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최미현 기자] 지금처럼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전통시장 등 물건을 손쉽게 살 수 없었던 조선시대에 물건의 유통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바로 보부상이라는 사람들이 이러한 일을 도맡아했었는데 당시 보부상들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어 주목을 끈다.
조선시대 저산 8구상무좌사 보부상이 사용했던 유품이다. 저산8구(苧産八區)란 모시가 많이 생산되던 부여 · 홍산 · 남포 · 비인 · 한산 · 서천 · 임천 · 정산 등의 8읍을 말하고, 상무좌사(商務左社)란 등짐장수로만 이루어진 조직을 가리킨다. 이 조직에는 최고 고문인 영위가 있고 그 다음으로 반수가 있었으며 그 아래로 실무를 담당하는 장무원이 있었다.
상무좌사 보부상 유품으로는 이들이 사용하던 도장 4개, 보부상의 증명서인 신표 2매, 물미장(촉작대)과 패랭이가 있다. 특히 물미장(촉작대)과 패랭이는 보부상 단체의 상징이 되는 유물이다.
부여홍산유품
물미장은 등짐장수의 지게를 버티는 끝에 촉(물미)을 박은 작대기로서, 조선 태조가 하사하였다는 물미장을 본 떠 만든 후, 8각으로 용의 문양을 조각해 놓아 ‘용장’이라고도 한다
. 패랭이는 평소에 보부상이 쓰고 다니는 모자로서, 특히 매년 음력 2월에 열리던 보부상 명절인 총회 때에는 모자의 양쪽에 솜방망이를 달아 장식하였다. 이밖에 총회 때 사용되던 청사초롱과 『비변사완문』을 비롯한 전적류가 약간 남아 있다.
이 유물들은 한말 보부상의 역사와 조직 및 그 기능과 상업활동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1973.07.16 문화재지정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16번지 국립부여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