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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밸런타인데이가 아니라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날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코레아우라(대한만세), 코레아우라(대한만세), 코레아우라(대한만세)!

   
 
이는 안중근 의사가 러시아 하얼빈역에서 조선침략의 원흉 이등박문을 처단하고 힘차게 부른 만세 삼창이었다. 오늘은 동양평화를 평화를 깨고 조선과 아시아인을 고통의 구렁텅이로 빠트린 이등박문(이토히로부미)을 처단한 안중근 의사가 1910년 2월 14일 러시아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다.

 안중근 의사는 이등박문 처단에 대한 15가지 죄목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①한국의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② 고종을 폐위 시킨 죄 ③ 5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맺은 죄 ④ 무고한 한국인들을 학살한 죄 ⑤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 ⑥ 철도, 광산, 산림을 강제로 빼앗은 죄 ⑦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 ⑧ 군대를 해산 한 죄 ⑨ 교육을 방해 한죄 ⑩ 한국인 외국유학을 금지 시킨 죄 ⑪ 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 버린 죄 ⑫ 한국인이 일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 한 죄 ⑬ 현재 조선과 일본 사이에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태평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 죄 ⑭ 동양평화를 깨뜨린 죄 ⑮ 일본 천황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

 이에 앞서 안중근 의사는 1909년 3월 2일 노브키에프스크에서 함께 의병활동을 하던 김기룡·황병길·강기순·유치현·박봉석·백낙규·강두찬·김백춘·김춘화·정원식 등 12명이 모여 손가락을 잘라 맹세한 이른바 단지회(斷指會:일명 단지동맹)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했다.

 단지동맹을 맺은 안 의사 등은 침략의 원흉 이등박문을 암살하기로 하고 3년 이내에 성사하지 못하면 자살로 국민에게 속죄한다고 맹세했다. 안 의사는 1909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행되는 〈원동보 遠東報〉를 통해 이등박문이 북만주 시찰을 명목으로 러시아의 대장대신(大藏大臣) 코코프체프와 회견하기 위하여 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10월 26일 오전 9시 30분쯤 하얼빈 역에서 이등박문을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했다.

이등박문을 처단한 직후 안중근 의사는 코레아우라(대한만세)를 삼창하고 곧바로 러시아 헌병에게 체포되었다. 안 의사는 체포된 뒤 일본 검찰관 미조부치에게 심문을 받으면서 자신은 대한국 의병군 참모중장 자격으로 이등박문을 처단했으며 그 동기가 이등죄악 15개조 임을 당당히 밝힌 것이다.

거사 직후 체포된 안 의사는 러시아 관헌의 조사를 받고 일본측에 인계되어 뤼순 감옥에 갇혔다.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동안 "나는 의병의 참모중장으로 독립전쟁을 했고 참모중장으로서 이등박문을 죽였으니 이 법정에서 취조 받을 의무가 없다"라고 재판을 부정하고, 자신을 전쟁포로로 취급하여 줄 것을 요구했다.

당시 국내외에서는 안 의사를 구하기 위해 변호 모금운동이 일어났고 안병찬과 러시아인 콘스탄틴 미하일로프, 영국인 더글러스 등이 무료변호를 자원했으나 일제는 이를 무시했다. 체포 뒤 일제는 1910년 2월 7일부터 2월 14일까지 6회에 걸친 재판에서 최종 사형을 언도했으며 모든 재판과정을 1주일 만에 끝내 버렸다.

사형을 언도한 뒤 42일 만에 일제는 안 의사의 사형을 집행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 의사가 한국인임에도 한국인 변호사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과 일본 형법으로 재판권을 행사 했다는 점에서 국제법과 국제관례를 무시하고 약소국 국민을 부당하게 재판한 아주 나쁜 예라고 지적되고 있다.

아들의 사형선고를 받은 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 안중근 의사는 사형선고를 받고 마지막으로 가족들의 면회시간이 주어질 때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가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아들의 수의를 정성껏 지어 보냈다고 전해지는데 기자는 그런 어미의 마음을 생각하며 시 한 수를 지었다.

  
      * 가수 듀오아임(김동규, 구미꼬김)은 기자(이윤옥)의 시에 곡을 붙여 노래하고 있다. 이 노래는
      영어와 한국어로 널리 알려져있다. 위의 세모 부분을 누르면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아들아
옥중의 아들아
목숨이 경각인 아들아
칼이든 총이든 당당히 받아라

이 어미 밤새
네 수의 지으며
결코 울지 않았다 

사나이 세상에 태어나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는 것
그보다 더한 영광 없을 지어니  

비굴치 말고
당당히
왜놈 순사들 호령하며 생을 마감하라  

하늘님 거기 계셔
내 아들 거두고
이 늙은 에미 뒤쫓는 날  

빛 찾은 조국의
푸른 하늘
푸른 새 되어
다시 만나자  

아들아
옥중의 아들아
목숨이 경각인 아들아  

아!나의 사랑하는 아들 중근아. 

       - 이윤옥 ' 목숨이 경각인 아들 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심정이 되어'-

 

   
▲ 안중근 의사 어머니 조마리아 애국지사가 수의를 짓는 모습을 그린 시화에서(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오늘은 한국인들과 무관한 서양의 밸런타인데이가 아니라 104년 전 1910년 2월 14일 안중근 의사가 러시아 하얼빈에서 조선침략의 원흉인 이등박문을 처단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날임을 기억하는 성숙한 국민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