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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통 섬유고장 공주 '유구문화예술촌'을 아시나요?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벽화마을로 알려진 통영의 ‘동피랑(통영의 어시장인 중앙시장 뒤 동쪽 벼랑이란 뜻의 마을에 알록달록한 벽화를 그려 유명한 곳)’이 있다면 충남 공주에는 그 보다 더 아름답고 소박한 정취를 자아내게 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유구문화예술촌”이다.

 서울행 버스가 들고나는 작은 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려 걷다보면 마을 곳곳에 눈에 띄는 벽화가 나그네의 시선을 끈다. 요즈음 요행하는 “벽화마을” 인가 싶어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이곳은 마을 담벼락을 적당히 페인트로 색칠한 곳이 아니다.  비록 지금은 퇴락했지만 이곳은 한때 한국 최고의 자카드 직물을 만들어 내던 “섬유산업의 산지(메커)”였다.


   
▲ 유구면 소재지 "유구문화예술촌" 거리에는 비단을 붙인 집도 있다.

 자카드라는 직물이란 커튼 재료 같이 무늬를 새겨 넣은 원단으로 이해하면 좋은데 공주시 유구 일대는 일찍이 우리나라에서 자카드 직물의 대표적인 생산지였다. 이곳은 6.25 한국 전쟁 때 북한에서 섬유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많이 내려와 1970~80년대까지 130개 업체에서 3,000여명의 종업원들이 일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곳이다.

 

   

▲ 페인트 칠이 아니고 모자이크로 작품 하나하나가 우아하다. 세종대왕 모습도 아주 잘 만들었다. 앞에는 긴 의자이다.

   
▲ 모자이크 벽화 거리

 그러나 자카드 원단 역시 중국산 따위의 싼 원단이 밀려들어옴과 동시에 자동화 생산으로 점차 공장 문을 닫게 되는 바람에 지금은 40여개 업체에 종업원은 500여명 정도의 규모로 줄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자카드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색동천 생산지로서 명실공히 섬유산업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섬유역사의 고장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자 사람들이 떠나게 되고 유구 시장을 중심으로 한 도심도 점차 쇠퇴하기에 이르자 쇠락한 섬유산업의 경쟁력과 지역경제 발전의 원동력을 회복하기 충남도에서는 ‘지역경제활성화 사업 공모’ 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이에 4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지역에서 생산되는 섬유를 활용하여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고 마을 곳곳에 대형벽화와 긴의자(벤치) 따위의 예술작품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 곳곳에 보이는 모자이크 벽화가 예술 분위기를 돋군다.

   
▲ 자율방범대 의자도 깜찍하다

 그러나 아직 마을 전체가 아름다운 마을로 탈바꿈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통시장과 버스터미널 주변 등을 서성이다 보면 꽤 예술성이 높은 모자이크 벽화와 마주치게 되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거리 곳곳에는 아직 60년대 모습의 낙후된 건물이 자리하고 있고다. 어쩌면 그러한 모습 조차 근현대 박물관에 들어 선듯 보기 편하다. 한때 번성했던 곳 답게 유난히 다방도 눈에 많이 띄었지만 폐업 상태로 문이 잠긴 집도 있었다.

 하지만 완성된 마을이 아니라서 더 볼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꾸미고 있는 모습과 옛 모습이 공존하는 유구면이 이대로 “문화예술촌 가꾸기”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무한한관광자원으로 탈바꿈 될 것을 확신한다.

   

▲ 60년대 가게가 정물처럼 놓여 있다. 이 가게 앞에서는 3.8장이 서며 가게 앞에는 상설시장인 전통시장도 있다.

   
 

그것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한때 “섬유역사의 고장”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색동천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내어 단순한 페인트로 그려낸 벽화 마을과는 차별화된 “문화예술촌”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여 더욱 기대다 크다.

 

   

▲ 섬유산업 거리 답게 작품성이 뛰어난 그림이 그려져 있다.

   
▲ 오른쪽 벽화가 그려진 곳은 지금도 섬유공장이다.

 근처에는 백제문화의 찬란한 역사의 현장인 공주박물관도 있어 내친 김에 둘러보면 뜻 깊은 “유구문화예술촌” 나들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