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국악계는 전통예술을 총체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대중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공연활동을 펼쳐 보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새로운 한 장르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단연 소리극이라 할 수 있다. 요즘 마당놀이라는 연희예술형태가 우뚝 서가면서 경기민요와 서도민요계에서도 새로운 가.무.악 형태로 소리극이라는 연희극을 창작 공연하고 있다.
평안도와 황해도의 민요인 서도소리는 한과 슬픔이 묻어나 있는 소리이기도 하지만 구성지고 구슬픈 가락, 익살과 해학, 그리고 능청거림의 신명도 있다. 태조 이성계가 벼슬을 주지 않아 생겨난 설움에 탄생한 ‘수심가’, 이수일과 심순애의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 ‘장한몽’, 농촌계원들의 따뜻한 정과 마음을 나누었던 ‘향두계’ 따위가 그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 청중들의 사람을 받아오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추풍감별곡”도 있다. 이 “추풍감별곡”은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인 유지숙 명창을 중심으로 2009년부터 국립국악원 예악당, 남산국악당 등에서 꾸준히 공연되어 왔으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도 서도소리연희극보존회는 서도송서 추풍감별곡(채봉전)을 소리극으로 엮어 오는 12월18일 5시, 이북오도청 중극장에서 서울문화재단과 평안남도 도민회, 이북오도민차세대위원회의 후원으로 공연을 한다.
장필성과 김채봉은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채봉의 아버지가 벼슬에 눈이 멀어 딸을 별실로 팔았다. 기생이 된 채봉이 정절을 지켰고 현명한 사또의 도움으로 결국 장필성과 행복하게 재회한다는 내용이다. 채봉과 장필성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그 속에 작은 사건들이 웃음과 행복을 자아내어 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아울러 전통민요 서도소리를 넣어 극의 깊이와 품위를 더하고, 서도 창법을 기반으로 한 창작소리는 극의 흐름을 밝고 가볍게 이끌어 흥겨운 무대를 만든다.
주인공인 장필성 역에는 경기소리이수자인 김진찬씨가 맡았고, 김채봉역엔 젊은 서도소리꾼 장효선이 맡았다. 연출은 전기광 연출가가 맡았으며, 각본과 작곡을 이상균 교수가, 국립국악원 지도위원인 유지숙 명창이 소리 등의 지도를 맡았다. 그 밖에 배뱅이굿 전수조교 박준영 명창과 가곡 이수자 문현, 경기민요 이수자 김명순, 문영식 명창이 출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리극은 전석무료로 초대하여 평양의 아름다운 소리와 주옥같은 소리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도소리연희극보존회는 이번 공연을 통하여 서도소리와 서도소리극이 전통소리와 전통 극에서 독립된 한 장르로 자리매김 하길 바라며, 고전 문학 ‘추풍감별곡’을 현대 감각에 맞게 재조명하여, 고전문학이 현대 예술에 무궁한 소재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저물어가는 계사년,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우리의 전통소리극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추풍감별곡”으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