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목탁을 사서 살며시 두드려 보았어요.
맑디 맑은 그 소리가 가슴 속 깊이 파고들었어요.
그 울림에 내 지친 영혼이 공명하여 파르르 떨었어요.
그래서 펑펑 눈물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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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어난 울림(공명)으로 그 소리가 깊고 그윽한 이창홍 명인의 목탁 |
한 블로그에 오른 목탁에 관한 아름다운 시다. 불교에서 독경(讀經)이나 염불을 욀 때 쓰는 불구(佛具} 목탁(木鐸). 《두산백과사전》에는 “나무를 큰 방울 모양으로 깎아 그 중앙을 반쯤 자르고, 소리가 잘 울리도록 다시 그 속을 파서 비게 하여 조그마한 나무채로 두드리게 되어 있다. 본래는 수도승에 대하여 교훈을 주는 뜻에서 밤이고 낮이고 눈을 감는 일이 없는 물고기를 본뜬 모양으로 만들었으며, 그 같은 연유에서 목어(木魚)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몸통은 금속, 추(錘)는 나무로 된 커다란 요령(搖鈴)을 목탁이라고도 한다. 목탁을 만드는 재료는 대추나무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박달나무와 은행나무도 많이 사용된다.”
또한 목탁의 유래를 “중국 노(魯)나라 때 문사(文事)나 또 새로운 법령을 발할 때에 목탁을 울려 사람을 모이게 한 데서, 사회의 주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계도한다는 뜻이 담겨졌다. 실제 중국의 사찰에서는 한국의 목탁보다 훨씬 큰 목탁이 사용되며 단(團) ) 올려두고 두드린다. 흔히 언론을 ‘사회의 목탁’이라고 하는 말이 이에서 비롯되었다.”라고 설명한다.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쓰였는지는 정확치 않다, 그러나 불교의 모든 행사에서 목탁의 중요성은 확실하다. 그런데 그 목탁이 단순한 종교적 쓰임새 곧 불구(佛具)만이 아닌 악기로 태어났다. 바로 거문고 연주자면서 거문고 등 국악기를 연구하고 있는 이창홍 명인(전 KBS국악관현악단 거문고 수석)이 기존의 목탁을 개량해 공명이 크고 아름다우면서 깊이 있는 음색을 내는 목탁을 만든 것이다.
▲ 이창홍 명인이 개발한 뛰어난 공명의 목탁
▲ 목탁과 손잡이를 잇는 부분까지 공명을 위해 구멍을 뚫었다.
▲ 목탁채까지 공명을 위해 속을 판 흔적이 있다.
명인은 새로운 목탁악기 개발에 대해 말했다. “1년 전 쯤 영주 운둔사 스님께 거문고를 만들어 드린 적이 있었는데 마침 놓여 있는 목탁을 두드려보니까 소리가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목탁의 공명을 좀 더 잘 되게 해볼까 해서 연구를 하기 시작했지요.” 우연한 계기에 목탁과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었다.
어떻게 깊이 있고 공명이 잘 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는지 묻자 명인은 “난 원래 거문고 연주자였는데 특이하게도 피아노 조율도 배웠습니다. 그런데 서양 피아노라는 악기는 반음을 100등분(1센트)으로 나눠 조율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거문고는 피아노보다 훨씬 많은 몇 백분의 미분음을 가지고 있어요. 피아노가 문제가 아니죠.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소리에 극히 민감합니다. 그런 저의 재주가 악기로 변신되는 목탁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변신한 목탁은 공명을 위해 심지어 목탁과 손잡이 사이를 잇는 부분까지도 최대한 가늘게 하고 구멍까지 뚫었다.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어지는 부분의 두께까지도 공명을 잡아먹는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섬세하면서도 철저한 명인의 연구 덕에 우리는 그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악기를 만나게 되었다.
▲ 이창홍 명인이 기존보다 공명이 잘 되게 개발한 거문고
▲ 목탁의 공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창홍 명인
스님들이 즈믄해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하지만 단순히 불구였던 목탁은 이제 이창홍 명인에 의해 악기로 변신했다. 명인은 “한번 손에 들면 소리가 너무 맑고 아름다워 내려놓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머지않아 “목탁 공연” 기사가 언론에 뜨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