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10월 5일부터 6일까지 단양에서 열린 제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평안남도의 “향두계놀이(향두계놀이보존회)”가 대상(대통령상)의 기쁨을 안았다. 한국민속예술축제는 1958년부터 각 지역의 민속예술을 한자리에 모아 공연함으로써 사라져가는 지역의 향토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개최 시·도가 주최하여 1994년부터는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와 병행하여 열리고 있다. 제 48회 대회까지 이 축제를 통하여 중요무형문화재 36종, 시·도무형문화 103종 등 139종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향두계란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돕기 위한 자치조직인 동계(洞契) 곧 두레의 일종이다. 두레의 용례는 지역에 따라서 두레․돌개․둘개․돌개김․향도․향도품어리․공굴․공굴이․농계․농상계(農商契)․농청(農廳)․계청(契廳)․목청(牧廳) 따위로 불렀고, 그 밖에 풍물이나 물 퍼붓는 도구(두레박, 용두레 등)을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두레는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인 모임 개념을 의미하는 계(契)․보(寶)․도(徒)․접(接)․사(社)․회(會)․모갯지․회치․대일이 등과 같은 맥락을 지닌다.
▲ 향두계놀이 모습 1
▲ 향두계놀이 모습 2
▲ 향두계놀이 모습 3
특히 한반도 북부지방인 평안도에서는 ‘황두’라고 하여 청천강 건답직파(乾畓直播, 마른논에 물을 대지 않고 씨를 바로 뿌림)지역에 독특한 이름이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불교에서 비롯되어 향촌 공동체 조직이 된‘향도(香徒․鄕徒)’또는 향도 품어리 등에서 ‘향도’를 평안도 사투리로 ‘항두’ 도는 ‘황두’로 발음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평안도는 거의가 마른논 지역이다. 그래서 논농사 짓기가 쉽지 않았기에 집단적 공동체 노동을 위한 향두꾼 조직이 필요했었다. 이와 같은 평안도 농촌마을의 지역적 환경이 향두계 조직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에 따른 농사 관련의 연희들이 ‘향두계놀이’를 통해 발달되었다.
서도명창 김정연과 오복녀는 평안도에서 김칠성으로부터 ‘향두계놀이’를 전수받았다. 그들은 한국전쟁 때 서울로 내려온 뒤 고향인 평안도 지방의 ‘향두계놀이’ 전승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였다. ‘향두계놀이’는 1966년에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품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고, 김정연, 오복녀 명창들이 세상을 뜰 때까지 수차례에 걸쳐 공연되었다. 현재의 전승자 유지숙은 오복녀 명창에게 ‘향두계놀이’를 전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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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받는 “향두계놀이(향두계놀이보존회)” |
▲ 제자들과 함께 흥겨운 서도민요를 부르는 유지숙 향두계놀이보존회장
향두계놀이보존회는 서도소리의 잊혀져가는 음악을 다시 발굴하고 보급하려는 목적으로 2000년도에 결성된 단체이다. 그동안 서도소리의 발전을 위해 꾸준한 노력과 활동을 해왔다. 항두계놀이, 장한몽, 팔도강산 등 소리로서만이 아니라 재미와 해학을 조화시킨 새로운 극들을 끊임없이 무대에 선보여 왔으며 최근에는 토속민요의 발굴과 신세대들의 작은 음악회를 여는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착실히 전통을 이어받으며 공연된 서도소리극 “항두계놀이”는 그 예술성과 전통보존, 보급의 목적을 인정받아 2009년 평안남도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었다.
그 향두계놀이는 이번에 대통령상과 함께 유지숙 회장이 지도상(문화관광체육부장관상)까지 받아 겹경사가 났다. 그동안 지원해주는 곳이 없어 어렵게 유지해오던 향두계놀이와 향두계놀이보존회는 이로써 밝은 앞날이 보장되었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향두계놀이 외에 제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는 국무총리상에 “광지원농악”(광주광지원농악보존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 “범암골 목도소리”(화천문화원), “돈돌날이”(함남북청민속예술보존회), “전어잡이시연”(전어잡이시연보존회) 등이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