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정석현 기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신라능묘 특별전의 세 번째 전시로 경주 천마총을 주제로 한 ‘천마(天馬), 다시 날다’를 3월 18일부터 6월 22일까지 연다.
1973년 경주 천마총 시험발굴, 금관 출토
경주 대릉원에 자리한 천마총은 1973년 발굴 당시 신라 고유의 돌무지덧널무덤[積石木槨墳]으로만 추측하고 있었을 뿐, 제대로 된 이름도 없이 황남동 155호분이라는 숫자만이 부여된 무덤이었다. 이 천마총을 발굴하게 된 계기는 일종의 시험 발굴이었는데 1971년에 수립된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에는 큰 고분을 발굴하여 그 내부를 복원해 공개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대상으로서 황남대총을 선택하였는데 그에 대한 발굴에 앞서, 바로 인근의 규모가 작은 천마총을 시험 발굴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뛰어 넘는 것으로 광복 이후 처음으로 출토된 금관을 비롯하여 모두 11,526점이 출토되었는데, 현재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만도 10건 11점에 이른다.
말다래의 ‘천마’로 인해 천마총이라 이름 얻다
신라시대의 귀한 회화 자료인 ‘천마’를 그린 백화수피제 말다래[障泥, 말을 탄 사람의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말의 안장 양쪽에 늘어뜨리어 놓은 기구]가 발견됨으로써 1974년 ‘천마총’으로 이름 지었다. 그 뒤 1975~76년 무덤 안을 복원하여 실제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유일한 신라 능묘가 되었다. 경주를 방문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들리는 천마총은 봉분의 지름이 47m이며, 높이는 12.7m에 달한다.
내부에 나무로 덧널(크기 6.6m×4.2m)을 설치하고 무덤 주인을 모신 널(크기 2.15m×0.8m)을 넣은 다음, 덧널 위에 돌무지를 쌓고 흙으로 봉분을 쌓은 구조다. 무덤 주인은 금관과 금드리개, 금귀걸이를 비롯한 화려한 장신구와 금동제 봉황장식 고리자루칼을 차고 있었다. 또한 무덤 주인의 머리맡에 있었던 껴묻거리(부장품) 궤(크기 1.8m×1.0m)에도 온갖 보물이 들어 있었다. 맨밑에는 큰 철솥과 온갖 토기들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 여러가지 독특한 모양의 칠기류, 유리와 금동ㆍ은ㆍ청동으로 만든 귀한 그릇들, 장식마구 등이 가득 들어 있었다. 천마문 말다래도 이 부장품 궤 안에서 발견된 것이다.
▲ 금관, 국보 제188호(왼쪽), 금제 관모, 국보 제189호
특별전의 구성
이번 특별전에서는 발굴한 지 41년 만에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천마총 출토품의 거의 전부를 공개하는데 전시품의 수량은 136건 1,600여점이다. 이 가운데 국보와 보물이 모두 11건 12점(금령총 출토 기마인물형 주자/注子 1점 포함)이 들어 있다. 전시는 도입부를 시작으로 1부 ‘임금(왕족)의 무덤, 천마총’과 2부 ‘천마문 말다래와 장식 마구’ 그리고 종결부로 구성되었다.
도입부: 당시 출토된 모습 그대로 복제한 목관을 전시하여, 천마총의 핵심인 매장 주체부에 대한 사전 이해를 돕는 한편, 무덤 주인공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1부: 임금(왕족)의 무덤, 천마총 : 천마총의 발굴에 따라 드러난 구조와 그 부장품에 대해 살펴보는 공간이다. 특히 전시관 중앙부에는 무덤의 주인이 모셔진 널(목관)과 수많은 보물들이 가득한 부장품 궤를 당시의 모습에 가깝게 재현 전시하여, 관람객들이 금관을 비롯한 여러 부장품들의 출토 맥락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전시 기법은 2010년 황남대총 특별전 때 처음 보여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주변의 진열장들에는 널과 덧널 내외, 부장품 궤 등에서 나온 부장품들을 위치 별, 종류 별로 전시한다. 금관과 금허리띠 따위 이미 잘 알려진 출토품 외에도 여러가지 전시품을 새로이 선보인다. 보존처리 과정에서 그 무늬가 새로 확인된 용무늬ㆍ봉황무늬 등을 새긴 금동그릇과 연꽃무늬와 넝쿨무늬가 금입사된 큰칼 따위가 대표적이다.
갑옷의 일부인 금동제 팔뚝가리개와 붉은 색을 칠한 칠기 쟁반과 그 위에 올려진 은합, 금제 달개[瓔珞]를 장식한 굽다리긴목항아리도 원래의 모습에 가깝게 처리하여 전시한다. 검은 바탕에 붉은 칠로 세밀하게 그린 다양한 칠그릇, 달걀을 넣었던 장군과 그것을 담아 두었던 쇠솥도 볼 수 있다.
▲ 부장품 궤 출토 금속 용기(위 왼쪽), 금동제 바리와 뚜껑(윈 오른쪽), 용무늬가 있는 금동제 바리(아래 왼쪽), 왼쪽 금동제 바리의 용무늬 세부
2부: 천마문 말다래와 장식 마구 : 천마문 말다래를 중심으로 장식 마구들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죽제 천마문 금동장식 말다래 1점과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 2점(1쌍)을 처음으로 모두 전시한다. 또한 ‘천마도’와 함께 주목을 받았지만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기마인물문 채화판과 서조문 채화판을 처음 공개한다. 이러한 회화 자료들은 보존을 위하여 조도 80럭스 이하를 유지해 전시하고, 전시 기간도 다음과 같이 제한 공개된다.
1차 공개 : 3월 18일 ~ 4월 6일
2차 공개 : 4월 29일 ~ 5월 18일
3차 공개 : 6월 3일 ~ 6월 22일
보존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사람 얼굴이 표현된 금동투조장식 안장앞가리개도 처음 전시된다. 말다래를 비롯한 마구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금령총 출토 기마인물형 주자(국보)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또한 관람객들이 백화수피제와 죽제 천마문 말다래들을 모니터 상에서 자유자재로 이동 확대 축소하며 세부를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돋보기를 있다. 1973년 발굴 당시 말다래 등 중요 부장품들을 수습하는 생생한 장면의 영상도 발굴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종결부 : 종결부에서는 천마총 조사단원의 사진 등 관련 사진과 기록물, 발굴보고서 등을 전시하며, 박물관에서 천마총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천마’가 다시 날아오기를 소망하는 글로 마무리한다.
천마총 특별전 “천마(天馬), 다시 날다”는 7월 24일부터 10월 5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에서도 열 계획이다. 화려한 신라문화 그 한 가운데에 있는 천마총, 그 안에서는 천마가 다시 날 준비를 한다. 새봄 우리 천마를 보러 경주에 가볼까?
▲ 천마총 단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