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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소리꾼 조정란의 “움”Art, 평택의 새 지평을 열다

평택시민과 함께 하는 “움”Art 창단 공연

[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1122일 토요일 저녁 5시 평택 북부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는 ”Art 주최, 평택 거북놀이보존회 주관, 갈비성 후원으로 ”Art 창단공연이 있었다. “”Art는 평택의 소리꾼 조정란, 조경하와 춤꾼 이현숙, 박미예가 함께 평택시민들에게 남도소리와 춤을 좀 더 가까이 보여드리기 위해 창단한 모임이다.  

”Art는 말한다. “‘은 새로움, 즐거움, 그리움입니다. 새로움의 공연, 즐거움의 공연, 그리움의 공연이고 싶습니다. 그 안에 아름다움, 맛깔스러움, 멋스러움, 반가움을 담고 싶습니다. “”Art는 전통 국악공연, 창작공연, 무용공연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담아내어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먼저 식전공연으로 동남풍의 문굿, 비나리를 선보였다. “”Art의 시작을 그렇게 비손하고 축원하는 것이다. 동남풍은 두드리면 열린다.”는 소박한 믿음으로 한국의 장단에 몸을 실은 젊은이들이 모여 만들어진 단체다. 


   
▲ 식전공연 "문굿, 비나리" - 동남풍

   
▲ 한국무용 승무 - 이현숙 명무

   
▲ 광대가 - 조경하 명창

이어서 무형문화재 호남산조춤 이수자 이현숙 명인의 승무가 펼쳐진다. 사뭇 멈춘 듯 이어지고 이어지는 듯 멈추는 흐느적거리는 길고 넓은 장삼의 춤 승무는 청중들은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소리가 시작된다. 고수 이상호의 북으로 ”Art 조경하 공동대표의 단가 광대가가 오른다. 1990년 초 김일구 선생이 작창한 자진모리로 시작해서 중모리로 맺는 단가 광대가는 이날 공연분위기를 휘몰아 갔다.  

이어서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 명창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의 환호가 하늘을 찌를듯했다. 신영희 명창은 신명나는 흥부가 가운데 화초장부분을 걸쭉한 입담으로 불러 청중을 사로잡았는데 역시 자타가 공인하는 명창임을 청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입증했다 

   
▲ 판소리 "화초장" 대목 -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 며앙

   
▲ 대금 독주고 천향, 망각의 강 - 이창선

   
▲ 한국무용 "장고춤" - 이현숙, 이현희 명무

다음은 전주시립국악단 단원 이창선의 대금 독주이다. 전통음악 보허자를 새롭게 구성한 천향과”, 잊고 싶은 기억들을 강을 건너며 물살에 실려 보내는 망각의 강이다. 신비스러운 만파식적 대금의 향기는 공연장을 압도하고 만다. 

다음은 이현숙, 이현희의 아름다운 장고춤이 이어졌다. 장고를 어깨에 비스듬히 메고, 여러가지 장단에 맞추어 추는 춤으로 이번 춤은 제97호 살풀이 이수자인 진유림 명무의 안무로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호흡, 아름다운 손동작은 청중들의 눈길을 잡아둔다.  

이날의 절정 무대는 ”Art 대표 조정란 명창과 정읍시립 정읍사국악단 단장인 왕기석 명창의 단막창극 심청가 가운데 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길대목이었다. 심청가 원전을 바탕으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익살스러운 발림을 통해 청중들은 배꼽을 잡는다. 두 명창의 호흡은 가히 일품으로 창극 내내 관객들의 웃음과 추임새가 끊이질 않는다 

 

   
▲ 단막창극 심청가 가운데 "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길" 대목 - 조정란, 왕기석 명창

   
▲ 청중과 함께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오정해 명창

창극이 끝난 뒤 동남풍의 창작 타악곡 질주가 이어지고, 사회자 오정해 명창의 노래가 이어졌다. 오정해 명창은 가요 홀로아리랑을 부른 다음 앙코르 곡으로 진도아리랑을 청중과 함께 불렀다. 시종일관 유머 감각과 매끄러운 사회 솜씨를 선보인 뒤 한바탕 소리 역시 맛깔스럽기 그지없다.  

마지막 무대로 조정란, 조경하, 박영순, 이용선 명창이 남도민요 신 뱃노래를 신명나게 흥겹게 불렀다.

이날 평택시 송북동에서 공연을 보러왔다는 한영선(주부, 48) 씨는 평소에 쉽게 만나지 못하는 신영희, 오정해 명창도 만났으며, 배꼽 잡고 웃은 조정란왕기석 명창의 창극도 보았고 오늘은 참 호강한 날이다. 이런 공연을 해준 ’Art가 있어서 평택시민으로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단국대 서한범 명예교수는 하나같이 평소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종목들을 ’Art30여 명 출연진들이 혼신의 노력으로 준비하여 시민들에게 보여주었다. 아마도 오늘의 공연은 평택의 시민들로 하여금 남도소리의 흥이나 독특한 멋, 신명이 무엇인가 하는 점을 분명히 느낄 수 있게 한 마당이었을 것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남도민요 "신 뱃노래" - 조정란, 조경하, 박영순, 이용선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하게 내린 대지 위에 ”Art는 이제 막 한 알의 씨를 뿌렸다. 평택 땅에 뿌리내린 씨앗은 새봄에 아름다운 새싹을 틔울 것이다. 그리고 무성한 신록의 계절을 거쳐 탐스런 결실을 맺을 것이다. 오늘의 창단 공연은 그것을 확신시켜 주고 남을 만한 공연이었다고 청중들은 저마다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