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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천재적 삼총사의 <우리아리랑>

이북오도청강당, 렉쳐콘서트 ‘창작아리랑’ <우리아리랑> 펼쳐저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프랑스의 소설가 뒤마(페르)의 소설에 삼총사(Les Trois mousquetaires, 三銃士)라는 게 있다. 가스코뉴 출생의 쾌남아 달타냥은 삼총사와 함께 종횡무진 활약을 한다. 국악을 이런 소설에 견주는 것이 적절할지 모르지만 어제 서울 이북오도청 강당에서는 국악삼총사의 엄청난 활약이 청중들을 한눈팔지 못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렉쳐콘서트 창작아리랑’ <우리아리랑>의 향연이 ()평안남도 향두계놀이보존회 주최로 벌어진 것이다. 그들 삼총사의 주인공은 바로 작사작곡 세한대 이상균 교수, 아리랑 초연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 명창, 사회해설 한겨레아리랑연합회 김연갑 상임이사다 


   
▲ <우리아리랑> 사회와 해설 김연갑, 14곡 모두 완창한 유지숙 명창, 작사⋅작곡의 이상균 교수


아리랑이란 배달겨레의 대표적인 민요이다. 어디서고 아리랑을 부른다면 그들은 배달겨레인 것이다. 나라 안에서만 해도 진도아리랑,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을 비롯해서 수천 가지의 아리랑이 존재하며, 독립군아리랑, 연변아리랑, 치르치크아리랑 등 나라밖 교포들이 부르는 아리랑도 참으로 많다. 


우리 겨레가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던 아리랑은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리랑은 작사작곡자가 없다. 그저 민중이 모여 흥겹게 부르면 아리랑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각 아리랑마다 곡조도 다르고 가사도 다르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아리랑은 또 새롭게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태어날 가능성도 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각각의 아리랑은 그 지방의 정서와 한과 아름다움을 한껏 담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이상균 교수는 온 나라 곳곳의 아리랑을 만들 결심을 한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경산아리랑에는 대추가 들어가야 하고, 김해아리랑은 함허정수로왕을 노래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복사골아리랑은 황도와 백도그리고 삼천갑자 동방석이 나와야만 한다. 양주엔 김삿갓, 서울 강동엔 도미부인, 포천엔 영평팔경이 등장한다

 

   

▲ 유지숙 명창 외 제주아리랑


   

▲ 김경자 외 경산아리랑


   

▲ 유지숙의 김해 아리랑


   

▲ 송태춘 외 양주아리랑


   

▲ 임인숙 외 대전8경아리랑, 한밭아리랑


이상균 교수는 천안아리랑을 만들다가 도대체 곡이 떠오르질 않더란다. 그래서 새벽 2시 차를 몰고 천안삼거리를 향한다. 그리고 깜깜한 새벽 눈을 감고 천안을 느끼고 온몸으로 껴안은 뒤 나온 것이 천안아리랑'이란다.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나온 것이 <우리아리랑>이다. 


이 교수는 말한다 


방방곡곡을 둘러보면 골골마다 사람이 살고 사람이 살아온 자리에는 이런저런 곡절이 전해진다. 특히 우리가 살아온 고장의 지명은 지리적, 지형적, 문화적 특징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풍광 좋은 산마루에는 사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자를 지어놓고, 여유롭게 사유하며 품격 높은 시를 읊었다. 그리고 고갯마루에는 서로 만나고 헤어짐의 아리고 쓰린 이야기를 담아냈다. 또한 골골이 흐르는 시냇물에 문전옥답을 가꾸며 질펀한 삶의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들만의 고유한 특징을 공유하며 연대를 이뤄온 것이다. 넓게 보던지 좁게 보던지 간에 이런 저런 삶의 과정을 일컬어 역사라 말하고 문화라 말하지 않나 싶다. 이러한 각 지역의 지명유래 및 전설 등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우리 가락으로 담아내고자 의도하여 작사작곡하고 이를 모두 <문화아리랑>이라 했다.” 


그러나 어디 노래라는 것이 뛰어난 작사작곡만으로 완결되는 것이던가? 이 곡을 혼을 담은 노래로 불러내야 청중은 환호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최고의 서도명창으로 인정받던 유지숙 명창, 그는 온 나라의 아리랑 14곡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각 지방의 아리랑 소리꾼들을 지도하고 맞추기를 8월부터 하여 지난한 과정을 거쳐 하나가 된 것이다.

 

   

▲ 성제선 외 천안아리랑


   

▲ 유춘량 외 강화아리랑


   

▲ 박영주 외 남한산성아리랑


   

▲ 송장희 외 포천아리랑


   

▲ 박혜옥 외 복사골아리랑


공연을 마친 유지숙 명창은 누구 한 사람 개인의 아리랑은 의미가 없습니다. 민요라는 것은 모두가 부르고 함께 해야 할 때 그 의미가 큰 것인데 오늘 발표된 아리랑은 그 지역에서 삶을 보태고 그 고장을 사랑하는 음악가가 함께하였기에 우리아리랑이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후로 저는 이북지역의 아리랑과 또 많은 아름다운 고장을 알릴 수 있는 아리랑이 더 많이 생기길 기원하고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날 성북동에서 공연을 보러온 강연분(교사, 58) 씨는 이렇게 지방마다 아름다운 아리랑이 있는 줄 몰랐다. 만일 오늘 공연을 보지 못했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뻔 했다. 역시 아리랑은 우리 배달겨레의 가슴마다에 존재하는 한과 아름다움의 정서를 담아내는 세계적인 무형유산임에 틀림없다. 배달겨레라면 이 아름다운 <우리아리랑> 음반 하나쯤은 애장하여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 유지숙의 연성(시흥)아리랑


   

▲ 이채은 외 강동아리랑


   

▲ 어영애 외 평택아리랑


렉쳐콘서트 답게 공연 내내 맛깔스러운 해설로 <우리아리랑>의 진가를 펼쳐준 김연갑 상임이사는 스스로 공연 해설을 하면서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리 아리 얼쑤 아리로구려 아리랑 고개로 넘어 간다.
복사골 소사에 영롱한 샛별 연분홍 복사꽃이 방긋 웃네
칠월이라 칠석에 무르익은 복숭 서왕모 수레에 실려왔네
홍도 백도 반도 황도 천도 복숭 삼천갑자 동방삭이 에라 좋아
(줄임)
아침 햇살에 선연한 소사 저녁노을에도 단아한 부천 


복사꽃이 방긋 웃는 <복사골아리랑>은 내 고향이 복사골이 아니라도 부르고 또 부를 아리랑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