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최미현 기자] 이 감로왕도는 화기(畵記)에 따르면 원래 안국암에 봉안하기 위하여 함양군 금대암에서 제작되었다.
화면의 구성은 상부에 칠여래, 인로왕보살, 관음·지장보살을, 중심부에는 재단(齋壇), 아귀, 법회를 주관하는 작법승, 참여하는 후손들이, 그리고 하단에는 산불, 호랑이, 홍수 등 사람들이 죽는 다양한 모습이 표현되어 있는 등, 18세기의 일반적인 감로왕도 도상의 범주에 속하고 있다.
얼굴을 비롯한 몸체의 윤곽선과 의복 등의 묘선이 매우 섬세하며, 적색과 녹색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엷은 부채법과 잘 어울려 화면전체에서 부드러운 화취가 느껴진다. 더구나 칠여래 아래의 소극적인 나무 표현, 표정이 없는 듯한 아귀의 묘사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주제에 걸 맞는 강한 인상은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먹으로 표현한 영혼의 형상이 매우 사실적이고 생동감이 있다.
이 그림은 화면 아래 기록에 1726년에 채인(彩仁), (일민)日敏, 태현(太玄) 등 세 화사에 의해 제작되었으며, 이들은 18세기 전반 지리산을 중심으로 전라도와 경상도 일대에서 활동하던 의겸(義謙)의 화업에도 참여하였다. 수화승인 채인은 운흥사 감로왕도(1730,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356호) 제작에도 참여하였기 때문인지 두 그림은 매우 유사하다. 현존 감로왕도 가운데 제작시기가 비교적 이르고, 당시의 화풍을 잘 전해주고 있는 작품이다.
*있는 곳 : 경상남도 함양군 금성길 14(안의면)
<출처: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