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우리나라 크로스오버 팝페라 음악계에 한국의 인문학을 세계에 알리려는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팝페라 그룹 ‘듀오아임’ 으로 활동하고 있는 팝페라테너 주세페김과 소프라노 구미꼬김이 그 주인공이다.
‘K팝페라’를 통해, 한국의 문학과 역사 그리고 심오한 철학 이야기를 창작 아리랑을 비롯한 크로스오버 팝페라 노래에 고스란히 담아 감동을 전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 팝페라-크로스오버 음악도 있다는 것을 해외에 알리고 싶다’는 의지로 시작한 이들의 15년간의 노력이 K팝페라 콘서트 “말의 꿈 (Dream of Horse)-아리랑에서 아리랑까지”로 첫 결실을 앞두고 있다.
▲ K팝페라의 개념도
‘듀오아임’은 1998년 이태리 유학 중에 결성되었다. 팝페라테너이면서 지휘, 작곡, 편곡, 그리고 음악에세이스트까지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주세페김(본명:김동규)은 성균관대학에서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입사까지 했지만 음악과 예술심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음악의 길을 걷게 된 열정과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구미꼬김은 일본계 다문화가정 출신으로 지난해까지는 한국 이름인 김구미로 활동해온 소프라노다. 그동안 여러 가지 불편한 마음으로 숨겨왔지만, 이제는 다문화 사회에서 떳떳하게 쓰고 싶어 본래의 이름인 구미꼬김으로 하기로 했다.
한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K팝페라 공연이기에 이번 공연장소를 특별히 상징적인 의미로 국악위주의 공연장인 삼성동 코우스(2월 14일 저녁 7시30분 시사회 공연)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용극장(4월 10일 7시 30분 대공연)을 택하였다.
▲ 사상 첫 창작 K팝페라 갈라콘서트 "말의 꿈 (Dream of Horse) - 아리랑에서 아리랑까지"를 연주할 듀오아임 1
한국의 깊이 있는 문학과 역사적 사실 그리고 철학을 담은 여러 ‘노래시’들을 선보일 이번 공연에서는 겨레의 서사시 <아리랑 아라리요>를 비롯하여 해외에 우리 인문학을 음악을 통하여 알리려는 시도를 한다. 그 구체적인 공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노벨문학상 본심에 두 번이나 오른 바 있는 구상 시인의 대표 시 <적군묘지 앞에서>를 영어 락발라드 <An enemy's graveyard>로 발표하여 한국의 휴머니즘을 세계와 함께 하고자 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자식들에게 해주고 싶은 감동과 용기의 메시지 <아들아 아들아 (Dear My Son)>는 우리의 역사와 함께하는 안중근 의사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옥중에 보내는 편지로 소프라노 구미꼬김이 어머니의 마음 담아 영어로 노래한다.
이어서 <말의 꿈 (Dream of Horse)>은 타이틀곡으로 2014년까지 앞만 보고 쏜살같이 달려온 우리들의 이야기를 아리랑이 서려있는 크로스오버 노래로 전반부는 영어로 후반부는 이태리어로 부를 수 있도록 작곡하여 한국의 노래가 세계의 어느 누구와도 대화가 되는 계기를 기대한다.
▲ 특별출연자들(전미례, 조여진, 지성철, 남설보컬 아하로,, 전통예술단 아우름 - 왼쪽부터)
그뿐만이 아니다. <상평통보>는 731부대를 배경으로 한 정현웅의 소설 ‘마루타’를 뮤지컬로 만든 노래이며, <인왕을 깨우다>는 서울 서촌의 임채욱 사진전을 앞두고 임병걸 시인이 휴대폰 문자로 보내온 인왕산 시를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겨울 인왕산 설왕설래(雪王雪來)의 사진영상 음악을 국악풍으로 접목했다.
▲ 최고의 반주자들, 악단 "랑"
이 밖에도 재즈댄스의 여왕 전미례와 첼리스트 조여진이 사물놀이와 어우러진 이색적인 플라멩코를 선사하는 특별무대와 전체적으로 균형감을 주기 위하여 세계적인 팝페라 음악들도 함께 노래한다.
마지막으로 <Nella fantasia & Lord's Prayer, 환상의 주기도문>은 2008년 주세페김이 이태리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와 미국의 작곡가 말롯의 음악을 하나로 편곡한 것이다. 뮤지컬의 전설 <오페라의 유령>, 폴포츠를 만든 아리아 <Nessun Dorma, 공주는 잠 못 이루고>, 푸치니의 아름다운 선율 <O mio babbino caro> 그리고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테마 <Un giorno per noi> 같은 곡으로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 사상 첫 창작 K팝페라 갈라콘서트 "말의 꿈 (Dream of Horse) - 아리랑에서 아리랑까지"를 연주할 듀오아임 2
공연의 반주를 담당한 악단 ‘랑Rang’은 역량 있는 독주가들로 짜인 국내 최고의 음악가들이다. 음악극 <소풍>을 작곡하여 서울연극제 대상을 수상하였고, 들국화 공연 음악감독을 맡았었던 음악가 박환이 음악감독을 맡는다.
주세김은 말한다. “공연을 기획하면서 음악적인 준비도 부담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감당해야 하는 큰 예산에 어려움을 겪는 위기 속에서도 이러한 실험적 공연이 잘 정착되어 세계인이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소재를 K팝페라 음악으로 만드는 음악인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2월과 4월에 열릴 창작 K팝페라 갈라콘서트 “말의 꿈 (Dream of Horse) - 아리랑에서 아리랑까지”는 그저 단순한 공연이 아니다. 단기 4347 갑오년 새봄에 열릴 이 공연은 배달겨레의 혼이 청중이 고스란히 가슴 속에 전염되는 위대한 한판의 마당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