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K-Pop”을 백과사전은 “한국 외의 나라에서 한국의 대중가요를 일컫는 말이다.”라고 풀이한다. 그러면 “K팝페라”란 무엇일까? 듀오아임 그룹이 공연에 “인문학K팝페라 갈라콘서트”라 이름 붙이고, 한국 최초로 시도하는 새로운 장르이다. 그냥 “팝페라”라 하면 오페라를 팝처럼 부르거나 팝과 오페라를 넘나드는 음악 스타일 또는 대중화한 오페라를 말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K팝페라는 오페라와 팝, 서양음악과 국악을 넘나드는 “광대역 LTE”급 음악?
공연장은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만원이었다. 무대 앞 공간에까지 방석을 놓고 앉아야 하는 그들은 인기절정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시작부터 찰떡궁합 부부의 매력과 직접 작곡과 편곡을 하고 악단 지휘는 물론 공연 기획까지 혼자서 1인 다역을 해낸 주세페김의 내공이 빛나 보이는 공연이었다.
공연은 우선 푸치니 곡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 babbino caro)”를 구미꼬김이 불러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과 목소리를 드러낸다. 이어서 세기의 테너 파바로티도 10번 시도에 3번만 실수 없이 노래했다는 고음이 지극히 까다롭고도 매력적인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un dorma)”를 주세페김이 거침 없이 시원스럽게 불러 청중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 임병걸 시에 주세페김이 곡을 붙인 “인왕을 깨우다”를 주세페김이 지휘하여 솔리스트 앙상블 랑(RANG, 음악감독 박환)이 연주하는 모습. 서정적이고도 아름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 주세페김은 시종 악단을 지휘하며 노래를 불렀다. 조선 도공의 후예이야기를 담은 <상평통보> 연주 순간
▲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애국지사의 심정이 되어서 쓴 이윤옥 시인의 시에 주세페김이 곡을 붙인 <아들아 아들아>를 비장하게 부르는 듀오아임
또 임병걸 시에 주세페김이 곡을 붙인 “인왕을 깨우다”를 주세페김이 지휘하여 솔리스트 앙상블 랑(RANG, 음악감독 박환)이 연주한 음악은 그동안 세계 음악애호가들을 사로잡았던 “폴모리아” 음악을 뛰어넘을 만큼 서정적이고도 아름다웠다는 평가를 청중들은 서슴없이 한다.
듀오아임의 노래는 무거운 주제도 거뜬히 소화해냈다.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 소식을 듣고 수의를 짓는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애국지사의 심정이 되어 이윤옥 시인이 쓴 시에 주세페김이 곡을 붙인 <아들아 아들아>를 구미꼬김은 절절한 심정으로 담아내 청중들은 잠시 오열을 삼켜야만 했다. 또 400년 전 왜구의 노예로 끌려간 도공의 후예와 상평통보의 사연을 담은 <상평통보>를 주세페김은 비장하게 울부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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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 출연 / 플라멩고를 추는 전미례(왼쪽), 기천선검무 시범을 보이는 지성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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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라디오와 즉석 대담을 하는 주한 말레이지아 Dato' Rohana binti Ramli 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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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을 부르는 듀오아임 |
▲ 멋진 옷차림으로 구상 시인의 시에 주세페김이 곡을 붙인 휴머니즘 노래 <적군 묘지 앞에서>를 부르는 주세페김
이들은 이상백 시에 주세페김이 곡을 붙인 <아리랑 아라리요>를 불러 민족적 마무리를 할 줄도 알았다. 그러면서 청중들의 앙코르 환호에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테마 “Un giomo per noi"와 “You raise me up"dml 두곡을 더 선사하는 따뜻함도 지녀 청중들은 감동하고 또 감동했다.
이날 공연은 주한 부르나이 대사, 주한 태국대사, 주한 말레이지아 대사 등 외교사절과 명사들이 참석해 듀오아임 K팝페라가 세계로 발돋움할 계기로 기대를 모았다. 또 KBS1라디오 “생방송 토요일아침입니다” 서주희 문화캐스터가 깜짝 참석해 녹음은 물론 즉석 대담을 시도하기도 했다. KTV는 녹화한 영상을 다음주에 방영할 예정이다.
이날 파주에서 올라와 공연을 본 권효숙(54) 씨는 “서양음악과 국악을 넘나드는 음악에 역사인식과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담아 독특하고 격조 높은 음악이 되었다. 파주에서 두 시간을 달려와 공연을 보았는데 어디서 볼 수 없는 심금을 울려주면서도 한편의 서정시를 읽는 듯한 아름다움에 푹 빠졌던 공연이었다.”라고 소감을 말한다.
이제 입춘을 넘어 우수로 달려가는 봄밤, 우리는 향긋한 잠깐의 꿈을 꾸었다.
▲ 공연을 민족적인 음악 <아리랑 아라리요>로 마무리 하는 듀오아임. 이 곡은 이상백 시에 주세페김이 곡을 붙인 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