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흰 바탕에 눈부신 푸른빛을 문양으로 넣은 청화백자는 백옥처럼 희고 고운 백자와는 또 다른 맛을 풍기는 예술품입니다. 조선에서 청화백자가 언제부터 제작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세조연간(1455-1468)에 청화백자의 물감을 나라 안에서 개발하려고 하는 노력이 있는 점으로 보아 이미 그 이전에 제작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전해지는 조선시대 청화백자로 가장 오래된 것은 1456년에 만든 세조의 장모이자 윤번의 아내인 ‘흥연대부인묘지’입니다. 이 시기의 묘지(墓誌)는 분청사기가 주류인데 견주어 이것은 청화백자로 되어 있습니다.
조선의 청화백자는 문인이나 지식인 취향을 반영한 사군자, 산수, 인물, 동물화를 그려 넣기도 하고 분재나 괴석, 화초를 그릇 면에 가득히 채워 넣어 그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십장생이나 봉황, 호랑이, 박쥐, 복숭아와 같은 장수와 복을 비는 마음을 그리기도 했지요. 청화백자 작품으로는 구름봉황무늬 사각접시, 보상화무늬합, 모란무늬병, 모란무늬대발, 괴석꽃무늬 사각합, 산수무늬항아리, 난초무늬조롱박모양병과 같이 예전에는 다양한 그릇으로 쓰였을 테지만 그려 넣은 청화 무늬의 아름다움 때문에 마치 하나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조선 청화백자의 푸르른 매력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선청화 푸른빛에 물들다”라는 제목으로 11월 16일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이데미쓰(出光)미술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소장의 조선 청화백자 명품과 중국 명대(明代), 영락(永樂), 선덕(宣德)연간의 청화백자가 함께 전시되며, 국내에서는 국립고궁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호림박물관 등 14개 기관이 자랑하는 조선 청화백자 대표작이 한 자리에 모여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일제강점기 이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청화백자 150여 점도 이번에 소개된다고 하니 깊어 가는 가을 박물관 나들이 한번 해보는 것은 어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