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최미현 기자] 흑칠 가죽 상자는 부드럽게 무두질한 개가죽에 흑칠을 한 상자이다. 재료는 개 이외에도 소, 돼지, 사슴, 상어 등의 가죽을 이용하여 가구나 안경집 등의 작은 물건을 만들기도 하였다.
가죽은 불순물을 씻어내기 위하여 긴 시간 물에 담가 헹군 뒤 바위 위에서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맞히면 부드러워진다. 끝손질을 할 때에는 표면에 기름이나 옻칠을 하였다. 이와 같은 형태의 상자는 옷을 보관하기 위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집에는 일본에서 말하는 수납장(오시이레)이 없기 때문에 옷상자는 장롱 위 등 사람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았다. 때문에 상자에 부착된 보상화 모양의 금구와 같이 장식효과를 의식해서 만든 것이 많다.
이 상자에는 개가죽이 사용되었는데 예로부터 조선에서 개는 사기(邪氣)와 역귀(疫鬼)를 쫓아내고 행복을 가져오는 동물이라고 믿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