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최미현 기자] 조선시대는 선비의 나라였다. 이때 선비들은 사서오경 등 고전 등을 외우고 공부하기에 최선을 다 했다. 그런데 선비들은 그 수많은 고전들을 어떻게 외우고 공부했을까? 그저 무미건조하게 읽고 또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송서(誦書)와 율창(律唱)이다. 송서와 율창을 통해 선비들은 글을 읽되 이를 마치 노래하듯이 읽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랬기에 선비들은 그 많던 글들을 무리 없이 외울 수가 있었던 것이다.
▲ 송서율창 공연하는 유창 명창 1
그 송서와 율창을 제대로 들어볼 좋은 기회가 왔다. 바로 “송서(誦書)·율창(律唱) 꽃 피우다” 공연이 오는 8월 24일 오후 5시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다. 특히 이 공연은 송서와 율창 공연을 끊임없이 하고 가장 활발하게 제자들을 기르고 있는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41호 유창 명창이 직접 출연해 “송서(誦書)·율창(律唱)”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는 점 때문에 청중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유창 명창은 2011년 7월 <오래된 미래, 성독(聲讀)․송서(誦書) - 길을 찾다> 공연으로 송서․율창의 전승과 확장의 기초를 닦은 바 있다. 이듬 해 9월 <2012전통음악학회 추계학술대회>를 통하여 송서․율창을 학술적으로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올해 3월의 특별기획공연 <송서율창, 그 길(道)과 문(門)> 공연을 통해서는 송서․율창의 정통 계보와 전승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였고, 고전 성악의 미래까지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무대를 가졌었다.
▲ 송서율창 공연을 하는 유창 명창 2 |
이번 2013년 8월 공연에서는 앞선 두 공연과 학술대회를 종합하여 송서․율창의 현주소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핵심 전통문화예술콘텐츠인 송서․율창에 대한 나라 책무를 신중하게 고민하고, 나아가 인류 문화유산으로서의 그 확장 가능성까지 탐색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주요 곡목은 원래 지정되었던 삼설기, 등왕각서, 짝타령, 적벽부 외에 법고창신(法古創新)하여 새롭게 발굴해낸 명심보감, 대학, 중용, 계자제서 등과 율창의 영풍, 효좌, 경포대 등도 들을 수 있어 그 의미가 자못 크다. 또한 이 곡목들을 망라하여 새로 음반을 내놓음으로써 송서․율창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한양대 김영운 교수의 감칠맛 나는 해설이 함께할 예정이어서 청중들에게는 훨씬 송서․율창의 깊이가 더해질 것이다. 처서가 지나고 다가온 가을, 독서의 계절에 송서와 율창으로 책 읽는 의미를 더해보면 어떨까?
▲ 유창 명창의 제자들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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