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체질이 정말 심리와 관련이 있을까? 상대방의 체질을 알면 사고방식도 짐작할 수 있다는 생각은 솔깃하다. 하긴 마음과 몸이 별개가 아닐진대, 이렇게 체질로 상대방을 파악할 수 있다면 맞춤형 의사소통으로 갈등을 훨씬 줄일 수 있을 터이다. 성격 심리학자이자 사상체질 전문강사인 류종형이 쓴 이 책, 《류종형의 사상체질 실전 심리학》은 상대방의 체질에 맞추어 소통하는 방식을 알려준다. 조선시대 이제마가 창시한 ‘사상체질 의학’을 심리학과 접목하여 인간관계에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소통법을 담았다. 체질과 관련된 심리는 우리가 인지하는 의식심리와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무의식심리로 나뉜다. 사상체질 심리학은 무의식심리에 더욱 주목하면서, 상대방의 무의식심리를 알면 일터에서도 조화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p.46) 자신의 체질을 이해했다면 다른 체질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체질을 이해하면 파트너로 일할 때 아주 유용하지요. 태양인과 소음인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소양인과 태양인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태음인과 태양인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적절한 대응책을 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대추 한 알 - 장석주 저게 저 절로 붉어질 리가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 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니 둥글게 만드는 것 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이제 추분이 지나고 완연한 가을이 되었다. 그 사이 벼는 익어 고개를 숙이고 농촌 마을에는 여기저기서 붉은 고추를 말리는 풍경이 아름답다. 그뿐이 아니다. 대추는 역시 붉게 물들어 단맛이 입안에 쏴 하니 퍼지는 때다. 충청북도 보은군에서는 오는 10월 11부터 10월 20일까지 보은읍 뱃들공원과 속리산 일원에서 <보은대추 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보은은 예로부터 왕실에 진상하는 대추의 명산지로 《세종실록 지리지》 <충청도 청주목 보은현> 편에도 “토공(土貢)은 꿀ㆍ밀[黃蠟]ㆍ느타리ㆍ석이ㆍ종이ㆍ칠ㆍ지초ㆍ대추ㆍ족제비털ㆍ호도ㆍ잣[松子]ㆍ노루가죽ㆍ삵괭이가죽이요, 약재는 연꽃술ㆍ인삼ㆍ오가피ㆍ백복령ㆍ승검초뿌리[當歸]ㆍ수뤼나물[葳靈仙]ㆍ북나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역사 속 세계는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힘이 있는 자가 다스리고, 또 그 힘을 자식에게 물려주어 대대로 이어가는 것. 우리 역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권력과 경제력이 세습되면서 사회적 강자와 약자의 구분은 공고해졌다. 이렇듯 힘이 지배하는 구조에서도, 우리 역사에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던 흔적이 꽤 많이 남아있다. 가난한 사람,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 어린이 …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는 도태되기 마련인 이런 약자들이 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갖추어져 있었다. 김영주와 김은영이 쓴 이 책, 《우리 역사에 숨어 있는 인권 존중의 씨앗》은 고려의 빈민구휼 기관이었던 ‘동서대비원’부터 조선의 죄수 보호 제도까지, 우리 역사 속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따뜻한 인권 존중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굶주림을 해결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 존중 방식이었다. 흉년이 잦았던 옛날에는 굶어 죽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조선의 4대 임금 세종은 마을 관아마다 가까운 곳에 움막을 지어 음식을 무료로 나누어 주도록 했는데, 이것이 바로 ‘진제장’이다. ‘진제장’에서는 이름과 주소를 적은 간단한 확인 서류조차 배식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늙은 고양이 이야기(이노행-貍奴行) - 정약용 南山村翁養貍奴(남산촌옹양리노) 남산골 늙은이 고양이를 기르는데 歲久妖兇學老狐(세구요흉학노호) 해가 묵자 요사하고 흉악한 늙은 여우되었네 夜夜草堂盜宿肉(야야초당도숙육) 밤마다 초당에 두었던 고기 훔쳐 먹고 翻瓨覆瓿連觴壺(번강복부연상호) 항아리 단지 뒤집고 잔과 술병까지 뒤진다네 지난 2021년 대학교수들은 그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뽑았다. ‘도둑을 잡은 자(고양이)가 도둑(쥐)과 한통속이 됐다.’라는 뜻이다. 그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와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ㆍ로비 의혹 사건이 터졌다. 하지만 그때 고양이의 발톱은 무뎠다. 특히 대장동 사건은 화천대유가 정계와 법조계에 로비했다는 ‘50억 클럽’의 의혹이 터졌어도 실체 규명 수사는 3년이 지난 지금껏 지지부진하다. 다산 정약용은 ‘감사론(監司論)’에서, “토호와 간사한 아전들이 도장을 새겨 거짓 문서로 법을 농간하는 자가 있어도 ‘이것은 연못의 고기이니 살필 것이 못 된다.’ 하여 덮어두고, 효도하지 않고 그 아내를 박대하며 음탕한 짓으로 인륜을 어지럽히는 자가 있어도 ‘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외교관. 참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직업이다. 낯선 문물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교차하다가도 한순간에 무거운 나라의 운명을 짊어져야 하는, 멋지고도 위험한 자리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고, 명예와 굴욕이 교차하는 삶이다. 지금이야 전문적인 외교 교육을 받은 직업 외교관이 있지만, 옛날에는 문무대신이 외교관 역할을 겸했다. 일반적인 공무를 보다가 사신이 올 때 영접하거나 타국에 사신으로 가는 방식이었다. 사신으로 잘못 갔다가 죽을 수도 있었다. 전쟁을 결심할 때 사신을 본보기로 처형하기도 하고, 옥에 가두어 돌려보내지 않기도 했다. 게다가 사신을 어떻게 영접하느냐에 따라 중요한 국가적 문제가 결정되기도 했으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최은영 쓴 이 책, 《역사를 바꾼 우리나라 외교관들》은 이런 압박감을 뚫고 훌륭하게 국익을 지켜낸 우리나라 외교관들의 이야기다. 흔히 훌륭한 외교관의 대명사로 알려진 고려시대 서희와 오늘날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뿐만 아니라, 김지남, 조엄, 홍영식 등 많이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인물들이 눈길을 끈다. 그 가운데 통역을 담당하던 역관 신분으로 조선의 국경을 지켜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 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일어나라 열사여 - 이철규 열사 조가 - 작사ㆍ작곡ㆍ노래 정 태 춘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너희 칼 쥐고 총 가진 자들 싸늘한 주검 위에 찍힌 독재의 흔적이 검붉은 피로, 썩은 살로 외치는구나 더 이상 욕되이 마라 너희 멸사봉공 외치는 자들 압제의 칼바람이 거짓 역사되어 흘러도 갈대처럼 일어서며 외치는구나 (아래 줄임) 한국의 피트시거(미국의 전설적인 포크 자작가수자 사회운동가)로 불리는 정태춘 씨는 1978년 1집 ‘시인의 마을'을 발표하며 호평을 받고 여러 방송사에서 상을 받은 가수다. 그는 음반 사전심의제도 때문에 가사를 부분 수정해서 발매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1990년, ‘아, 대한민국…’ 음반은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부하고 대학가와 공연장에서 배포했다. 이 음반은 사전검열 제도에 공식적으로 저항한 첫 음반으로 한국 음악사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데 음반도 전통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강렬한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명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태춘 씨는 1991년 '음반 및 비디오에 관한 법률 개악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의 의장이 되어 사전검열제도와 일선에서 맞섰다. 1993년에도 ‘92년 장마, 종로에서’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51) 서울 달 밝은 밤에 밤늦도록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것이로되 둘은 누구의 것인가 본래 내 것이지만 빼앗긴 것을 어쩌랴 아라비아 상인이었던 처용이 외간 남자와 있는 아내를 보고 부른 노래다. 처용은 신라 49대 헌강왕 때 아라비아에서 건너와 오랫동안 서라벌에서 신라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다. 처용은 아내를 용서했지만, 다시 혼인하지 않고 풍류를 즐기며 행복하게 지냈고, 죽어서는 동해바다의 수호신이 되었다고 한다. 정혜원이 쓴 이 책, 《우리 역사에 뿌리내린 외국인들》은 생각보다 많은 우리 역사 속 외국인들을 차례차례 조명한 책이다. 흔히 ‘단일민족’이라는 인상 때문에 역사 속 외국인이 많이 없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뜻밖에 역사에 발자국을 남긴 굵직한 인물들이 많다. 인도 아유타국에서 건너와 가야 김수로왕과 혼인한 허황옥 공주, 신라의 수호신이 된 푸른 눈의 아라비아 상인 처용, 베트남 왕실의 혼란을 피해 고려로 망명한 안남국 왕자 이용상, 조선의 유학을 사랑한 일본 장수 김충선, 《하멜표류기》로 널리 알려진 하멜이 그 주인공이다. 그뿐 아니라 외국에 뿌리내린 우리나라 역사 속 인물도 두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오는 9월 6일(금)부터 8일(일)까지 사흘간 파주출판도시 일대에서 열리는 <2024 파주페어_북앤컬처>에서 온라인 자료 납본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50여 개 출판사와 독립책방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서 출판계와 국민을 대상으로 국립중앙도서관의 역할과 납본의 가치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Books Alive! K-콘텐츠도 납본하면 살아있는 역사 국립중앙도서관은 1965년부터 시행된 납본제도*를 통해 종이책부터 온라인 자료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지식문화유산을 망라적으로 수집·보존하여 후대에 전승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 ‘납본제도’란 도서관자료를 발행하거나 제작한 자가 일정 부수를 법령에서 정한 기관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웹툰, 웹소설, K-POP) 등 온라인 자료 납본의 중요성과 절차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온라인 자료에는 도서관법에 따라 국제표준도서번호(ISBN)를 발급받은 전자책, 오디오북 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 K-POP 등의 K-콘텐츠도 포함된다. 납본은 ‘ISBN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리 겨레말은 날이 갈수록 한자말과 서양말에 밀려서 나라말 자리를 빼앗기고 사라져 간다. 말투마저 일본 말투, 서양 말투를 닮아서 비뚤어지고 있다. 그 뒤끝은 뻔하다. 겨레삶꽃(문화)과 겨레다움(정체성)이 사라지고 겨레 생각마저 비뚤어진다. 나중엔 우리나라 사람끼리 말을 주고받기도 어렵게 된다. (가운데 줄임) 얼빠진 겨레, 생각이 뒤틀린 겨레, 힘을 모을 수도 없는 겨레는 끝내 이 누리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말을 살리고 우리 말투도 바로잡아서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도록 해야 한다.” ‘우리말 바로 쓰기 모임’ 김정섭 선생님은 이처럼 말했습니다. ‘우리 겨레말은 날이 갈수록 한자말과 서양말에 밀려서 나라말 자리를 빼앗기고 사라져가는데 결국은 우리 겨레말을 홀대한 얼빠진 겨레는 끝내 이 누리에서 사라질 것이다.’라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는 고등학교 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을 중계하고 있었는데 이때 결승에 오른 두 학교의 운동복은 한글이 아닌 영어와 한자로 커다랗게 쓰인 것이었습니다. 학교 이름을 그렇게 영어로 쓰고 한자로 썼을 때 과연 미국인이나 중국인에게 친근하게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유백색, 석간주색… 우리 문화유산에 쓰인 아름다운 색이 가진 이름들이다. 우리 고유의 색상이라고 하면 흔히 ‘백의민족’으로 대표되는 흰색을 떠올리지만, 사실 흰색은 다채로운 색깔 가운데 하나일 뿐 훨씬 다양한 색깔이 일상 속에 쓰였다. 그렇다고 파랑, 하양, 빨강, 검정, 노랑으로 이루어진 오방색만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우리 역사 속에는 자색, 석간주색, 비색처럼 아름다운 색상이 참 많았다. 하리라가 쓴 이 책, 《문화유산에 숨은 색 보물을 찾아라!》는 청룡, 주작, 백호, 현무, 황룡이 각자 색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며 다양한 색을 알아가는 매력이 있다. 이미 잘 알려진 ‘오방색’ 말고도 우리 역사에는 아름다운 색깔이 많았다. 흔히 고려청자에서 나는 오묘한 푸른색을 뜻하는 ‘비색(翡色)’이 대표적이다. 푸르면서도 녹색 빛이 도는 신비로운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물총새 비(翡)’자를 써서 ‘비색’이라 하였다. 물총새 또한 깃털이 푸르고 영롱한 초록색 빛이 도는 까닭이다. 대한제국의 황후가 입었던 ‘적의’에는 아주 깊은 푸른색인 ‘심청색’을 썼다. 순종의 황후인 윤 황후가 입었던 적의는 ‘12등 적의’라 하여 꿩 무늬 154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