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사람들은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한다. 백 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 이것은 사람들이 객관적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여러 가지 감각들 가운데서 시각 곧 보는 것이 차지한 비중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시사해 주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의 많은 단어에는 “보다”라는 동사가 많이 곁들게 된다. 피아노 소리를 “들어+보다”, 아기 얼굴을 “만져+보다”, 꽃향기를 “맡아+보다”, 이밖에도 두드려 보다. 때려본다. 웃어본다, 울어본다. 밟아 본다, 핥아본다, 바쁜 척해본다. 예쁜 척해본다, 슬픈 척해본다, 놀란 척해본다… 본다는 것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다”라는 성구도 바로 장님이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생겨난 슬픈 옛이야기에서 온 말이다. 태초의 혼돈을 열고 한 주일의 시간으로 세상을 만드셨다는 그분은 사람을 만드시고 그 눈을 띄워주어 아득히 펼쳐진 아름다운 들과 산과 강과 바다와 하늘을 보도록 하였으며 자신도 이 모두가 “보기 좋았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분이 띄어준 눈은 다만 물체의 형태나 색깔 등을 가려보는 약 390미리 미크론에서 770미리 미크론 사이의 가시적인 시각만일 뿐 그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세상의 모든 사물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생명은 시간 속에서 탄생되고 또한 시간 속으로 사라져 갑니다. 따라서 우리의 삶은 결국 시간과의 대결이지요. 인간은 저마다 일생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분배받게 되며 자기에게 차례 진 그 시간적 길이를 최대한으로 늘여 삶을 풍요롭게 향수하고 의미 있게 보내려고 하지요. 그렇다면 잘 사는 것, 멋있게 사는 것, 오래 사는 것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누구나 그 주어진 삶에서 그 자신에게 해당되는 단위당 시간을 어떤 의미로 채우는가에 따라서 우리는 그 사람의 가치와 품격을 값 매길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을 하루 단위로 생각하는 사람과 시간을 분 단위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 삶의 자세와 방식부터가 서로 완전히 다를 것입니다. 모든 창조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때 우리는 “시간 = 성과 = 인생가치”의 삶의 등식을 세워 볼 수 있습니다. 소설 ”아Q정전”과 많은 잡문을 쓴 중국의 대문호 노신은 자기의 작품들은 남들이 커피의 맛을 음미하는 시간 속에서 완성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대체로 인간을 편안함과 향수와 허영에 약한 동물입니다. 언제나 온갖 방식으로 유혹하는 이 모든 것들을 외면하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문학과 예술은 모든 것을 다 바쳐야만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자기를 다 버릴 때, 곧 향락과 만족으로 우리의 육체를 유혹하여 무한히 추락하게 하는 3욕, 5욕을 하나씩 다 버릴 때만이 시신 뮤즈는 비로소 한줄기 달빛과도 같은 은은한 서정과 끝없이 출렁이는 물결 같은 영감을 우리의 가슴에 흘러들게 하고 고여서 가득 넘쳐나게 한다. 그러나 진실로 자기를 다 버린다는 것은 결코 말하기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우리 몸 곁 이곳저곳에서 흰 눈을 번뜩거리며 흥청거리는 온갖 되지 않은 짓거리들과 돈 버는 재미, 세도 부리는 재미, 또 무슨 재미들은 항상 우리들의 마음을 꼬드겨서 욕망으로 부풀어나게 하고 욕망은 또 더 큰 욕망을 낳아 나중엔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게 한다. 이렇게 욕망으로 부풀어 꽉 차버린 가슴에는 이제 또 다른 무엇이 담길 틈이 없게 된다. 그 때문에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세상 좋은 일은 혼자 다 하고 싶으면서도 문학을 한답시고 소설 쓰고, 시 쓰고 시나리오를 쓴다고 하여도 그것은 결국 진실한 문학과는 별개인 문학의 껍데기나 문학의 거품이나 문학의 모조품밖에는 될 수 없는 것이다. 호메로스는 그 빛나는 예지의 두 눈을 주고 영웅서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