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작업 중 다이너마이트 불발탄이 폭발하여 눈앞에서 죽은 사람만도 10여 명이나 있었다. 그들은 손발이 갈가리 찢겨 나갔고, 바윗돌이 가슴을 덮쳐 그 자리에서 죽었다. 그래서 사체의 행방은 잘 모른다. 강제징용자들은 질병으로 죽은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부상으로 죽었다. 터널 공사 중 나온 돌덩어리를 나르는 짐차에서 떨어지거나 터널 받침목을 제대로 설치 안 해서 죽어 나가는 사람도 많았다. 공사장에서 죽은 사람을 끌고 나가는 것을 수백 번 이상 목격했다. - 나가노 히라오카댐(長野平岡) 강제연행노동자 김창희 증언, 경북 월성 출신, 160쪽 -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에 시달린 조선인 수는 얼마나 될까? 그들은 어디서 어떠한 극심한 노동을 하며 삶을 마감했을까? 조선인들의 강제노역지는 일본 전역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지만 특히, 발전소용 댐 건설지, 비행장 건설 현장, 도로 건설지, 군수용품 공장, 탄광 등이 유력한 곳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자는 지난 4월 8일, 조선인 강제노역을 다룬 《본토결전과 외국인 강제노동》을 쓴 곤도 이즈미(近藤 泉, 73) 씨 일행과 대담을 했다. 곤도 이즈미 씨는 나가노현 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보훈병원 뜰의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몇 안 남은 잎새가 펄럭이던 날, 오희옥 지사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병원 생활 6년 8개월 동안, 봄이 여섯 번 지나고 여름과 가을도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건장한 사람도 병상 생활이 오래되면 몸과 정신이 나약해지게 마련인데 지사님은 병상에서 미소를 잃지 않으시고 강한 정신력으로 버텨내셨습니다. 언제나 문병차 찾아오는 이들이 내민 손을 꼭 잡아 주시던 그 살가움과 따사로운 온기는 지금도 식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왼손에 편마비가 와서 불편한 상태지만 오른손에 펜만 쥐여 드리면 “힘내라 대한민국”, “다시 찾은 조국광복” 등 독립운동 하던 때의 소원을 흰 종이에 꾹꾹 눌러써 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봄이 되면 집에 돌아가리라”라던 꿈 하나로 6년 8개월을 버티시던 지사님은 끝내 정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병상에서 삶을 마감하셨습니다. 힘드셨지만 삶의 말년을 보낸 서울중앙보훈병원은 지사님의 두 번째 보금자리였습니다. 친절한 의료진의 진료와 간호사님들의 보살핌에 이어 1남 2녀 자녀들의 극진한 사랑과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를 뵙기 위해 병문안을 와 주신 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서생이 무슨 일로 갑옷을 입었나 본래 세운 뜻이 틀려지니 한숨만 나오네 조정 신하 날뛰는 꼴 통곡하겠는데 차마 바다 건너온 도적을 논하겠는가? 대낮의 탄성은 잠기고 강물은 멀어지는데 푸른 하늘도 오열하며 실버들에 비 뿌리네 이제는 영산포 길 다시 못 오리니 죽어 두견새 되어 피를 머금고 돌아오리라. Return as a Cuckoo Bird Jeon Hae-San Why has the student thrown on his armour. I can't help but sigh as the original intention is los I wail at the sight of the royal servants, So what leisure do I have to discuss the bandit from across the sea? Though the elasticity of the day is already sinking and the river moves further away, The blue sky joins in by wailing and railing on the willows. Now that I won't be abl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마음을 여는 절, 천년고찰 개심사에는 지금 어여쁜 국화꽃 향연이 한창이다. '제5회 개심사 국화 정원 축제'는 11월 25일까지 개심사 경내에서 관람할 수 있다. 천년고찰 안양루(安養樓)에는 분재로 키워낸 다양한 국화의 자태를 볼수 있으며 대웅보전 앞 뜰에는 탄성을 지를 만큼 잘 가꿔진 정원이 나들이객을 유혹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날은 부산에서 온 중년의 여성들이 앞다투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개심사는 현재 충남의 4대고찰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절이다. 이곳은 바다가 인접한 절로 뱃사람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절이기도 하였다. 서산 간척지 사업의 완성으로 지금은 내륙의 절로 알고 있지만, 그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개심사의 기원은 백제시대 의자왕 14년(645) 혜감스님이 창건한 절로 전하고 있으며, 고려 충정왕 2년(1350) 저능대사가 절을 중수한 천년고찰이다. 개심사: 충남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 시대 유일의 생존 여성독립운동가였던 오희옥 지사님이 어제 영면에 드셨습니다. 서울중앙보훈병원 뜰의 노란 은행잎이 마지막 잎을 떨구는 계절에 오희옥 지사님께서 우리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2018년 3월, 봄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계절에 병환으로 쓰러지셔서 어제(17일) 영면에 드신 6년 8개월 동안 ‘나라 사랑 정신’을 한순간도 놓지 않으셨던 지사님의 영전에 희고 순결한 국화꽃 한 송이 올립니다. 오희옥 지사님! ‘따뜻하고 살가웠던 나라 사랑 마음’ 저희에게 맡기시고 이제 평안한 마음으로 하늘나라에서 영면하소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이신 오희옥 지사께서 어제(17일), 서울 중앙보훈병원에서 영면에 드셨다. 향년 98살. 오희옥 지사의 타계로 생존 애국지사는 모두 5명(국내 4명ㆍ나라 밖 1명)이 됐다. 국가보훈부는 이날 “오희옥 지사가 숙환으로 입원해 있던 중 병세가 악화해 임종을 맞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부터 생존 애국지사들의 조국 독립에 대한 공로를 기리고 국민적 추모를 담은 예우를 다하기 위해 생존 애국지사가 세상을 떠나면 사회장 지원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오희옥 지사는 오는 20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는 우리나라처럼 아이들 돌잔치라는 게 없다. 하지만 남자 아이는 3살과 5살 그리고 여자 아이는 5살과 7살 되는 해를 맞이하여 부모님을 비롯한 일가친척과 함께 신사참배를 하는 습관이 있다. 이를 “시치고상(七五三)이라고 한다. 시치고상(七五三) 풍습은 1681년 도쿠가와 집안의 5대 장군인 도쿠가와 츠나요시(川綱吉)의 장남 도쿠가와 도쿠마츠(川松)의 건강을 빌기 위해 비롯되었다고 하는 설이 있다. 신사에서 시치고상 의식을 치른 아이들은 손에 ‘치토세아메(千歲飴)’를 하나씩 받아 드는데 이는 가늘고 길게 만든 사탕으로 장수를 비는 뜻이 있으며 학과 거북이, 소나무, 대나무, 매화 등이 그려진 봉투에 담아준다. 일본인들은 태어난 지 한 달 됐을 때 오미야마이리(お宮参り)로 신사참배를 시작하여 3살, 5살, 7살 때 하는 시치고상(七五三), 그리고 20살 때 하는 성인식과 혼례식 등 인생의 중요 통과의례를 신사에서 치른다. 신사(神社, 진쟈)는 생활과 밀접한 의례(儀禮)가 행해지는 장소다. 11월 15일을 전후해서 일본 거리에서는 예쁘게 기모노 단장을 한 어린이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바로 3살, 5살, 7살을 맞이하는 어린이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늘은 뜻깊은 578돌 한글날이다. 한글이 생기기 전에도 우리말은 있었지만 ‘그 말을 담을 수 있는 글자’가 없었던 탓에 오롯이 우리말을 담는 글자를 만들어 온 누리에 퍼지게 한 것이 1446년, 세종임금의 <훈민정음> 반포다. 그로부터 578돌을 맞이하는 때, 아주 뜻깊은 우리말 말집(사전) 《푸른배달말집》(한실과 푸른누리)이 세상에 나왔다. 이 말집을 이야기 하기 전에 말해 둘 것이 있다. 글쓴이가 이 책을 지은 한실 님을 만난 것은 2014년 4월이니 만 10년이 지났다. 그때 한실 님은 빗방울이라는 덧이름(호)를 쓰며 우리말 살리기와 고장 삶꽃(지역 문화) 살림이로 삶을 바친 김수업 교수님을 만나게 되는 데 빗방울 님은 ‘우리말을 살리고 가꾸어 서로 뜻을 쉽고 바르게 주고받고 겨레말 속살을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풀이한 책을 짓자’는 데 뜻을 모으고 한실 님을 비롯하여 우리말글 살이에 뜻을 두어온 일곱 분과 함께 ‘배달말집’ 첫 삽을 떴다. 그 일곱 분은 스승인 빗방울 님을 비롯하여 골잘 최인호, 날개 안상수, 들꽃 주중식, 마주 박문희, 한꽃 이윤옥, 한실 최석진 님으로 이들은 <배달말집>의 ‘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부는 쿠바, 멕시코 같은 중남미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임천택(1997년 애국장), 서병학(2021년 애족장), 박창운(2011년 애족장)을 <2024년 10월의 독립운동가>로 꼽았다. 1905년 1,000여 명의 한인들이 멕시코에 첫발을 내디디며 한국 역사상 처음 멕시코 이민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이민 뒤 에네껜 농장에서 4년 동안 노동을 하고, 이후 미주 한인단체 활동과 민족교육을 통한 조국의 독립에 앞장섰다. 임천택(1903년)은 어머니를 따라 멕시코로 옮겨 갔고, 18살이 되던 해 쿠바로 다시 이주했다. 대한인국민회 마탄사스지방회, 재큐한족연합외교회, 재큐한족단 등 한인 단체에서 활동하였으며, 민성국어학교 교장, 진성학교 교장으로 활동하면서 민족교육에 종사했다. 또한, 광복군 후원금을 모집하였고,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던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민족의식 확산에 이바지하였다. 서병학(1885년)은 멕시코 에네켄 농장에서 4년 동안 노동한 뒤 1921년 쿠바로 옮겼다. 메리다지방회, 오학기나지방회, 마탄사스지방회, 하바나지방회 등 한인단체에서 활동하였으며, 민성국어학교 교사, 하바나 국어학교 교사로 활동하면서 한인들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 김민기 ‘늘푸른나무(상록수)’ 가운데- 기쁨수레와 서로믿음님이 부르는 노랫말을 들으며, 나는 책 잔치가 열리는 대강당 구석에 앉아 눈시울을 붉혔다. 김민기의 노랫말처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던 일”이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 잔치 내내 《푸른배달말집》을 만드느라 “멀고 험한 길을 뚫고 나온 한실 님”의 집념에 옷깃을 여몄다. 어제(3일) 낮 2시, 서울 서초구에 있는 정토사회문화회관 대강당에서는 아주 뜻깊은 책 잔치가 열렸다. 이날 책 잔치상에 오른 책 이름은 《푸른배달말집》(한실, 안그라픽스)이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배달말, 말집 같은 말에서 이 책이 예사롭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책은 쉽게 말하자면 ‘우리말 국어사전’이지만 그러나 그간 나온 우리말 사전과는 크게 다르다. 무엇이 다를까? 그 이야기를 《푸른배달말집》을 쓴 최한실(아래, 한실) 님에게 들어보자. “《푸른배달말집》에는 죽어가는 우리말을 찾아 실었고, 글말에 물들지 않은 우리말 입말 보기를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오늘(2일) 오늘(2일) 아침 10시 30분, 여의도 국회 소통회관에서는 <국군의 역사를 법제화하는 국군조직법 개정안 발의(아래, 국군조직법 개정안)>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번 <국군조직법 개정안> 발의는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용인시(병) 국회의원의 대표 발의로 추미애, 안규백, 정성호, 박홍근, 윤후덕, 한정애, 신정훈, 김준혁, 김현정, 박용갑, 이기헌, 정진욱, 조국 의원이 공동발의로 힘을 모았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부승찬 의원은 <국군조직법 개정안>의 필요성에 대해 말을 꺼냈다.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할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있는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이회영 등 독립전쟁 지도자 흉상을 철거하려고 하여 수많은 독립운동 단체의 반발을 일으켜 국론을 분열시켰다. 또한, 국방부는 장병들의 정신교육교재에서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화하여 논란을 일으키더니, 재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는 독도의 영토분쟁 설명과 함께 독립영웅을 삭제하여 국민통합이 아닌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다시는 우리 국군의 역사가 흔들리지 않고, 우리 국군이 헌법이 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