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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국민의례·국위선양은 쓰지 말아야 할 일제강점기 식민용어





엊그제 11월 17일은 제73회 순국선열의 날로 전국 곳곳에서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분들을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고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했다. 이러한 국가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하는 것이 있는데 “국민의례”가 그것이다. 국민의례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정의 하기를 “국민의례(國民儀禮): 공식적인 의식이나 행사에서 국민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격식.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따위의 순서로 진행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말은 일본에서 유래 한 것으로 일본 위키피디어 사전에는
그 출전을 《영남판교회100년사,南坂100年史》로 밝히면서 “國民儀禮(こくみんぎれい)とは、日本基督團が定める儀禮樣式のことで、具體的には宮城遙拜、君が代齊唱, 神社參拜」である。” 곧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국민의례란 일본기독교단이 정한 의례의식으로 구체적으로는 궁성요배, 기미가요제창, 신사참배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의 국민의례를 표준국어대사전이 그대로 베끼면서 스리슬쩍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더 황당한 일은 필자가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에 질문한 국립국어원 쪽 답변이다.










필자는 국립국어원에 국민의례의 어원을 물었다. 그랬더니 국립국어원에서는 “모르겠다. 이러한 질문은 어원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국민의례도 그 가운데 하나다. 죄송하다” 라는 답을 해왔다.

문제는 국민의례 낱말 하나만 모르는 게 아니라는 데에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국위선양이라는 말도 사실은 일본말에서 온 것으로 이 말의 음흉함을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우리 동포가 원양 선박의 선장이 된 것도 자랑, 국제적인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명성을 떨치는 것도 자랑, 어느 분야에서든지 이름이 났다하면 민족의 영웅으로 칭송된다. 우리는 이것을 “국위선양”이라하지만 이 말은 과거 왜인들이 즐겨 쓰던 말로 군국주의 냄새가 물씬 풍겨서 그 말만 들어도 속이 메스꺼운 것이 내 심정이다.”

이 말은 파란만장한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도맡아 하던 정정화 애국지사가 그의 자서전 <장강일기>에서 한 말이다. 국위선양이 어째서 메스꺼울까? 그러나 ‘국위선양’이란 말은 표준국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다. 왜일까? 그래서 필자는 ‘국위선양’이란 말을 국립국어원에 질의 한바 있다. 답변 역시 가관이었다.  

국립국어원의 말로는 국위+선양이 ‘국위선양’ 이란다. 그러나 국위선양이란 말은  명치왕이 1868년 4월 6일에 5개조의 칙어를 가리키는 말에 나온 말이다.

이와 같은 말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광복 67주년이 되도록 이러한 말들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었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례나 국위선양 같은 말을 대신 할 말이 무엇이냐고 할 지 모른다. 그것은 필자도 고민이다. 그렇다고 애국가를 부르지 말자는 것도 아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말자는 뜻도 아니다.

다만 ‘국민의례’라는 말의 말밑(어원)을 알고 쓰는지를 지적하고 싶고 특히 이런 말의 유래를 밝혀줘야 하는 국가기관에서 ‘잘 모르겠다’고 하는 태도가 안타깝다. 차제에 국립국어원은 이러한 말들을 걸러내고 보다 좋은 우리말로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