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나미 기자] 한 건물의 음식점에 <새참과 끼니>라는 간판이 결렸다. “어 참 신선하고 정감이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음식점 안으로 들어갔다. 사전에서 찾아보면 <새참>은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에 먹는 음식”이고, <끼니>는 “아침, 점심, 저녁과 같이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먹는 밥”을 말하는 우리의 토박이말이다.
▲ 한 작은 음식점 <새참과 끼니> 간판
그런데도 사람들은 우리 겨레가 예부터 써온 토박이말인 새참이나 끼니 같은 말은 외면하고 우리말 가게 이름 대신 Food Store, Restaurant, Garden, Café처럼 오래어롤 쓰는 것은 물론 어떤 곳은 가게 안을 온통 영어로 도배한 곳도 있다. 그런가 하면 “밥사랑 食堂”처럼 한자를 섞기도 한 곳도 있으며, 심지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들이 죽지 못해 입에 밥알 한술 뜨는 좁고 지저분한 곳을 뜻하는 “함바”를 쓰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새참과 끼니>는 어떨까? 예상대로 식당 안은 우리말 사랑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새참과 끼니> 차림표에는 역시 닭도리탕이 아닌 “닭볶음탕”으로 했으며, 제육볶음 및 두부김치처럼 두 말을 연결할 때 쓰는 일본말 “및”을 쓰지 않고 “과”를 써서 “제육볶음과 두부김치”로 썼다.
▲ <새참과 끼니> 차림표에도 역시 우리말 사랑이 듬뿍이다.
▲ 특별한 음식을 소개하면서 “요건 또 어떠실런지요”, 나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따위를 써서 우리말로 된 정서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또 특별한 음식을 소개하면서 “요건 또 어떠실런지요”, 나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따위를 써서 우리말로 된 정서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몇 군데 먹거리와 관련한 아름다운 시를 써 붙였다. 게다가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음식들,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은 음식값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안전행정부ㆍ서울특별시ㆍ종로구가 지정한 참한가격 모범업소가 될 수밖에 없겠지.
<새참과 끼니> 주인은 말한다. “식당 이름을 짓는데 당연히 우리말 이름이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끼니와 새참이면 식당의 모든 차림을 얘기할 수 있는데 다만, 된소리 끼니가 앞에 들어가는 게 좋지 않은 듯해서 순서만 바꾸었을 뿐입니다. 식당이라 해서 무식한 이름이나 외래어 이름이 되면 되겠어요? 품위 있고, 아름다운 토박이말 이름으로 식당 이름을 짓는다면 오시는 손님들도 좋아할 거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 큰 손뼉을 쳐주어야 하지 않을까?
▲ <새참과 끼니>는 안전행정부ㆍ서울특별시ㆍ종로구가 지정한 참한가격 모범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