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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거리

보신각 타종과 함께 예술방송국 문 열렸다

전통예술 공연 자료 2만점 보유한 박물관

[그린경제/얼레빗 = 정석현 기자]  전통무용, 국악, 굿 따위의 전통예술 공연장에 가면 늘 만나던 사람이 있었다. 천승요 선생이 바로 그인데 그는 38년 전부터 전통예술 공연을 직접 동영상으로 찍고 그 자료를 저장해와 2만 여점을 작품을 보유했다. 그가 그동안 준비해온 필생의 사업인 전통예술 자료박물관 겸 인터넷방송국은 보신각 타종과 함께 개국됐다. 그 이름은 예술방송국(예술방송국.com)이다. 

1월 9일 12시 서울 종로 보신각에는 천승요 예술방송국 대표를 비롯하여 반재식 전 종로문화원장, 김영조 한국문화신문 얼레빗 편집국장, 이무성 한국화가, 구원식 전통무용가, 김진무 ㈜시포스트 예술감독이 모여 보신각종을 치고 예술방송국의 개국을 알리는 행사를 했다. 
 

   
▲ 천승요 대표와 함께 보신각 종을 치는 이들

방송국을 개국한다면 보통 걸판진 한판 행사를 벌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들은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데 굳이 이를 외부에 뽐내는 잔치로 가길 바라지 않았다. 그저 방송국을 설립하고 그를 뒤에서 돕는 이들이 손을 잡고 하나가 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했을 뿐이란다. 

타종식 뒤 천승요 대표와 짤막 대담을 했다.

“나는 1976년부터 전통예술 동영상에 관한 일을 해온 사람이다. 21세기가 되던 해 우리말을 잘 못하는 조카가 미국에서 건너왔다. 이때 그 조카한테 선물을 하고 싶어 전통예술과 관련된 시디나 디브이디를 사려고 했다, 하지만 단편적인 것만 나와 있을 뿐 그 어디서도 구할 수는 없었다. 내가 외국에 나가면 반드시 그 나라 전통예술 시디나 디브이디를 사왔는데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만들어놨던 것을 모두가 공유하고 그 의미를 새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방송국을 하게 되었다.”

 

   
▲ 예술방송국.com에 들어가면 저런 동영상이 24시간 방영된다.

방송국을 들여다보면 24시간 동안 동영상을 방송한다. 그리고 2만여 점의 동영상들도 3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내면 한 해 동안 무료로 볼 수 있게 해놓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예술방송국에 참여한 사람들은 물론 자료를 제공한 사람과 각종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제공한다. 그 정도로 방송국을 운영해낼 수 있을까?  

“나는 돈을 벌려고 방송국을 세운 것이 아닙니다. 물론 처음에는 무료로 개방했었습니다. 그러나 무료개방으로 해커들의 잔치거리가 되는 것 같아 그것을 막으려고 3만 원 제한을 두었는데 그게 적중했습니다. 후원회비는 유료라는 개념보다는 보안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실 이 방송국은 정부에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관심을 두지 않으니 누구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온 사람이 당연히 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뿐입니다.” 

그는 누구라도 해야 할 일을 숙명처럼 기꺼이 하고 있다. 다만 자신 때문에 집안 식구들이 함께 고생하는 것이 미안한 일이라고 말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천 대표의 깊은 생각을 읽을 수가 있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왜 개인이 어려움 속에서 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하는지 뜻 있는 이들은 안타까워한다. 언젠가는 정부가 이 방송국에 전액 투자하고 그 운영을 천대표가 맡는 구조로 가길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 예술방송국 천승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