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정석현 기자]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은 오는 6월 29일까지 신안 바다밑에서 수중(水中) 발굴된 유물 150점을 전시하는 <신안 해저의 보물> 특집전을 한다.
1975년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방축리 앞바다에서 청자화병과 같은 중국 도자기가 발견되면서 1976년부터 1984년까지 11차례에 걸쳐 대규모의 수중 발굴이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720여 조각의 침몰선선체, 22,000여 점의 중국 도자기와 다양한 재질의 공예품, 28톤의 중국 동전, 1,000여 본의 자단목, 그 밖에 고려청자 7점과 일본 도자기를 비롯하여 선상 생활에 쓰인 각종 생활용구와 포장재 등 방대한 수량과 종류의 해저 유물이 확인되었다.
▲ <모란넝쿨 무늬 어룡 장식 병> 용천요, 원(元) 14세기 전반 - 왼쪽, <봉황 무늬 주전자> 경덕진요, 원(元) 14세기 전반
이는 중국 원대(元代)에 도자기 ․ 동전 등의 무역품을 싣고 일본으로 향하다 침몰한 범선의 흔적으로, 특히 출발한 항구와 시기, 수요지(需要地) 등을 추정할 수 있는 기록이 남아 있어 보다 상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절강성(浙江省[저장성]) 영파(寧波[닝보])인 ‘경원(慶元)’을 새긴 청동추(청동추)로 출항지를 짐작할 수 있고, 화물표인 목간(木簡)에 묵서(墨書)로 쓰인 ‘지치삼년(至治三年, 1323년)과 일본 교토[京都]에 있는 ‘도호쿠 사[東福寺]’ 등으로 출항 시기와 화물의 목적지를 알 수 있다.
이처럼 신안 해저 유물은 동아시아 무역 규모와 교류 상황을 밝힐 수 있는 역사적인 자료로서 국내외에 지대한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지난 2012년에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하여 절강성박물관 특별전 <대원범영大元帆影>에 신안 해저 유물 209점을 출품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 <구름 용 무늬 항아리>, 자주요, 원(元) 14세기 전반 - 왼쪽, <마늘 모양 병> 원(元) 14세기 전반
이번 특집전은 그간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전시된 신안 해저 유물의 규모로는 2006년 이후 가장 큰 전시로, 주요한 교역품인 도자기와 금속 유물, 그리고 다양한 재질과 용도의 생활용구를 소개한다. 도자기는 가장 많은 수량을 차지하는 용천요(龍泉窯[룽취안요]) 청자를 비롯한 경덕진요(景德鎭窯[징더전요]) 청백자(靑白磁), 그리고 중국 각지의 가마에서 생산된 다양한 도자기로 나누어 전시하였고, 도자기만큼 다채로운 금속 유물도 함께 다루었다. 또한 목제 ․ 유리제 유물과 선상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가지 생활용구를 포함한 전시로 당시 해양 교역의 현장과 동아시아 문화의 실상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