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아래 문체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문체부 훈령 제448호, 이하 ‘훈령’) 개정안이 7월 22일(목)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지고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 지명이나 음식명을 외국어로 표기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우리의 고유 음식인 ‘김치’가 중국의 절임 음식인 ‘포채(泡菜, 중국어 발음: 파오차이)’로 번역되어 논란이 되는 등 정확한 공공 용어 번역에 대한 국민의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이번 개정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살려 번역하고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관계 기관 협의와 전문가 검토 기반, 용례 정비와 음역 범위 확대 문체부는 지난해 7월 15일, 한국어의 다양한 외국어 번역ㆍ표기 방식으로 인한 혼란과 오역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훈령을 제정한 바 있다. 훈령에서는 지명, 문화재명, 도로명 및 행정구역명, 정거장명, 음식명 등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대한 영어ㆍ중국어ㆍ일본어 번역과 표기 원칙과 용례를 제시했다. 이번 개정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64 두리기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두리기'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크고 둥근 상에 음식을 차려 놓고 여럿이 둘러앉아 먹음'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으나 보기월은 없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 두리반에 음식을 차려놓고 여럿이 둘러앉아 먹는 일'이라고 풀이를 하고 "빵들을 좋아한다니 한 쟁반 두리기로 내다 주면 시커먼 볼따구니가 미어져라 욱여넣겠군."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뜻풀이를 보고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두리기: 크고 둥근 상(두리반)에 먹거리를 차려놓고 여럿이 둘러앉아 먹음. 또는 그런 일. 이처럼 여럿이 둘러앉아 먹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은 '두리'라는 말을 알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두리'는 '둘레'와 뜻이 같은 말입니다. 다시 말해 '둘레'와 '두리'는 뿌리가 같은 말로 같은 뜻인데 그 꼴이 다른 것이지요. 이런 것을 알면 위에 나온 '크고 둥근 상'을 '두리반'이라고도 하고 '두레반'이라고도 하는 까닭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두레방석'과 '둘레방석'이 같은 말인 것도 같은 까닭이랍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을 함께하는 모임을 가리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데스크테리어’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책상 꾸미기’를 꼽았다. ‘데스크테리어’는 사무실 등의 책상을 꾸미는 일을 이르는 말이다. 이와 함께 사용자가 검색한 정보의 결과를 그 누리집 안에서 찾아 보여주는 방식을 뜻하는 ‘인링크(in link)’는 ‘내부 연결 (방식)’으로, 사용자가 검색한 정보의 결과를 누르면면 해당 웹 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을 뜻하는 ‘아웃링크(out link)’는 ‘외부 연결 (방식)’으로 제시했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바꿈말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7월 7일(수)에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데스크테리어’의 바꿈말로 ‘책상 꾸미기’를 꼽았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래 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유관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문체부와 국어원은 ‘데스크테리어’처럼 어려운 말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7-얼굴을 들어... 무더위가 이어지더니 오란비는 끝이 났다는구나. 이제부터 그야말로 불볕더위가 이어질 거라고 하는데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까지 더 널리 퍼져서 걱정이다. 아들이 있는 곳에는 걸린 사람들이 자꾸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해서 걱정이다만 지킬 것들 잘 지키고 입마개 잘 끼고 다니기 바란다.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얼굴을 들어 해를 보라. 그리하면 그림자는 뒤로 물러날 것이다."야. 이 말씀은 미국의 연설가이면서 작가로 널리 알려진 지그 지글러 님이 하신 말씀이라고 하는구나. 너희들은 이 말씀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한데 나는 끊임없이 좀 더 높은 곳, 더 나은 곳을 보며 그쪽으로 나아가라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가 해가 떠 있는 낮동안 하늘이 아닌 땅을 보고 있으면 늘 내 그림자를 보게 되는데 얼굴을 들어 해를 보면 내 그림자는 내 뒤로 간다는 것은 누구나 알 거야. 뭐 그리 남다른 겪음(경험)도 아니고 해 보면 바로 알게 되는 이런 참일(사실)을 가지고 그렇게 말씀을 하신 걸 보면 왜 이름이 널리 알려지셨는지 알 것 같았지. 살다보면 때론 아무리 애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한 곱 한살이 애벌레 어른벌레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57쪽부터 58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57쪽 왼쪽에 있는 그림에 보면 ‘한100곱’, ‘한200곱’이 나옵니다. 이 말은 얼른 봐서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왜냐하면 요즘에는 ‘약 100배’, ‘약 200배’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는 이런 쉬운 말이 있는지도 몰라서 못 썼다고 해도 앞으로는 ‘한 몇 곱’이라는 말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월(문장)에 ‘소고기, 송어, 돼지고기, 가재, 게, 생선’ 다음에 나오는 ‘들’은 요즘 쓰는 ‘등’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은 앞에서도 알려 드렸기 때문에 잘 알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다음 월인 “물은 어떻게 해서 먹어야 할가”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에 쓰는 ‘까’가 아니라 ‘가’를 쓴 것이 좀 낯설었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뒷간에 갔다 올 때, 밥 먹기 전, 밖에서 놀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에는 반드시 손을”에서 ‘뒷간’이라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63 두루치기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두루치기'입니다. '두루치기'하면 먹는 게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하지만 그 두루치기가 아니랍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세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먼저 '한 가지 물건을 여기저기 두루 씀. 또는 그런 물건'의 뜻이 있다고 하고 "경운기 한 대를 동네 사람들이 두루치기로 몰고 다녔다."는 보기월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두루 미치거나 두루 해당함'의 뜻이 있다고 하고 "학생들을 두루치기로 나무랐지만 실상은 모임에 빠진 학생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여러 방면에 능통함. 또는 그런 사람'이라는 풀이에 "그는 농사, 운동, 집안 살림 등 못하는 것이 없는 두루치기다."를 보기월로 보였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도 세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첫째 '한 가지 물건을 여기저기 두루 씀, 또는 그런 물건'의 뜻이 있다고 하고 "동네 사람들은 경운기 한 대를 두루치기로 여기저기에 몰고 다녔다."는 월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둘째 '한 사람이 여러 분야에 걸쳐 잘하고 능숙함. 또는 그러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62 된물 어제는 아침부터 구름이 해를 가려 주어서 더위가 좀 덜했습니다. 하지만 한낮이 지나서는 바람이 불어도 시원한 바람이 아니었답니다. 소나기가 오는 곳도 있을 거라고 했지만 제가 있는 곳에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지요. 배때끝(학기말) 일거리가 하나씩 줄어 드는 것을 보니 여름 말미가 되어 가는가 봅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된물'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빨래나 설거지를 하여 더럽혀진 물'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만 보기월은 안 보입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은 '빨래나 설거지 따위를 해서 더러워진 물'이라고 풀이를 하고 "이 물은 된물이나 쓰지 말고 버리도록 해라."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니 저는 뒤의 풀이가 더 마음에 듭니다. 왜냐하면 빨래나 설거지 말고도 다른 무엇에 물을 쓰고 나면 더러워지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쓰기 때문에 자주 보셨을 수 있는 말이자 길을 가다보면 길바닥에 동그란 쇠에 적혀 있는 '오수(汚水)'라는 한자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오수'를 표준국어대사전에 '무엇을 씻거나 빨거나 하여 더러워진 물'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노래에서 길을 찾다]14-여우비 오란비는 끝이 났는지 무더위가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까지 더해 여러 모로 어려움이 많은 요즘입니다. 곧 입마개를 벗고 나날살이(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여우비'입니다. 노래 이름인 '여우비'는 '볕이 나 있는 날 아주 짧게 오다가 그치는 비'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입니다.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어서 이런 비라도 내리면 불같은 햇볕에 데워진 땅이 좀 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 노래는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로 지(G). 고릴라 님이 노랫말을 짓고 가락을 붙여 이선희 님이 불렀습니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심장' '당신', '한심스럽고', '잠시'를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사랑을 몰라서 더 가까이 못 간다'거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 아픔이 무뎌지는 날이 언제 올까'와 같은 노랫말이 알맹이(내용)을 잘 알려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마음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6-하면 할수록...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어제는 참 더웠지? 낮밥을 먹고 밖에 나갈 일이 있어서 수레에 탔는데 숨이 턱 막히더구나. 얼른 찬바람을 틀었지만 시원해질 때까지 오래 기다려야했지. 더위를 식히려고 틀어 대는 찬바람틀(에어컨)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이 숨씨(공기)를 얼마나 더 데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게 없을 때는 어떻게 살았을까 싶으니 찬바람틀이 있다는 게 참 고마웠지.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하면 할수록 더 할 수 있다."야. 이 말씀은 영국의 수필가 윌리엄 헤즐럿 님이 하신 말씀인데 흔히 말하는 '하면 된다'와 이어지는 말이라고 생각해. 우리가 무슨 일이든 하지 않으면 안 할수록 더 못하게 된다는 것은 겪어 봐서 알 거야. 줄넘기를 처음 배울 때를 떠올려 보렴. 한 셈을 넘기는 것도 힘들었지만 자꾸 하다보니 어느새 여러 셈을 넘을 수 있게 되었지. 그것을 자꾸 하면 할수록 더 많이 넘을 수 있게 되었던 걸 말이야. 하기 싫거나 안 하고 싶은 핑계를 찾으면 끝이 없지. 핑계를 대면 댈수록 더 핑계 거리는 늘어나게 되거든. 하고 싶은 일 또는 해야 할 일이 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61 되숭대숭하다 여러 날 동안 오락가락하던 비가 그치고 나니 그야말로 무더위가 참맛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무더위'는 왜 '무더위'라고 할까? 물었더니 어떤 사람이 "무지 더워서 무더위라고 한다."며 마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말장난 삼아 풀이를 할 수도 있겠지만 '무더위'는 '물+더위'로 여러 날 비가 이어져서 '물기를 잔뜩 머금어서 찌는 듯이 견디기 어려운 오늘 같은 더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풀이를 해 주었답니다. 날씨가 이렇게 무더우면 서로 고운 말을 주고받을 수 없을 때가 많기 때문에 더욱 말을 삼가는 게 좋겠습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되숭대숭하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말을 종작없이 지껄이다.'로 풀이를 하고 있고 보기월은 없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사람이) 말이나 행동을 버릇없이 함부로 하다.'라고 풀이를 하고 보기월로 "그 남자가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하기는 했으나 동작이나 말투가 되숭대숭해서 수상했다,"를 들어 놓았습니다. 두 가지 풀이 가운데 표준국어대사전 풀이에 나온 '종작'은 '대중으로 헤아려 잡은 어림(짐작)'이라는 뜻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