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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가까이 하고 싶은 겨레의 얼굴 '나한상'

국립춘천박물관 전시관의 '나한상'

[그린경제/ 얼레빗 = 전수희 기자]  근엄한 불상의 모습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한국인의 얼굴을 하고 있는 나한상은 우리 겨레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 소박한 할머니 모습, 시골 아낙의 모습에서부터 해학이 넘치는 이웃 아저씨 닮은 모습 등 오백 나한상이 모두 제 각기 달라 한참을 나한상을 들여다보고 있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국립춘천박물관에 전시 되어 있는 나한상의 모습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것이 나한상이 갖는 불상과 다른 특징이다.

   
▲ 이웃집 할머니 같은 소박한 나한상 (국립춘천박물관)

나한은 아라한(阿羅漢)의 줄인 말로, 산스크리트어 아르하(Arhat)의 음역이다. 일체의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이루어 사람들의 공양을 받을 만한 성자(聖者)로서, 응공(應供), 무학(無學), 응진(應眞), 살적(殺賊), 불생(不生), 이악(離惡) 등으로도 번역된다.

 나한상은 나한재(羅漢齋)와 오백나한재, 반승(飯僧) 등의 나한신앙의 유행과 더불어 조성되었다. 나한상은 16나한상, 18나한상, 500나한상으로 분류된다. 16나한상은 『법주기』에 근거하며, 여기에 2존의 나한상이 더해져서 18나한상이 조성된다. 한편 500나한상은 16나한 중의 한 분이 권속으로 500나한을 거느린다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이들 나한상들은 나한전, 응진전(應眞殿), 오백나한전(五百羅漢殿), 영산전(靈山殿) 등에 봉안된다.

 

   
▲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아주머니 같은 얼굴의 나한상 (국립춘천박물관)

 한국의 나한상은 조선시대 것으로 강원도 영월 창령사지(蒼嶺寺址)에서 출토된 석조오백나한상, 정덕(正德) 11년(1516)에 조성된 실상사(實相寺) 서진암(瑞眞庵) 석조나한상, 인조(仁祖) 6년(1628)경에 인목대비(仁穆大妃) 김씨가 발원한 수종사(水鐘寺) 석탑 발견 금동나한상, 전라남도 나주 불회사(佛會寺)에서 발견된 오백나한상 파편과 인조 2년(1624)년경으로 추정되는 순천 송광사(松廣寺) 응진당(應眞堂)의 십육나한상 등이 있다.

 

   
▲ 우리 겨레의 얼굴 나한상 (국립춘천박물관)

나한상은 불상이나 보살상과 달리 불교 경전의 도상에 얽매이지 않아 여러 모습의 자세와 다양한 지물을 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극도로 생략된 모습이 있는가 하면, 움직임이 크고 해학적인 모습도 있다. 나한상이 들고 있는 것으로는  염주(念珠), 발(鉢), 동물, 경전, 금강저(金剛杵), 과일 등이 있다.  꾸미지 않은 소박한 모습의 나한상은 왠지 가까이 다가서고 싶은 우리 겨레의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