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비치코밍’을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해변 정화’를 꼽았다. ‘비치코밍’은 바닷가로 떠밀려 온 표류물, 쓰레기 등을 거두어 모으는 행위를 빗질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이와 함께 인기 있는 물건을 제 가격이나 비교적 싼 가격에 사서 비싸게 되팔아 돈을 버는 일을 뜻하는 ‘리셀테크(reselltech)’는 ‘재판매 투자’로 제시했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대체어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6월 16일(수)에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비치코밍’의 바꿈말로 ‘해변 정화’를 꼽았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래 용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유관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문체부와 국어원은 ‘비치코밍’처럼 어려운 말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해변 정화’와 같이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고 있다. 꼽힌 말 말고도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5-기다림은... 여느 해보다 늦게 우리들 곁으로 온 오란비(장마)가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구나. 나라 곳곳에 많은 비가 내려 큰물이 지고 논밭이 물에 잠기기도 하고 메무너짐(산사태)으로 집이 묻히거나 부서진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목숨을 잃는 사람은 없기를 우리 함께 빌자.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기다림은 더 많은 것을 견디게 하고 더 먼 것을 보게 하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눈을 갖게 한다."야. 이 말씀은 살림갈깨침이(경제학자)이자 지음이(작가)이신 신영복 님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하는구나. 이 말씀을 얼른 겉으로만 보더라도 뭔가 기다리는 것이 있으면 좀 더 멀리 보게 되고 좀 힘들어도 더 오래 참을 수 있게 된다는 말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싶구나. 그 기다림이라는 것이 오랫동안 바라던 것이라면 더 멀리 보고 , 더 오래 참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더욱이 이 말씀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에 있는 말씀이라고 하니 좀 느낌이 새롭더구나. '어둠'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그 안에서 밝은 '빛'을 생각하시면서 하셨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나도 모르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59 돌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돌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자갈이나 돌이 많은 길에 이빨처럼 뾰족하게 나온 돌 조각'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자갈이나 돌이 많은 길에 이가 난 것처럼 뾰족하게 나온 돌조각'이라고 풀이를 하고 "선예는 길을 걷다가 돌니에 발을 차였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면 다른 것은 같은데 앞의 것이 '이빨처럼'이라고 했는데 뒤의 것은 '이가 난 것처럼'이라고 한 것이 다릅니다. 저는 뒤의 풀이가 더 쉽게 느껴져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릴 때 시골 길을 달리다가 돌니에 걸려 무릎과 손바닥이 까져서 많이 아팠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그처럼 살다 보면 돌니에 걸려서도 넘어져 무릎을 깨기도 합니다. 흔히 자주 쓰는 '돌뿌리'는 대중말(표준말)이 아니고 '돌부리'가 대중말이라는 것도 알아두면 좋을 것입니다. '돌부리'의 '부리'는 새 따위의 주둥이를 가리키기도 하고 '어떤 몬(물건)의 뾰족한 끝'을 가리키는 말이랍니다. 제 느낌에 '돌부리'보다는 '돌니'가 더 작은 것을 가리키는 말로 알맞지 싶습니다. 다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노래에서 길을 찾다]13-오늘도 사랑해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오늘도 사랑해'입니다. 이 노래는 '공주의 남자'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로 최갑원 님의 노랫말에 김도훈 님이 가락을 붙이셨고 백지영 님이 불렀습니다. 저는 안 봐서 잘 모르는데 찾아 봤더니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한 슬픈 사랑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지난일(역사)을 배울 때 다들 들어 보셨을 수양대군의 딸과 김종서의 아들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물을 많이 흘리도록 했다고 합니다. 노랫말을 봐도 안타까운 사랑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데도 만질 수가 없고 그 뒤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어서 슬프고 늘 그늘진 곳에서 그늘진 얼굴로 운다는 것입니다. 뒤에 있기 싫고 옆에 있고 싶은 마음과 그런 날이 얼른 오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것 때문에 사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랑에 힘이 든다는 말이 더 슬프게 합니다. 노랫말 가운데 '항상,' '내일', '매일,' '원하는'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항상'은 '늘', '매일'은 '날마다', '원하는'은 '바라는'으로 바꿔 불러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살리기]1-58 독장수셈 여느 해보다 늦게 찾아온 오란비(장마)가 다음 이레부터 비롯된다고 합니다. 바로 아제(내일)부터 동이비가 쏟아지는 곳이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이말은 '독장수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황된 계산을 하거나 헛수고로 애만 씀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도 '실현성이 전혀 없는 허황된 셈이나 헛수고로 애만 쓰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 100평 밭에 고추를 심으면 얼마를 수확해야 한다는 식의 독장수셈을 하면 농약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면 앞의 풀이도 거의 비슷하고 뒤에 나오는 "옹기장수가 길에서 독을 쓰고 자다가 꿈에 큰 부자가 되어 좋아서 뛰는 바람에 꿈을 깨고 보니 독이 깨졌더라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는 것도 거의 비슷한데 한쪽에는 보기월이 없는 것이 다릅니다. 비슷한 말에 '독장수구구'라는 말도 있고 '옹산(甕算)'이라는 말도 있다는 것을 알려 주지만 '독장수셈'이 더 알기 쉬운 말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런 말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57 도련 온여름달(6월)이 끝나고 더위달(7월)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더위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고 저는 땀과 더욱 더 사이가 좋아질 것 같습니다. ^^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도련'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저고리나 두루마기 자락의 가장자리'라고 풀이를 하고 "어머니는 저고리 도련을 잡아당겨 매무새를 가다듬으셨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두루마기나 저고리의 자락의 맨 밑 가장자리'라고 풀이를 하고 "그녀의 짧은 저고리 도련의 밑으로 늘어진 빨간 댕기가 춤을 춘다."를 보기로 들어 놓았습니다. 풀이를 견주어 보면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맨 밑'을 더한 것 말고는 거의 같은데 이게 있으니 뜻이 좀 더 밝아지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그리고 보기를 보시면 알겠지만 꼭 우리 옷을 가리키는 이름인 저고리, 두루마기뿐만 아니라 요즘 우리가 입는 윗도리의 가장자리를 가리키는 말로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자리'가 없는 옷이 없으니 말입니다. "윗도리 도련에 때가 많이 묻어서 빨아야겠다."처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이 들어 있는 말로 '앞도련',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4-낮에 꿈꾸는 사람은... 오란비(장마)철도 아직 아닌 것 같은데 흐린 날이 잦구나. 그렇다고 비가 오는 것은 아니라서 많이 덥지 않고 좋지만 햇볕을 쬐야 할 것들이 아쉬워하는 것 같긴 하다. 해가 나오는 날도 햇볕을 쬐는 날이 거의 없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인 나도 그렇고 너희들도 함께 아쉬워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낮에 꿈꾸는 사람은 밤에만 꿈꾸는 사람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많은 것을 알고 있다."야. 이 말씀은 미국 사람으로 소설을 쓰는 사람 가운데 널리 이름을 알린 에드거 앨런 포 님께서 남기신 거라고 해. 밤에 꾸는 꿈은 내 뜻과 아랑곳없는 것일 뿐이지. 말할 것도 없이 꿈을 꾸면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잠을 깨고나면 머릿속에서 흩어져 버리고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을 때가 많고. 하지만 우리가 깨어 있는 낮동안 꾸는 꿈은 다르지. 낮에 꾸는 꿈은 우리를 움직히게 만들고 그런 움직임은 어떤 것이든 열매를 낳게 되고 말이야. 아마 그것을 이름하여 꿈을 이루었다고 할 거야. 이 말은 사는 동안 뭔가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거위 실거위 붙어살이벌레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55쪽부터 5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55쪽 둘째 줄에 있는 “찬물이나 날 음식을 함부로 먹지 말자.”에서 ‘음식’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 나온 ‘날-’은 오늘날에 살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고기’를 이야기할 때 ‘생고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 말은 ‘날고기’라는 뜻이니까 ‘날고기’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56쪽에도 ‘날고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옛날에는 두루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까지 이어지는 “우리 몸에 기생하는 벌레는 거의 다 음식물에서 오는 것이다.”도 ‘기생하다’와 ‘음식물’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입니다. 여기서 ‘기생하는 벌레’는 아래에 나오는 ‘기생충’을 좀 쉽게 풀어 쓴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기생충(寄生蟲)’을 가리키는 ‘붙어살이벌레’라는 토박이말을 썼으면 더 쉬운 풀이가 되었지 싶습니다. 아홉째 줄에 나오는 ‘거위’는 ‘회충(蛔蟲)’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이고, ‘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찾기 놀이]1-10 내가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을 두고 마음을 쓰고 아파하거나 다른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저도 그런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일에 마음을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닫고 마음을 다잡곤했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땅이름갈모임 말나눔잔치(지명학회 학술발표회)에 함께했습니다. 한곳에 모이지 못하고 누리(온라인)모임을 했는데 새로운 것도 많이 알게 되었고 앞으로 제가 할 이야기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토박이말 땅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더 나아가 그런 날을 앞당기려면 어릴 때부터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여는 것이 먼저라는 데까지 뜻이 모아질 수 있도록 제가 더 힘을 써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 다짐을 되새기며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만들어 봅니다. 오늘은 토박이말 살리기 46-49까지 낱말과 빨래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옛날 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에 나온 토박이말을 보태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첫소리 실마리만 보고 토박이말 떠올려 보기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노래에서 길을 찾다]12-발밤발밤 옆도 돌아보지 않고 같은 쪽만 보고 달려온 제 삶을 다른 분께서 외길삶이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좀 열없기도 하고 앞으로 더 마음을 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무 해가 넘도록 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기에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올 수 있었고 오늘의 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늘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발밤발밤'은 바로 앞에 들려 드렸던 '바람꽃'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 이어서 듣게 된 노래입니다. '바람꽃'과 마찬가지로 '선덕여왕'이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이며 정영 님이 쓰신 노랫말에 이시우, 조윤정 두 분이 가락을 붙이시고 홍광호 님이 부르셨답니다. '발밤발밤'은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는 모양'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인데 노랫말에 이런 뜻이 잘 드러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발밤발밤'이 되풀이해서 나오면서 그 느낌을 더해 줍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겨워겨워', '울어울어'와 같이 글자 셈이 같은 말을 넣어 가락이 느껴지도록 한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