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가을 오는 소리 달빛 젖은 귀뚜리 울음소리 (돌) 소리로 존재 깨닫는 가을밤 (심) 보이는 소리 들리는 저 달빛 (초) 둥근 달을 품고 서성이노라 (달) ... 25.9.6. 불한시사 합작시 어느새 올해도 가을의 문턱으로 접어들었다. 나무 위의 매미 소리 사그라지고 풀섶 귀뚜리 소리 요란하다. 다 자기가 맡은바 자기의 몫에 저마다 충실하는 것일 게다. 윤달이 들어 한가위도 한 달을 남겨 두고 있으나 내일이 벌써 백로절(白露節)이니, 밤기운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이나 거미줄에 은구슬 이슬이 맺힌다. 초로(草露)의 인생이라 했던가! 오늘은 윤달의 보름이니 어젯밤 달빛이 유난히 청량하였다. 요양원에, 병원에 있는 벗이 그리워지는 밤이었다. 계절은 지구촌 곳곳에 다른 시기,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남미의 아르헨티나는 5월인데 가로수가 누렇게 물들어 가는 가을이었다. 오래전 지인 감독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이해가 되기도 했던 이색 체험이었다. 마야인들은 13개월 28일 고정 달력을 쓴다. 요임금 때 없어진 마고력도 같은 체제 달력을 썼다고 신라시대 박제상이 저술한 《부도지(符都志)》란 책에 기록되어 있다. 백두산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420년 전통의 경수연(慶壽宴) 가족잔치가 오는 9월 20일(토) 낮 1시부터 저녁 5시까지 경수연 보존회(대표 이광해) 주최로 서울 광화문 앞 ‘의정부터’에서 재현된다. 경수연은 7년 동안 임진왜란이 끝나고 1605년 몇몇 대신들이 양로계를 만들어 살아계신 100살, 70살 이상의 노부모들을 위해 연 잔치다. 참담한 전쟁으로 수많은 백성이 죽었기에 100살를 넘긴 노모가 살아계신 것은 나라를 위한 좋은 징조라 여기고, 선조는 궁중기관인 장악원과 조찬소를 통해 궁중음악과 음식을 선물하였고 자녀들은 부모의 장수를 기원하고 술과 절을 드리고 가마로 부모님을 모셨던 잔치다. 경수연은 임금이 노인만을 궁중으로 모신 양로연과 달리 가족이 함께한 가족잔치며, 70살 이상의 은퇴한 대신을 궁중에 모신 기로연과도 달리 가족이 주최다. 이렇듯 경수연은 민가에서 행해졌지만, 임금에 의한 사연(賜宴) 곧 나라에서 베푸는 잔치의 성격도 어느 정도 있기에 민가에서 궁중음식을 맛보고 궁중악을 체험했던 우리나라만의 독특하고 유일한 행사다. 경수연은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선조(1605), 인조(1630), 숙종(1692)에 치러진 기록이 있으며, 경수연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9월 4일(목)부터 9월 7일(일)까지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2025 박물관ㆍ미술관 박람회」에 참여하여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번 박람회에서 국립민속박물관은 국내 박물관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 버스(마법의 방-세계 인형의 전시)’와 박물관이 자체 개발한 다문화 꾸러미(10개국) 가운데 베트남 꾸러미를 현장에 선보여 현장을 찾는 관람객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박물관 소장 디지털 아카이브 가운데 기증자 컬렉션, ▲박물관 교육 교구재, ▲국·내외에서 수행한 각종 조사연구 보고서, ▲20여 년 동안 축적ㆍ발간해 온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특별전 및 유물 도록 등 한국민속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자료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그동안 축적한 전문성과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관계기관 및 박물관 관계자들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여 박물관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수원시(시장 이재준)는 9월 10일 낮 1시 30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3회 발달장애인 문화예술페스티벌 ‘새빛으로 어울림’을 연다. ‘새빛으로 어울림’은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문화예술 공연을 함께 즐기며 소통하고 교류하는 화합의 축제다. ‘신나는 북소리 난타’와 ‘우쿠누리 앙상블’ 공연으로 시작해 국제자매도시 8곳에서 보내온 응원 영상 상영, 발달장애인ㆍ수원시티발레단 합동 공연으로 이어진다. 또 굿윌희망합창단, 샌드아트, 패션쇼, 태권도, 합창 등 발달장애인들이 준비한 무대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올해는 특히 국제자매도시와 연계, 예술 장르 확대로 발달장애인의 재능을 조명하고, 문화예술 활동 기회를 넓혔다. 부대행사로 인공지능(AI) 전시, 스포츠 체험, 가죽공예, 미술, 열쇠고리 만들기, 커피 시음 등 21개 마당을 운영한다.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발달장애인이 마음껏 꿈을 펼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공연과 체험 부스를 준비했다”라며 “발달장애인 문화예술축제가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은 9월 2일부터 9일까지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전시장 ‘올’에서 길금공예연구소 설립 30돌 특별전시 <국가무형유산 입사장 + 길금공예연구소 ‘아카이브 30’>을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전시 지원 공모에 뽑힌 것으로, 길금공예연구소(소장 홍정실)가 주최한다. 길금공예연구소는 국가무형유산 입사장 홍정실 보유자를 중심으로 1995년 설립되어 30년 동안 전통 금속 장식 기술인 ‘입사(入絲)’의 연구와 보존ㆍ계승과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입사’는 쪼음질한 금속 바탕 위에 실처럼 가는 금ㆍ은선을 박아 넣는 정교한 장식 기법을 말한다. 전시에는 금속, 목칠, 도자 분야의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와 작가 등 28명이 참여해, 전통의 깊이와 현대적 감각을 담은 100여 점의 ‘잔’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공간은 ▲ 연구소의 활동을 기록한 ‘아카이브 30’ ▲ 전통과 현대 잔을 모은 ‘축배의 잔’ 두 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아카이브 30’에서는 길금공예연구소의 30년 동안의 활동을 기록 형태로 정리하여 연구, 교육, 전시, 창작 등 공예문화 전반에 걸쳐 연구소가 축적해 온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청렴새(淸鳥) 희고 맑은 선풍 도골 그립네 (돌) 아침 이슬에 젖은 저 백로여 (달) 해맑은 눈망울엔 꿈이 가득 (빛) 백로는 백로로 살고 있다네 (심) ... 25.9.1. 불한시사 합작시 청렴새(淸鳥) 또는 현조(懸鳥)는 두루미과에 속하는 백로(白鷺)의 다른 이름이다. 백로가 공식 이름이지만 문헌상에서 다양한 별칭이 보인다. 품위 있는 자세에 흰 깃털의 깨끗한 이미지릍 통해 예로부터 청렴새로 지칭되기도 했다. 선비들이 닮고자 했던 이유도 그 맑고 흰 청렴성 때문이었으리라 짐작된다. 차가운 가을 강기슭에 긴 다리로 홀로 선 우아한 자태는 선풍도골(仙風道骨, 신선의 풍채와 도인의 골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선금(仙禽) 곧 두루미에 속한다. 두루미과에 속하는 새 가운데는 백로 말고도 단정학, 재두루미, 흑두루미 그리고 왜가리 등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단정학(丹頂鶴)이 단연 아름다움의 으뜸이다. 그 까닭은 흰 몸체에 목과 꼬리부분이 검은 데다 정수리에 붉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자세가 단정해서 단정학인 줄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단정학 또는 선학(仙鶴)은 과거로부터 우리 삶에 긴밀히 연관돼 왔다. 특히 단정학은 신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보존처리를 마친 관서병마절도사(關西兵馬節度使) 이종승(李鍾承, 1828~?) 만인산을 2025년 8월 26일(화)부터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이하 파주관) 열린보존과학실에서 처음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파주관 열린보존과학실에서 마련하는 네 번째 교체 전시로,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만인산 5점 가운데서 관서병마절도사 이종승과 희천군수(熙川郡守) 김영철(金永喆, 1836-1901)의 만인산 2점을 연이어 선보인다. 만인산은 양산의 일종으로, 선정(善政)을 베푼 수령이 임지를 떠날 때 고을 백성이 감사의 뜻을 담아 선물한 기념품이라 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모두 5점의 만인산을 소장하고 있으며, 제작시기는 주로 1873년에서 1887년 사이다. 만인산은 직물, 목재, 금속 등의 복합 재질로 구성되어 있어, 단일 재질 유물에 견줘 보존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전문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직물의 손상이 심해서 보존에 적어도 한해에서 여러 해가 걸리기도 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06년 상설전시관의 전시를 위한 보존처리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5점의 보존처리를 모두 끝냈다. 이와 같은 보존처리 과정에서의 연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는 9월 5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제258회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로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 연주된다. 다음 ‘클래식백과’에서는 무소륵스키의 대표적인 기악곡으로 손꼽히는 〈전람회의 그림〉에 관해 “선율의 구성이 간결하면서도 대담하고 강건한 표현과 고난이도의 기교로 이루어져 19세기의 가장 독창적인 피아노 음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채롭고 신선한 음악을 통해 피아니스트의 기교를 한껏 과시할 수 있는 작품으로, 관현악 편성으로도 자주 연주된다. 여러 작곡가가 이 곡을 관현악으로 편곡했지만, 화려한 색채감을 자아내는 라벨의 편곡이 가장 자주 연주된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음악 칼럼니스트 노승림은 “‘전람회의 그림’은 무소륵스키의 시선과 감각으로, 형식의 경계를 과감히 넘나드는 대담한 자유를 펼쳐낸다. 완성과 일탈, 질서와 파격 사이에서 오늘의 무대는 ‘고전’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한다. 그 물음은 과거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이날 공연은 라벨 편곡에 의한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가을 오는 소리 가을은 남자 계절이라 했나 (돌) 뿌린 것이 있어야 거둘텐데 (달) 산과 들길에 열매 익는 소리 (심) 툭툭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 (빛) ... 25.8..23. 불한시사 합작시 시가 쓰일 만한 세월이 아니라서 그런가. 써놓고 보니 시 같지도 않고 더욱이 가을의 맛도 우러나지 않는다. 꼭 아람이 벌어지지 않고 떨어져 있는 빈 밤송이들 같다. 시란 작자의 심정을 반영한다. 우리가 당면한 이 기후 변화가 얼마나 삶을 황폐하게 할지, 이 삶의 예측못할 혼란들이 또 얼마나 우리들 마음을 흐트러 놓을지. 처서가 지나가는 이 시절에도 이 가을은 노래가 되지 않는구나. (옥광) ㆍ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합작시의 형식은 손말틀(휴대폰) 화면에 맞도록 1행에 11자씩 기승전결의 모두 4행 44자로 정착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으로 싯구를 주고받던 옛선비들의 전통을 잇고 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한국의 유교책판’을 통해 세계기록유산의 값어치와 기록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한 순회전시가 전국 각지에서 큰 호응 속에 열리고 있다. ‘한국의 유교책판’은 조선시대에 유학 관련 718종의 서적을 펴내기 위해 제작한 64,226장의 인쇄용 목판이다. 조상이나 스승이 탐구하고 남긴 유학적 진리를 널리 공유하고 전하기 위해 후손과 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재원을 부담해 서적을 간행한 집단지성과 공동체 출판의 기록물이라는 점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 책판들을 307개 문중과 서원 등에서 기탁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등재하고 관리 중이다. 해설과 체험이 있는 전시 전시에는 <퇴계선생문집>, <도산십이곡>, <징비록> 등 널리 알려진 ‘유교책판’ 말고도 ‘한국의 편액’, <만인의 청원, 만인소>, ‘내방가사’ 등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기록유산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4일 안팎의 전시 동안 현장에는 전문 해설사가 상주해 관람에 도움을 주고 있고, <호작도>, <훈민정음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