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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화과자에 나타난 일본인의 미의식

[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일본요리는 눈으로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볼 때는 일본과자도 그런 것 같다. 흔히 일본전통 과자를 화과자(和菓子, 와가시)라고 한다. 명치유신 이후 일본엔 과자를 비롯한 서양문물이 봇물처럼 밀려들어 왔는데 이때 들어온 과자를 양과자(洋菓子, 요가시)라고 부르고 일본 전통 과자를 화과자라 부르는 것이다. 우리로 치면 한과(韓菓)에 해당한다.

특히 다도(茶道)가 발달한 일본에서 화과자는 차를 대접하는 자리에 빼놓을 수 없는 과자이다. 화과자는 모양과 색이 다양하여 거의 예술작품에 가까운 과자도 수두룩하다. 대개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지만 설탕을 많이 써서 그런지 매우 달다. 설탕이 흔치 않던 시절에는 주로 감이나 화삼분(和三盆, 와삼봉)이라고 해서 사탕수수로 만든 정제되지 않은 흑설탕 덩어리를 사용했는데 특유한 향이 있어 지금도 고급 화과자의 재료로 사용된다.

화과자를 예술작품으로 생각해 여름엔 청량감을 느끼도록 과자를 투명하게 만들고 가을에는 단풍을 연상케 하는 등 화조풍월 모양 과자도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화과자 중에서 천년 수도였던 교토에서 만드는 과자를 경과자(京菓子, 쿄가시)라고 부르며 2~3백년 된 과자점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에 교토에서 만든 과자는 궁중이나 공가(公家), 사사(寺社), 다가(茶家)에 보내지던 것으로 특별한 날에 먹는 과자를 상과자(上菓子), 보통 날에 먹는 것을 병과자(餠菓子)라고 불렀다. 만드는 장인을 가리키는 말도 서로 달라 상과자를 만드는 사람들은  과자장(菓子匠) 어과자사(御菓子司)라 불렀고 보통 과자를 만드는 사람을 오만야상(おまんやさん), 오모치야상(おもちやさん)이라고 구별해서 불렀다.

일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나리타공항이나 간사이공항 선물상점에 수북하게 쌓인 화과자를 한 개쯤 사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모양도 앙증맞고 다양하여 일본냄새를 느끼게 하기에 안성맞춤인 화과자는 외국인들에게 단연코 인기다. 사람들에게 그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디자인과 맛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일본인들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