 바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히데요시는 1582년 주군인 노부나가가 교토 혼노지(本能寺)에서 급사하자 기회를 노려 천하를 거머쥐게 되지만 생애 전체는 전쟁놀음으로 끝을 맺게 된다. 체격이 왜소하며 추남인 데다가 손가락이 6개인 다지증이었다고 선교사 프로이스는 <일본사>에서 묘사하고 있다.

도쿠가와이에야스(德川家康, 1543-1616)는 ‘능구렁이 영감’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159센티 키에 눈이 크고 인상은 부드러웠다고 한다. 이에야스는 지금의 아이치현인 미카와노구니의 호족인 마츠타이라가(松平家) 장남으로 태어났는데 당시에는 각 지방 영주들의 치열한 영토다툼시기인데다가 아버지 고향이 일본열도의 한가운데에 있어 수많은 공격을 당하게 되고 본인 자신도 인질로 잡혀 어린 시절을 시즈오카에서 보내게 된다. 그는 자신을 인질로 잡던 가문인 이마가와씨(今川氏)를 치려고 노부나가와 동맹을 맺고 세력을 키워나갔다. 이후 노부나가가 급사하자 히데요시와 대립을 하게 되지만 히데요시의 여동생과 결혼하여 주종관계를 유지하면서 히데요시 사후 정권을 거머쥐게 되어 에도막부를 열게 된다.  

무사출신답게 검술, 마술, 포술에 능했으며 건강에도 관심이 커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도미튀김을 먹다가 식중독에 걸려 죽었다는 설이 있다. 매사냥과 바둑을 좋아하고 새로운 물건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유품 중에는 서양의 시계도 꽤 있다고 한다. 그의 무덤과 사당이 있는 닛코(日光)의 도쇼구(東照宮)는 아름다운 자연과 건축물로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의식구조를 결정짓는 밑바탕을 들여다보면 1185년 가마쿠라막부(鎌倉幕府)를 시작으로 1867년 도쿠가와이에야스 막부 간판을 내리기까지 682년간 무신정권 시대를 이어온 일본과 1392년 조선왕조를 개국하여 대한민국으로 태어나기까지 553년간 문신정권 시대가 있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무신정권 682년과 문신정권 553년의 차이를 이해한다면 두 나라 국민의 의식구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59y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