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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은 소리가 없습니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301]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얕은 개울 물은 돌부리에 부딪힐 때마다 시끄러운 소리를 냅니다. 산골짜기에 흐르는 물이 요란한 이유입니다. 곧즉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외치며 세상을 소란스럽게 만들죠. 하지만 강물이 깊어질수록 표면은 고요해지고 잔잔해집니다. 강바닥 깊은 곳에서는 엄청난 양의 물이 묵묵히, 그리고 일정한 속도로 흐르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인생의 깊은 지혜와 성숙함을 갖춘 사람들은 자신을 과시하거나 드러내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얕은 지식이나 감정으로 인해 쉽게 흔들리거나 요동치지 않습니다. 얕은 지식은 사소한 것에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이 옳음을 주장하지만 깊은 지혜는 침묵 속에서 사물을 관찰하고, 신중한 언어를 선택하여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깊은 강은 소리가 없기에 더 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지류와 생명을 끌어안고도 겉으로는 평온함을 유지합니다. 이는 겸손이라는 미덕과 일맥상통합니다. 자신이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것을 크게 떠벌리는 사람은 종종 그 지식의 한계를 곧 드러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도량이 넓고 내면이 충만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기보다, 오히려 주변의 소리를 듣고 다른

‘그냥 임동창의 음악’이 장르라는 피아니스트

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56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교수 골프대회에는 약 40명(10팀) 정도가 참석한다. 어쩌다가 총장님이 고문 자격으로 교수 골프대회에 참석하면 그날은 매우 즐거운 날이 된다. 총장님은 매번 큼직한 부상을 기부하기 때문에 교수들은 총장님이 참석하기를 은근히 바랐다. 언젠가 총장님이 교수 골프대회에 참석했는데 전날 기분 좋은 일이 있었나 보다. 교수들의 그날 골프 비용 전부를 자기가 내겠다고 해서 교수들이 크게 손뼉을 친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 사립학교법에서는 사립대학의 소유가 세습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연세가 많으신 총장님의 아들은 S대학의 기획실장을 맡고 있는데, 말하자면 차기 권력이기 때문에 모든 교수가 그를 어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누가 기획실장과 한 팀이 되어 골프를 치느냐는 것은 교수들에게는 매우 궁금한 사항이 된다. 기획실장이 자기 팀으로 지명하는 사람은 그만큼 신임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기획실장은 항상 자기 팀에 타 교수를 지명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그때그때 바뀐다고 한다. 그러므로 타 교수는 기획실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고 모든 교수가 믿고 있었다. 타 교수는 기획실장과 함께 골프를 치면 나이는

새봄 맞아 한해의 농사를 시작하는 ‘논갈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20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조선 후기 최고의 천재 화가라 불리는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첩(風俗圖帖)>은 당시 백성들의 일상과 삶의 애환을 가장 생생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보물 같은 작품집입니다.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모두 25점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이 풍속도첩이 한국 미술사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까닭은 그림을 잘 그려서만이 아니고, 힘든 노동의 현장이나 일상의 평범한 순간도 김홍도의 붓끝에서는 유쾌하고 따뜻하게 표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화첩 가운데 ‘논갈이’는 풍속도첩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역동적인 노동의 현장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그림은 새봄을 맞아 소가 땅을 갈고 농사를 준비하는 장면이지만, 그런 장면을 넘어, 조선 시대 농촌의 활기찬 움직임을 잘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이 그림의 가장 큰 특징은 화면을 가로지르는 사선 구도입니다. 두 마리의 소와 농부들이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로 비스듬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평면적인 그림에 깊이감과 전진하는 힘을 부여합니다. 또 앞쪽에는 두 마리의 소가 끄는 '겨리쟁기

사랑을 끝까지 붙들려 한 인간의 연극 〈이혼고백서〉

극단 떼아뜨르봄날 2026년 신작, <한국의 문제적 인물> 시리즈의 출발점 나혜석 《이혼고백장》 원작 무대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극단 떼아뜨르 봄날이 2026년 신작 연극 〈이혼고백서〉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극단이 새롭게 기획한 <한국의 문제적 인물> 시리즈의 출발점이 되는 첫 번째 공연으로,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문인이었던 나혜석의 자전적 산문 《이혼고백장》을 원작으로 삼아 무대화한다. <한국의 문제적 인물> 시리즈는 조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ㆍ문화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동시에 논쟁과 오해, 왜곡 속에 놓여 있던 인물들을 새롭게 들여다보려는 연작 프로젝트다. 다만 이 시리즈가 지향하는 것은 영웅 만들기나 재단이 아니다. 상징과 이념의 틀에 갇힌 인물을 걷어내고, 그 시대를 통과했던 한 인간의 욕망과 선택, 모순과 분투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데 초점을 둔다. 그 첫 번째 인물로 고른 나혜석은 ‘여성해방의 선구자’ 혹은 ‘문제적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인식되어 온 인물이지만, 이번 작품은 그 거대한 수식어 대신 사랑받고 싶었고, 결혼을 지키고 싶었으며, 동시에 예술가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한 인간의 내면에 집중한다. 1934년 대중잡지 삼천리에 발표된 《이혼고백장》은 단순한 폭로도, 변명도 아니었다.

‘생활 속 목재이용 국민참여 공모전’ 열어

장애인 체험ㆍ교육 위한 ‘오감만족’ 목재 손수 꾸러미 아이디어 발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청장 박은식)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목재교육 기회 확대와 생활 속 목재 이용 활성화를 위한 ‘생활 속 목재이용 국민참여 공모전ㆍ목재공감(共感) 꾸러미’를 오는 4월 17일까지 연다고 5일 밝혔다. 올해로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공모전은 목재문화진흥회(회장 오세창)가 주관하며, 장애인이 직접 제작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국산목재 손수 꾸러미(DIY 키트)를 국민 아이디어로 발굴해 장애인 복지시설과 특수학교 등에 보급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모 주제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오감만족 국산목재 손수 꾸러미’로, 장애인의 감각ㆍ학습ㆍ놀이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목재소품을 대상으로 하며, 국산 목재를 주재료로 한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꾸러미를 발굴한다. 목재에 관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4월 17일 저녁 5시까지, 산림청 목재정보서비스 누리집(winz.forest.go.kr) ‘생활 속 목재이용 국민참여 공모전’ 차림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시상은 인지장애 부문과 신체장애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하며, 최우수상 1점과 부문별 우수상 각 1점, 장려상 각 2점, 특선 각 3점 등 모두 13점의 수상작에 대해

김경란류 세 해어화의 대표 종목들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 <서울교방 6인전 : 공화(空花)-허공에 핀 꽃>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3월 13일부터 3월 14일까지 서울 중구 퇴계로34길 28. 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는 <서울교방 6인전 : 공화(空花)-허공에 핀 꽃> 공연이 열린다. .이 공연은 김경란류(流)와 김경란작(作)으로 재해석ㆍ재창조된 작춤에 춤꾼 6인의 현재적 관점 심법이 투영된 무대다. 서울교방 방주(대표)인 김경란 선생으로부터 20여 년 동안 수련하고 있는 50대 춤꾼 6인의 해석과 관점을 투영하여 선보이는 <서울교방 6인전_공화(空花)-허공에 핀 꽃>이 서울남산국악당 공동기획 공연으로 찾아온다. 김경란에 의해 변화ㆍ발전된 세 해어화(김수악ㆍ조갑녀ㆍ장금도)의 대표 종목들로 구성되었으며, 전통이라는 답습에 치중된 사고(동일한 순서, 음악, 의상)를 배제하고자 자신들만의 현재적 관점 심법(心)을 투영하여 무대를 구성한다. 공연은 ‘심화(花)’ 민살풀이춤(조갑녀제 김경란류), ‘가화(花)’ 구음검무(김경란류), ‘원화(花)’ 승무(김경란 작), ‘화화(和花)’ 교방굿거리춤(김경란류), ‘유화(流花)’ 민살풀이춤 (장금도제 김경란류), ‘전화(花)’ 논개별곡(김경란류)로 이어진다. 이 공연의 예술감독

한 시대의 비극 그 속에서 핀 인간다운 삶의 값어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서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영화 <남과 사는 남자>를 보았다. 영월의 짙은 녹음 속으로 유배된 어린 임금의 뒤안길에는 충신 엄흥도가 그림자처럼 머물렀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묵직한 유대감은 군신 관계를 넘어선 인간 대 인간의 숭고한 위로였다. 마을 주민들이 소리 없이 건네는 따스한 손길과 소박한 마음들은 삭막한 유배지를 수채화처럼 맑고 서정적인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임금과 백성이라는 가파른 벽을 허물고 마주한 그들의 모습은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순수한 인류애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평화로운 풍경 이면에는 조선의 권력 투쟁이 낳은 비극적인 운명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었다. 화폭처럼 아름다운 배경과 대비되는 단종의 젖은 눈망울은 채 피지 못한 생의 슬픔을 고스란히 전하며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왕권이라는 거대한 폭풍에 휩쓸려 쓰러져가면서도 민초들의 사랑 안에서 마지막 온기를 나누던 소년 임금의 모습은 처연한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그리고 엄홍도가 노산의 목을 조이는 부분과 노산의 싸늘한 주검을 안고 오열하는 마지막 장면은 영화를 보는 모든 이가 말없이 눈물을 흘리게 했다. 영화는 한 시대의 비극을 다루면서도, 그 속에서 피어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