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기자] 생활 속에서 부처를 만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고개를 갸우뚱 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분명히 답하는 사람이 있다.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세텍)(A관 132)에서 열린 ‘2018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생활속에서 부처를 만나다’, ‘참선속에서 부처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제품을 출품한 김동훈 대표(주식회사 금륜)가 바로 그다. 이날 전시장에는 참선다포, LED성불등(燈), 성불 티셔츠, 성불액자 등 성불(成佛) 16상도를 디자인한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여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빠르게 변화되는 21세기 사회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에 생활 속에서 부처님을 만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처님의 일대기를 주제로 한 콘텐츠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김동훈 대표는 말한다. 약 500년 전에 완성된 부처님 일대기 16상도는 한국의 고흐로 알려진 천재화가 몽우 조셉킴 이 현대적 감각에 맞게 그려 상품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이율희 (63살, 종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바지의 해진 부분을 기우고, 갓끈을 갈아 끼우고, 손발의 세 곳에 뜸을 뜨는 등 길 떠날 채비를 하는데 벌써 마츠시마(松島)에 뜨는 달이 눈에 어른거린다. 살고 있던 암자를 남에게 물려주고 스기야마 산푸(杉山杉風, 1647~1732, 바쇼의 후계자)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는 일본의 하이카이 작가 마츠오 바쇼 (松尾芭蕉, 1644~1694)가 길 떠날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하이카이(俳諧)란 에도시대(1604~1868)에 유행한 5.7.5조의 일본전통 시이다. 근세에는 하이카이로 불렸으나 메이지 시대에 하이쿠(俳句)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쿠는 상류층이 즐기는 와카(和歌)와는 달리 골계(滑稽, 익살을 부리는 가운데 어떤 교훈을 주는 일)를 표현한 시로 서민층에서 크게 유행했다. 하지만 마츠오 바쇼는 언어의 유희로 기울었던 하이쿠를 풍류와 풍자가 담긴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언제부터인가 조각난 구름이 바람에 떠밀려 가듯 자연의 흐름을 따라 길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항상 맴돌아 멀리 땅 끝에 있는 해변을 방황하며 걷다가, 작년 가을에 스미다(隅田) 강 언저리의 초라한 집으로 돌아와 한동안 엉덩이를 붙이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 봄, 뒷산에 막 피어나는 진달래 한송이 꽂아놓고 감상하면 딱 좋을 꽃병을 찾다가 만난 ‘트임(김진욱 도예원)’ 앞에서 발길이 멈췄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것일까? 무어라 꽃병 색을 설명할 수 없는 고운 빛깔의 앙증맞은 작품들이 즐비하다. 지난 3월29일부터 4월1일까지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세택)에서 열린 ‘2018서울국제불교박람회’ 제1관(A157)에서 만난 ‘트임(김진욱도예원)’ 앞에는 유난히 여성들이 많았다. 꽃병뿐만이 아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찻잔서부터 향 피우는 도자기, 크고 작은 접시들과 장식용 도자기 등 눈썰미 있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것은 모두 갖춘 생활자기 작품을 만든 이는 김진욱 작가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친절히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서 생활자기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트임(김진욱 도예원)’에 들러 식구들과 식탁에서 마실 찻잔을 샀다는 유민숙(45살, 서울 잠원동) 씨는 "생활도자기는 언제나 곁에 놓고 사용하는 물건이라 자주 사게 된다. 그러나 마음에 들면 값이 비싸고 값이 싸면 마음에 안드는 게 보통인데 ’트임‘의 작품들은 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이번에 출품한 수월관음도는 작품 제작 기간만 8개월이 걸렸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지요. 제가 자개와 옻칠로 작품을 만들어 온지는 어느새40년이 됩니다.” 이는 어제(4월 1일)막을 내린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세텍) ‘2018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작품을 출품한 한비채(韓秘彩) 크라프트 대표 김종민 장인의 말이다. 김종민 장인의 ‘수월관음도’는 자개의 은은한 반짝임과 옻칠의 품격있는 검은빛이 조화를 이뤄 물감으로 그려진 ‘불화(佛畫’에서 느끼는 느낌과는 또 다른 신비감을 준다. 작품 하나에 8개월간 매달린다는 것은 말이 쉽지 장인으로서는 그야말로 피말리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40년째 한우물을 파는 김종민 장인의 작품 설명을 듣고 있자니 저절로 옷깃이 여며진다. “바로 이 ‘국화무늬 호리병’으로 지난해 제21회 남원시 전국 옻칠 목공예대전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우리 전통문양인 국화문을 호리병 형태로 세밀하게 끊음질하고 정교하게 마감하여 화려하면서도 동시에 우아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이었지요.” 김종민 장인은 이번 2018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이 호리병은 출품하지 않았다면서 그 대신 호리병이 찍힌 홍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지난 3월 17일(토),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92살)는 발병 후 곧바로 수원 성빈센트병원으로 모셨다가 지난 22일(금)부터 서울중앙보훈병원 (강동구 진황도로 61길 53) 외과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중이다 서울중앙보훈병원 외과 중환자실에서 8일째 입원 중인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께서조금씩 회복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아드님인 김흥태(55살) 씨가 기자에게 알려왔다. 어제(30일, 낮 2시) 현재 오희옥 지사의 상태를 김흥태 씨가 전해온 소식 그대로 싣는다. “어머님은 MRI촬영차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동안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빨리 쾌차하시길 기원하고 계시다는 말씀을 드리니 고개를 끄덕 거리셨습니다. 식사를 환자식으로 하니 기력이 지속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지만 의식은 지속적으로 많이 돌아오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종이와 펜을 드리니 어머니 성함, 3월 30일, 이윤옥 교수님 등의 이름을 쓰셨고 힘이 부친 듯 금새 눈을 감으셨습니다. 의식은 있지만 몸은 많이 여의셨고, 가래로 약간 고생 중이시지만 전보다 좋아지신 것 같고, 목을살짝 움직이는 정도도 가능하십니다. 어머님은 많은 시간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기자] 목련꽃 그늘 아래서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던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 -박목월 시- 미세먼지로 한동안 멈췄던 산책을 어제 오랫만에 다시 시작했다. 어여쁜 연두빛 싹을 틔우는 버드나무와 목련꽃 몽우리가 고운 호수공원을 걸었다.그렇잖아도박목월 시인의 '사월의 노래' 를 흥얼거리던 참이었는데 어디선가 고운 선율이 울려퍼진다. 뭐지 싶어고개를 둘러보다시선이 멈추었다. 기자의 앞에 아름다운 중년의 여성들이 오카리나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아 나 혼자 관객이 되어 아름다운 선율에 젖어본다. 관객이 뭐 대수랴 싶다. "한달에 한번 마지막 목요일에 호수공원에 나와 오카리나로 음악을 선사합니다. 요즘은 아무래도 봄이니까 봄과 관련된 곡을 주로 들려주지만 레파토리는 참으로 다양합니다."고양소리새 오카리나 앙상블 회원인 전선희 씨는 막간을 이용해 오카리나 봉사를 묻는 기자에게 그렇게 답했다. "저희들은 호수공원 말고도 요양원에도 한달에 두번씩 음악봉사를 다니고 있고요. 언제, 어디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백년편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2019년)을 맞아 쓰는 편지글 형식의 글입니다. 2019년 4월 13일까지 계속 접수를 받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문의 : 02 -733-5027】 서랍을 엽니다. 침대 옆 작은 거울 장 첫 번째 서랍, 안쪽 왼편 구석에 놓인 아버지의 검은 가죽 손지갑. 작은 비닐봉지로 말린 목도장 하나, 2015년도 서울시가 발행한 독립유공자 진료카드, 독립유공자협회의 아버지 명함 한 장, 마켓의 포인트 카드 한 장과 천 원짜리 여섯 장. 아버지의 홀쭉한 지갑을 더듬는 제 손끝이 저려옵니다. 아직도 맞은편 아버지 침실 열려진 방문 사이로 "원표야!" 절 부르시는 아버지의 음성이 들립니다. 잠이 들다가도 부르시는 소리에 소스라쳐 아버지 침실의 불을 켜면 누워계셨던 침대만 보입니다. 생전에 잘 모시지 못한 세월이 후회와 아쉬움으로 가득 채워지는 밤, 부족했던 제가 용서되지 않습니다. 제 나이 만 예순일곱, 그 짧지 않은 오랜 시간을 저와 제 동생들을 기르시느라 염려하셨던 아버지, 어머니. 이 글을 올리는 이 시간에도 너무 그립습니다. 뵙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의 어린 시절 한국인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은 지금 생활고에 시달리다 음료수나 주먹밥 같은 물건을 편의점 따위에서 슬쩍 훔쳐 나오다가 걸리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와카야마현(和歌山県) 경찰은 올 3월부터 물건을 훔친 고령자를 행정기관에 연결하여 먹거리를 챙겨준다거나 하는 특별 관리를 하기로 했다. 그런 결론을 내린 까닭은 대부분 이러한 고령자들의 배경이 빈곤하거나 고립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기에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보살핀다는 것이다. 와카야마현(和歌山県)의 경우 지난해에 범법자로 검거된 1941명 가운데 65살 이상은 503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285명이 편의점 같은데서 물건을 훔치는 좀도둑이었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지 오래지만 형무소 안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일본 전국적으로 보면 65살 이상의 수형자는 전체의 12%를 넘었고 효고현 아카시시(兵庫県明石市)에 있는 고베형무소는 고령 수감자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16%나 된다. 바야흐로 형무소 안도 고령자들로 북적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형무소 측에서는 수형자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출소한 고령자가 또 다시 형무소로 돌아오지 않도록 하는데 힘을
[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5일전부터 어머니(오희옥 지사)는 약간 의식을 회복하신 듯 부르면 고개를 끄떡이고 계십니다. 하지만 기력이 없으신 듯 아직 말씀은 못하십니다. 다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손으로 뭔가 쓰시려고 몇 차례 시도하셨습니다. 아마 일정 잡힌 계획을 걱정하신 듯하여, 여쭈니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이는 지난 17일(토),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92살)의 상황을 아들인 김흥태(55살) 씨로부터 26일(월) 오전 11시 전화통화로 확인한 이야기다. 오희옥 지사는 17일 발병 후 곧바로 수원 성빈센트병원으로 모셨다가 지난 22일(금)부터 서울중앙보훈병원 (강동구 진황도로 61길 53) 외과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중이다. 오늘로(26일)서울중앙보훈병원 외과 중환자실에서 3일째를 보내고 계신 오희옥 지사의 병세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가래 등 호흡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병원측에 따르면, “뇌혈관 붓기의 빠짐과 기타 부위가 경색되지 않도록 하는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가래에 의한 호흡곤란이 곤란이 오지 않도록 의료진이 24시간 관찰하고 있다.”고 한다. 오희옥 지사는 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학자이자 문인인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은 평소 매화를 사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오죽 매화를 좋아했으면 세상을 뜨던 날 아침에도 ‘매화에 물을 주라’고 당부하고 떠났을까 싶다. 매화를 사랑한 퇴계는 손수 지은 91수의 매화시를 모아 ‘매화시첩’을 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도 매화를 사랑한 문인이 있을까? 동풍이 불거든 너의 향기를 보내다오. 매화여 ! 주인이 없다 하여 봄을 잊지 말아라. 이는 매화를 사랑한 문인이요, 학자인 스가와라노미치자네(菅原道真, 845~903)가 지은 시다. 매화를 사랑한 문인으로 널리 알려진 스가와라노미치자네는 다섯 살에 와카(일본 고유의 시)를 짓고 열 살부터 한시를 척척 짓던 신동이다. 교토의 기타노텐만궁(北野天満宮)에서 학문의 신이자 천신(天神)으로 받들어지고 있는 스가와라노미치자네는 그 조상이 신라계여서 더욱 우리의 관심을 끈다. 그 집안을 보면 신라왕자 천일창→ 일본 스모의 조상 노미네(野見宿禰)→하지(土師)→스가와라(菅原) 씨로 성을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천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는 스가와라노미치자네는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간케분소(管家文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