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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때 쌓은 남산 한양도성 성곽 새롭게 드러났다

[그린경제/얼레빗 = 정석현 기자] 일제강점기 조선신궁을 세우기 위해 한양도성 성곽 일부를 철거하면서 훼손된 채로 땅속에 묻혀 있던 남산 서북편 회현자락의 한양도성 일부가 100여 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5개월 동안 발굴 작업을 펼쳐 총 구간 300여 미터 중 약 100미터 구간의 발굴을 완료한 결과, 성곽축조 초기인 태조시대에 처음 쌓아 세종, 숙종 이후까지도 계속 보수한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옛 성곽 94.1미터를 찾아냈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실사조사와 시대별 전형적 축조양식을 바탕으로 성곽이 지어진 시기를 밝혀냈다. 특히 지적원도(1912) 등에 기록으로만 존재했던 남산 중앙광장일대 성곽도 처음으로 실제 모습을 나타냈다.

 

   
▲ [6-1번트렌치 확장구간 - 태조 수축]

 또, 조선시대에 성벽을 지키거나 쌓는 것을 관리하던 관청명 일부가 적힌 기와 조각을 비롯해 바닥돌, 분청사기편, 왜사기 등 조선초기부터 20세기까지의 다양한 유물도 함께 출토됐다.

  서울시는 이와 같이 남산 한양도성 발굴과정에서 드러난 성곽과 출토된 유물을 확인하고, 오는 22일(금) 발굴 현장을 일반에 공개한다. 이 자리에서 현장 자문회의도 갖고 향후 조사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 [6번트렌치 확장구간 - 태조+숙종연간 이후 수축]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6월부터 남산 회현자락 3단계 정비사업 구간인 남산 중앙광장 일대(교육정보연구원~분수대~구 식물원 자리) 100여 미터를 발굴조사했다.

  시는 ‘09년부터 한양도성 복원을 위한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을 3단계에 걸쳐 추진, 1단계 힐튼호텔 앞 아동광장 일대 성곽 84m('09년), 2단계 백범광장 일대 성곽 245m('12년)에 대한 복원 사업을 각각 완료했다.

 

   
▲ 출토 명문와 일괄(좌로부터‘좌,左’, 별우,‘別右’, ‘금영,禁營’)

 발굴조사 결과, 지하 2.3m~3m 지점에서 유구를 확인했다. 성곽 바닥부분 1~2단을 이루는 기저부와 성곽의 몸통을 이루는 체성부(體城部)는 구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지표면 아래 3m 깊이에 있었다. 성벽은 4~5단부터 6~7단까지 그대로 남아 있었으며 성곽의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중앙광장 일대 성곽은 「지적원도(1912)」등에 기록으로만 존재했을 뿐, 그간 온전히 잊혀져 있다가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이번 발굴 구간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한양공원(1910년)조성, 조선신궁(1925년)을 짓기 위해 지형을 크게 변형시키고 한양도성을 훼손한 지역이다.

  광복 이후에는 이승만 동상 건립(1956년), 남산식물원 개장(1968년) 및 기타 개발 사업으로 지난 100년 동안 그야말로 격동의 세월을 지냈다. 그래서 도성이 거의 훼손돼 남아있지 않을 거라고 추정됐지만,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발굴돼 그 의미가 깊다.

 

   
▲ 위치도

 아울러, 이곳은 침략으로 인한 인류문화훼손 과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적인 장소로,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대상 유적의 사전실사를 담당하고 유네스코에 등재권고 등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이코모스(ICOMOS) 구어잔 부위원장을 비롯한 외국의 전문가들이 지난 16일(토) 이 구간을 둘러보고 보존방안에 대해 여러 조언을 한 바 있다.

  이 일대 성곽의 축성 시기나 학술적 가치에 대해서는 앞으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더 상세하게 밝혀 낼 계획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올해 말까지 발굴을 마치고,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향후 추가 발굴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발굴 성과는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 등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