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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왜 ‘우리마누라’라고 할까?

재미있는 우리말 말밑 이야기 3

[그린경제=반재원 소장]  이 글은 ‘우리 마누라’ ‘우리 남편’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 ‘큰아버지’ ‘작은 아버지’ ‘큰어머니’ ‘작은 어머니’등 가족의 호칭에 대한 상고사적인 측면에서 말밑 밝히기(어원 탐색)를 목적으로 한다. 이 낱말들은 일반적으로 청소년들이 친구 사이에 자신의 가족을 지칭하는 호칭이지만 일반 언중言衆들이 누구나 쓰고 있는 호칭이다. 그럼에도 ‘우리’에 대한 말밑 찾기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 올바른 말밑 찾기 결과는 정확한 뜻 전달과 수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들 말밑을 알게 됨으로써 우리 조상들의 가족 제도도 아울러 알게 될 것이다.

   
▲ 흔히 '우리마누라', '우리집사람' 한다. 왜 마누라가 "우리"라는 말로 공유가 될까?(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의 말밑 찾기 

<우리 마누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 - 짐승을 가두어 기르는 곳.
돼지 ~ . ~에 갇힌 호랑이.
리 - ․말하는 이가 자기와 자기 동아리를 함께 일컬을 때 쓰는 말. ~의 국군.
․말하는 이와 제 삼자만을 일컬음. ~는 당신 친구요.
․말하는 이와 말을 듣는 이만을 일컬음. ~손잡고 일해 봅시다.
․‘나의’의 뜻으로 쓰는 말. ~나라. ~어머니. ~마누라.
우리-네 - 자기와 관계되는 무리. ~네 사정을 그들이 압니까?
우리-집사람 - 남에게 대하여 ‘자기의 아내’를 이르는 말. 

큰아버지 - 아버지의 맏형.
작은 아버지 - 아버지의 아우.
큰어머니 - 큰아버지의 아내.
작은 어머니 - 작은 아버지의 아내. 
                                              (이기문. 임홍빈. 두산동아. 참 국어사전) 

우리-네 - 우리의 무리.
우리-들 - 자기와 관계되는 모든 사람을 통 털어 일컬음.
우리-집사람 - 남에게 대해서 ‘자기의 아내나 남편’을 이르는 말.
                                     
(신기철, 신용철. 삼성출판사. 새우리말 큰사전)

‘우리’의 말뿌리(어근) - 울.
어른 - 얼.
아답다 - 알.
벙어리 - 얼.
어머니 - 얼.
울, 알, 얼 - 사람.
우리 - 울(일인칭 단수→일인칭 복수).
우리 마누라 - 내 마누라 
                                                  (서정범. 보고사. 국어어원사전) 

앞의 <서방님과 도련님에 대한 어원>편에서 밝혔듯이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남녀가 각 1명씩 혼인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 2명 여자 2명이 1조가 되어 같이 혼인하는 푸나루아 제도였음을 언급하였다.  

곧, 나이 많은 형수(主婦)는 나이 젊은 도련님 즉, 새 서방님(次夫)과의 생활이 시작되고 나이 든 남편(主夫)은 또 젊은 처 질녀와 부부가 되어 자연스럽게 가족의 후견인이 되어 한 집안, 한 울타리 안에서 집안의 대소사를 주관하게 된다. 말하자면 남편 2명과 아내 2명이 서로 공동 부부가 되므로 서로가 ‘우리 마누라’이고 ‘우리 남편’이 되는 셈이다. 그때의 주부(主婦)는 지금도 그대로 쓰이고 있으나 ‘주부(主夫)’라는 단어와 역할은 변질되어 오늘날에는 뒤를 보아주는 ‘기둥서방’이 되었다.  

이렇듯이 푸나루아 제도의 결혼 풍속에서의 공동 부부로 살아가면서 평생 동안 많은 아이를 낳았을 것이다.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 세대만 하더라도 보통 5~6남매, 많게는 10남매의 자녀를 낳았던 것으로 볼 때 그 옛날 공동 부부 속에서는 아마도 20여명은 족히 낳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아이들이 한 집안의 한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다보니 자연히 한 울안에 있는 집이므로 그 집이 우리(울) 집이 되고 2명의 아버지는 모두 ‘우리 아버지’ 2명의 어머니는 모두 ‘우리 어머니’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이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나이 많은 아버지(主夫)는 자연스럽게 ‘큰아버지’가 되고 나이가 젊은 차부次夫는 ‘작은 아버지’가 되었던 것이며 ‘큰어머니’, ‘작은 어머니’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하겠다.  

지금도 친구들에게 흔히 ‘우리 마누라가~’ ‘우리 집사람~’ ‘우리 남편이~’ ‘우리 집에 놀러가자’ ‘우리 아버지가~’ ‘우리 어머니가~’ ‘우리 큰아버지께서~’ ‘우리 작은 엄마가~ ’라는 호칭을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것도 옛 유풍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집-사람’이나 ‘우리-집사람’이나 그 호칭이 푸나루아의 유풍임을 알면 그 말이 그 말이라 펄쩍 뛸 일도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