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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거리

청중과 소리꾼이 하나가 되는 판소리 / 판소리의 종류

◀ 임방울 명창 판소리에는 원래 [춘향가], [심청가], [홍보가], [수궁가], [적벽가], [변강쇠타령], [옹고집타령], [무숙이타령], [강릉매화타령], [장끼타령], [배비장타령], [가짜 신선타령] 등 열두 가지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춘향가], [심청가], [홍보가], [수궁가], [적벽가] 만이 불려지고 있고, 나머지 실전된 것을 박동진이 많은 노력으로 여러 바탕을 복원한바 있다. '춘향가'는 12 마당 가운데 가장 유명한 소리이며, 많은 이 본(내용은 같으나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는 책)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으로 '열녀춘향수절가', 신재효 작 '춘향가', 정북평 창본인 '옥중가', 이선유의 '춘향가', 이해조의 '옥중화' 등이 있다. 춘향가의 주제는 사랑과 자유의 숭고함, 그리고 조선조 여인의 정절을 계몽하는 설화이다. '심청가'는 역시 '춘향가'와 같은 시대의 작품이다. '심청가'는 효가 그 주제이지만, 그 이면에는 유.불교의 틈바구니에서 고민하는 인간상을 부각시키고 있는 작품이다. 심청가는 춘향가 다음으로 많이 불려지는 판소리로 이야기의 문학성과 소리의 음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청가는 슬픈 대목이 많은 계면조로 된 노래이다. 감정을 풍부하게 하여 정교한 장식음을 구사하는 대목이 많아서 웬만큼 좋은 목을 가진 명창이 아니고서는 부르기가 어렵다고 한다. '흥보가'(박타령)의 주제는 형제간의 우애이며, 실학의 영향을 입은 근대적 경제사상이 강조되었다. 흥보와 놀보 형제를 등장시켜 엮어 나가는 이 이야기 속에서는 서민다운 재담이 가득 담겨있어서, [흥보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서 가장 민속성이 강한 마당으로 꼽힌다. 흥보가에서 유명한 소리 대목은 놀보 심술, 돈타령, 흥보가 매맞는 대목, 중타령, 중이 집터 잡는 대목, 제비 날아드는 대목, 제비 노정기, 박타령, 비단타령, 화초장 타령,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 따위를 들 수 있다. 수궁가(토별가)의 내용은 별주부(자라)가 용왕의 병을 고치고자 토끼를 꾀어 용궁으로 데리고 간다는 것으로, 충성이 일종의 주제인 듯하면서도 문인과 무인의 다툼 속에 우매한 지도자를 풍자한 작품이다. 수궁가는 서민의 애환과 풍자가 넘치는 작품으로서 조선후기의 사회상을 예리하게 해부, 고발한 작품이다. 적벽가(화용도 타령)은 중국의 고대소설 [삼국지] 중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크게 패하는 대목이 그 내용으로 예부터 양반 귀족들이 즐겨들었다고 한다. 특히 빠른 장단에 웅장하고 씩씩한 호령조를 많이 사용하는 가장 남성적인 판소리이다. 조조가 일방적으로 강등되어 조롱거리가 되고 있으며, 권력에 의해 전쟁에 동원되어 죽음으로 내몰리는 민중들의 한(限)과 이에 대한 항의와 풍자가 주제이다. 이 적벽가는 [삼고초려], [장판교 싸움], [군사 설움타령], [적벽강싸움], [화용도] 이렇게 5대목으로 나눌 수 있다. '변강쇠가'(가루지기타령, 횡부가)는 음탕한 변강쇠와 음녀인 옹녀의 음란한 생활을 묘사한 것인데, 표면적으로는 성과 육체를 부정한 듯한 내용이면서도 내면적으로는 오히려 그것을 긍정하려는 듯 보이며, 실학 사상의 흔적을 엿 볼 수 있다. '장끼타령'(자치가)는 장끼가 까투리의 이야기로 남의 충고도 들어야 하며, 지나친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등의 교훈적인 내용이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여성의 정조관념에 대한 풍자와, 기층 민중에 대한 참혹한 수탈의 양상을 아울러 함축하고 있는 작품이다. '배비장타령'은 소설 배비장전이 남아있어 내용을 상세히 알 수 있다. 양반의 비장인 배비장은 도덕군자인 체 하는 사람으로 주색을 멀리하고 도도하게 지내는데, 기생 애랑과 방자의 계교에 의해 애랑의 집에 찾아갔다가 알몸으로 뒤주 속에 갇힌 채 온갖 망신을 당한다는 내용으로 유교의 형식주의적인 관념에 대한 비평이다. '옹고집타령'은 내용은 인색하고 고집세고 욕심많은 불효자인 옹고집을 한 도사가 도술로서 개과천선시킨다는 것인데, 조선조 후기에 등장하기 시작한 서민 부자층의 극단적인 이기심과 사회의 일반적 통념을 벗어나는 행동이 서민들의 반감을 사게되어, 신랄한 풍자의 대상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릉매화타령'은 1992년 [강릉매화타령]의 사설을 바탕으로 한 [매화가]라는 소설이 발견되어 그 전모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타락한 인물인 골생원에 대한 풍자와 희화화를 통하여, 삶의 건전성과 균형감각을 일깨우고자 한 작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