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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한 해의 마지막 날 일본인들은 왜 메밀국수를 먹는가?









 

 

 

 

 
“도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 해넘이국수)를 먹는 풍습은 전국 각지에서 볼 수 있으며 지역 특색을 살린 다양한 국수가 선보이고 있다. 해마다 12월 31일에 해넘이국수를 먹는 사람들은 57.6%에 달하며 이러한 풍습은 일본의 문화로 깊이 정착되어 있다.”

네트리서치 DIMSDRIVE에서 “연말연시를 보내는 방법”을 설문조사한 결과(조사기간 2010년12월28일~2011년1월13일) 해넘이국수를 먹는다는 사람은 57.6%였으나 젊은 층은 거의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슬슬 일본 주부들은 12월 31일 밤에 가족과 함께 식탁에 둘러 앉아 먹을 메밀국수를 장만 하느라 분주할 것이다. 메밀국수 판매의 최대 대목인 요즈음 일본의 상점이나 백화점, 인터넷 통신판매처에서는 쇄도하는 메밀국수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올릴 시간이기도 하다.

올해로 250년째 메밀국수를 만드는 나가노현(長野縣)의 고즈마야(小妻屋)의 누리집(홈페이지)에는 “12월 28일에 한정해서 판다”는 안내문을 큼지막하게 써놓고 있는데 미리 주문을 받아서 당일 날 일제히 발송한다고 하니 이 가게의 해넘이국수 값은 대관절 얼마나 될까? 오래된 가게답게 메밀국수 5~6인분은 송료포함 3,500엔(44,725원)이다.

일본인 10명 가운데 6명 정도가 먹는 해넘이국수는 언제부터 유래했을까? 1814년에 나온  《오사카번화풍토기(大坂繁花風土記)》에 “12월 31일 해넘이 국수를 먹는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이미 이 당시 에도(江)에는 해넘이국수를 먹는 풍습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재미난 것은 이 해넘이국수를 먹는 시간인데 12월 31일 자정 이전에 먹어야 좋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후쿠시마지방이나 니이가타 같은 곳에서는 해를 넘기고 난 설날에 먹는 곳도 있다.

한국 풍습에 설날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믿음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 해넘이국수를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먹는다고 해서 도시코시소바(越前そば)를 도시도리소바(歲取りそば)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왜 메밀국수를 먹는 걸까? 여기에는 여러 설이 있다.  

그 첫째가 국수처럼 장수하라는 뜻이 있고,  또 다른 이야기로는 메밀국수를 만들 때 썩둑썩둑 칼질이 쉽다는 뜻의 일본말 키레야스이(切れやすい)에서 비롯된 것처럼 한 해에 일어난 나쁜 일이나 액땜, 빚진 것, 고통 등을 국수 썰듯 싹둑 잘라버린다는 뜻에서 메밀국수를 먹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이 밖에도 금은세공업자가 세공 시에 흩어진 금가루(金粉)를 메밀반죽을 이용하여 긁어모았는데 이같이 금은보화가 집안에 많이 들어오라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는 등 메밀국수를 먹게 된 유래에는 재미난 것이 많다.

해넘이국수를 먹는 풍습 외에도 일본인들은 연말이 되면 오오소우지(大掃除, 대청소)라고 해서 한 해의 묵은 때를 말끔히 청소하고 나쁜 액운을 털어내는 의식으로서 집 안팎을 청소하는 풍습이 있으며 시메카자리, 카도마츠, 카가미모치 같은 장식물을 설치하여 나쁜 일을 경계하고 복을 비는 풍습 등이 있다. 참고로 일본은 명치시대부터 음력을 버리고 양력을 쓰고 있으므로 일상의 모든 행사 곧, 설이나 추석 생일 같은 대소사, 세시풍속, 연중행사 등이 모두 양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