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 김영희 닥종이 인형전
[그린경제=조민희 독자] 바람에도 색깔이 있었다. 수선화에 묻어오는 바람 다르고, 아기 기저귀 냄새에 묻어오는 바람 다르고, 더군다나 머리카락 긴 청년의 사랑에서 흘러나오는 바람이 달랐다. 나는 어느덧 예술가의 싱싱한 위치를 차지한 여자인줄 알았는데 그것은 착각이었다. 엄마 역할에 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이 일어나는 날은 혼자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몇 정거장 가다가 한적한 간이역에 내리면 한적한 바람이 거기에 몰려 있었다. 설거지 군내에 절은 여인이 그 껍질을 깨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한가위를 맞아 집안 대청소를 하다가 문득 허리를 폈는데 마침 눈높이의 책장 속에 한 권의 책이 번쩍 눈에 들어왔다,.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를 쓴 닥종이 인형작가 김영희 씨 책이었다. 책을 펴낸 날짜를 보니 1992년 2월에 나온 책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1년 전 이야기다. 그때 내 딸들은 막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지금은 서른이 넘은 아기 엄마다. 그렇담 김영희 씨는? 그는 올해 일흔이다. ▲ 고기잡이 막내 '프란츠'(왼쪽), 노란풍선 부는 아이 (김영희의 아이들 닥종이전에서) 많은 사람들이 닥종이 인형 작가 김영희 씨를 기억하지만 내가 유달리 김영희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