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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아베정권에게 고함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일본 <부인통신>은 일본부인단체연합회(日本婦人団体連合会, 1953년 설립)는 반세기에 걸쳐 평화와 민주주의,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해 일본의 많은 단체와 연대하여 활동하는 유서깊은 여성 단체이다. 월간 『부인통신,婦人通信』은 이 단체가 발행하는 잡지로 기자는 '해외에서 본 아베 정권' 주제로 5월호에 집필을 의뢰 받아 다음과 같은 글을 실었다. 원문은 일본어다. - 

  “배가 고파요 어머니 보고 싶소 /눈물을 흘리면서 어머니께 편지를 보냈지 / 고향으로부터보내온 쌀가루 /보따리 풀어서 쌀가루 받아들고 /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 불러봤네 / 감독 놈 겁이 나서 숨죽여 불러봤네”

 이 노래는 일본 큐슈 치쿠호(筑豊) 탄광지역의 호슈(豊州) 탄광에서 일하던 조선인 노동자들이 갱벽에 써놓은 노래다. 아니 피맺힌 절규다. 나는 4년 전 곧 2010년 8월 29일 국치(國恥, 한국에서는 1910년 8월29일 한일병합의 날을 그렇게 부름) 100년을 맞아 4명의 역사교사들을 인솔하고 조전인 강제징용의 현장인 큐슈 탄광일대와 교토의 단바망간 탄광지역, 교토비행장 건설에 동원 되었던 조선인 집단 거주 지역 우토로 그리고 나가사키 원폭현장을 거쳐 도쿄의 야스쿠니까지 답사를 한 적이 있다

 그 뿐인가! 이듬해 나는 대한민국임시정부연구회 회원 30여명과 중국 땅을 답사 했다. 1919년 4월 11일,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긴 조선인들은 좌절하지 않고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세워 27년간 해방의 그날까지 중국 땅을 전전하며 독립투쟁을 벌였다. 상해, 남경, 광주, 유주, 귀주 ,중경에 이르는 장장 7000킬로의 대 장정을 우리 답사단은 묵묵히 조상들의 독립을 향한 마음을 헤아리며 걷고 또 걸었던 것이다. 드넓은 중국 답사 가운데 잊지 못하는 것은 해골들이 뒤엉켜 있는 남경대학살의 현장이었다.

 

   
 
이러한 역사 현장에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 얼마나 극악무도한 행위를 했는가를 확인하게 된다는 점이다. 학살의 현장은 중국 남경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화성시 제암리에도 일본군의 민간인 대학살현장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그날의 잔인함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본제국주의 시절 피해를 입은 한국과 아시아 각국은 그 현장을 지키며 악랄한 가해자를 잊지 않기 위해 역사책에 기록해두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히로시마의 원폭돔을 보존하면서 ‘나쁜’ 연합국을 기억하려는 일본을 돌아보면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일본과 다른 점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은 피해국이었으며 일본은 가해국이었다는 점이다.

 피해국 당사자들이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일제의 침탈이래 숱한 세월을 살아오고 있다. 침략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작금의 아베정권은 또 다시 침략전쟁을 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의 평화를 위한 열망을 저버리는 행위이며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나는 아베정권에게 과거 침략의 역사를 사죄하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진정성이 없는 입발림 소리는 골백번을 해도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만인이 보는 뉴스에서 일본수상을 포함한 이른바 지도층 인사라는 자들이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남경대학살은 없었다. 위안부는 전시(戰時)에는 흔한 일이다”와 같은 망언을 듣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픈 상처를 보듬으라는 주문까지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아베 정권과 그의 추종자들은 제발 피고름이 터져 덧나게 하지 말길 바란다.

 만일 다른 한 가지 희망을 말하라면 아베정권은 이웃나라 사람들의 쓰라린 과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수상, 그들의 아픔에 마음을 함께하는 수상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는 일본의 똑똑하고 현명한 여성들이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아베정권의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길 또한 주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