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푸르른 신록이 대지를 눈부시게 하는 5월 5일은 일본의 ‘어린이날(고도모노히, 子供の日)’이다.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어린의 행복을 꾀함과 동시에 어머니에게 감사드리는 날’의 취지로 1948년 제정된 이래 올해가 70년째를 맞는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어린이날을 만든 나라는 터키로 1920년 4월 23일이었고 이후 19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6월 1일을 ‘국제 어린이 날(International Children's Day)’로 삼은 이래 1954년에는 유엔에서 11월 20일을 ‘세계 어린이 날Universal Children's Day)’로 정했다. 그러나 나라마다 어린이날은 약간 씩 다르며 일본은 전통적으로 지내오던 단옷날을 오늘의 어린이날로 삼고 있다. 어린이날을 ‘탄고노셋쿠(端午の節句)’라고도 하는데 원래 이날은 남자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기원하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이날은 형형색색의 모형 잉어를 띄우는데 이를 “고이노보리(こいのぼり)”라고 한다. 예전에는 남자 아이가 있는 집안에서는 긴 장대에 모형잉어를 매달아 놓았지만 아파트 생활을 하는 현대는 아파트 베란다에 모형잉어를 장식하기도 한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세계 최고의 장수국이라고 일컬어지는 일본에서 평균수명 1위를 차지한 지역이 발표되어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4월 17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15년 시구정촌(市区町村)별 평균수명 순위에 따르면, 남성 장수 1위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아오바구(青葉区)로 평균 83.3살이었으며 2위는 가와사키시로 83.1살, 3위는 도쿄 세다가야구로 82.8살이었다. 이 조사는 5년 마다 실시되며 1위는 5년 전과 같은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기쁘다. 장수 이유는 아마도 환경 덕인 것 같다. 이곳에서 10년째 살고 있는데 이곳은 푸르른 자연 환경이 아주 좋다.”고 했다. 한편 여성의 장수 1위는 3회 연속으로 오키나와에 있는 기타나카구스쿠촌(北中城村)으로 89.0살, 2위는 오키나와 나카구스크촌(中城村)으로 88.8살, 3위가 오키나와 나고시로 88.7살이다.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오키나와가 차지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반면에 평균 수명이 가장 짧은 곳은 남녀 모두 오사카시 니시나리구(西成区)로 남성이 73.5살, 여성이 84.4살 이었다. 후생성은 “각 지역의 식생활과 생활습관 그리고 기후 등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도시의 민속, 특히 서울의 대중문화는 자체의 물질적인 토대도 없이 이러한 계급적인 모순을 안은 채 이식된 외래문화의 영향 속에서 형성ㆍ확대되었다.(중간 줄임) 대중들은 마당극 대신 신극이나 영화를 즐기고 민요나 창 대신 창가(唱歌)를 들었다. 1908년 이후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개조되어간 창경궁에서 벚꽃놀이를 즐기게 된 것도, 전차를 타고 다방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벗을 만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도 도시의 대중들이 겪게 된 새로운 민속이다.” - 《신편 한국사》 ‘민속과 의식주’ - 봄이면 우리나라 곳곳에서 봄꽃잔치가 열리는데 그 가운데서 ‘벚꽃놀이’는 전국적으로 즐기는 꽃잔치의 하나로 자리 잡은 듯하다. 신문, 방송에서 날마다 벚꽃잔치 소식을 내보내고 있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다. 벚꽃이 일본의 나라꽃(국화)이기도 하지만 벚꽃놀이 풍습 또한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일본은 봄이면 하나미(花見)라고 해서 대대적인 벚꽃놀이를 즐긴다. 그 역사만 해도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로 거슬러 올라갈 뿐 아니라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노래집인 《만엽집(万葉集), 8세기》에도 벚꽃 관련 시가 43수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바지의 해진 부분을 기우고, 갓끈을 갈아 끼우고, 손발의 세 곳에 뜸을 뜨는 등 길 떠날 채비를 하는데 벌써 마츠시마(松島)에 뜨는 달이 눈에 어른거린다. 살고 있던 암자를 남에게 물려주고 스기야마 산푸(杉山杉風, 1647~1732, 바쇼의 후계자)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는 일본의 하이카이 작가 마츠오 바쇼 (松尾芭蕉, 1644~1694)가 길 떠날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하이카이(俳諧)란 에도시대(1604~1868)에 유행한 5.7.5조의 일본전통 시이다. 근세에는 하이카이로 불렸으나 메이지 시대에 하이쿠(俳句)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쿠는 상류층이 즐기는 와카(和歌)와는 달리 골계(滑稽, 익살을 부리는 가운데 어떤 교훈을 주는 일)를 표현한 시로 서민층에서 크게 유행했다. 하지만 마츠오 바쇼는 언어의 유희로 기울었던 하이쿠를 풍류와 풍자가 담긴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언제부터인가 조각난 구름이 바람에 떠밀려 가듯 자연의 흐름을 따라 길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항상 맴돌아 멀리 땅 끝에 있는 해변을 방황하며 걷다가, 작년 가을에 스미다(隅田) 강 언저리의 초라한 집으로 돌아와 한동안 엉덩이를 붙이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은 지금 생활고에 시달리다 음료수나 주먹밥 같은 물건을 편의점 따위에서 슬쩍 훔쳐 나오다가 걸리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와카야마현(和歌山県) 경찰은 올 3월부터 물건을 훔친 고령자를 행정기관에 연결하여 먹거리를 챙겨준다거나 하는 특별 관리를 하기로 했다. 그런 결론을 내린 까닭은 대부분 이러한 고령자들의 배경이 빈곤하거나 고립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기에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보살핀다는 것이다. 와카야마현(和歌山県)의 경우 지난해에 범법자로 검거된 1941명 가운데 65살 이상은 503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285명이 편의점 같은데서 물건을 훔치는 좀도둑이었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지 오래지만 형무소 안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일본 전국적으로 보면 65살 이상의 수형자는 전체의 12%를 넘었고 효고현 아카시시(兵庫県明石市)에 있는 고베형무소는 고령 수감자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16%나 된다. 바야흐로 형무소 안도 고령자들로 북적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형무소 측에서는 수형자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출소한 고령자가 또 다시 형무소로 돌아오지 않도록 하는데 힘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학자이자 문인인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은 평소 매화를 사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오죽 매화를 좋아했으면 세상을 뜨던 날 아침에도 ‘매화에 물을 주라’고 당부하고 떠났을까 싶다. 매화를 사랑한 퇴계는 손수 지은 91수의 매화시를 모아 ‘매화시첩’을 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도 매화를 사랑한 문인이 있을까? 동풍이 불거든 너의 향기를 보내다오. 매화여 ! 주인이 없다 하여 봄을 잊지 말아라. 이는 매화를 사랑한 문인이요, 학자인 스가와라노미치자네(菅原道真, 845~903)가 지은 시다. 매화를 사랑한 문인으로 널리 알려진 스가와라노미치자네는 다섯 살에 와카(일본 고유의 시)를 짓고 열 살부터 한시를 척척 짓던 신동이다. 교토의 기타노텐만궁(北野天満宮)에서 학문의 신이자 천신(天神)으로 받들어지고 있는 스가와라노미치자네는 그 조상이 신라계여서 더욱 우리의 관심을 끈다. 그 집안을 보면 신라왕자 천일창→ 일본 스모의 조상 노미네(野見宿禰)→하지(土師)→스가와라(菅原) 씨로 성을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천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는 스가와라노미치자네는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간케분소(管家文草)》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사이타마시 오오미야에는 분재(盆栽, 본사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분재마을이 있다. 오오미야에 있다고 해서 ‘오오미야분재마을(大宮盆栽村)’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에는 1923년 관동대지진을 피해 이사 온 분재업자와 분재애호가들이 모여살기 시작하여 큰 마을을 이루게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마을이 생기고 5년 쯤 되어서부터 분재조합이 생기는데 이들은 분재마을 사람들이 지켜야할 4개 조항의 ‘마을 협약’을 만든다. 1. 이곳에 사는 사람은 분재를 10그루 이상 기를 것 2. 문호를 개방하여 언제나, 누구라도 볼 수 있도록 할 것 3. 이웃을 내려다보거나 그늘이 생기는 2층집을 짓지 않을 것 4. 벽돌 담장을 피하고 모든 울타리는 생울타리를 할 것 4개 조항의 내용은 보기만 해도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든다. 이렇게 분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이 마을에는 30여 곳의 분재원이 생기게 되었고 그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분재마을의 명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 까닭은 1940년 제2차대전이 일어나자 일본 정부가 ‘분재’를 사치생활로 간주하여 핍박을 가한데다가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강제 징집해가기 시작하는 바람에 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평창올림픽은 막이 내렸지만 추운 날씨에도 뜨거웠던 선수들의 함성만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다양한 설문 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평창올림픽에서 일본은 13개의 메달을 땄다. 당신에게 있어 가장 인상적인 메달을 딴 일본 선수는 누구라고 보는가?”라는 설문이 있었다. 이 설문은 2월 26일부터 3월 8일까지 실시중인데 3월 6일 현재 1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종목은 스피드스케이트와 피겨스케이트다. 특히 피겨스케이트 선수인 하뉴 유즈르(羽生 結弦)의 일본 내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대단하다. 그 여세를 몰아 야후옥션에서는 3월 5일, 하뉴 유즈르 선수가 직접 사인한 스케이트화가 경매에 나왔는데 첫날 무려 3500만 엔(한화 3억 5천만 원)까지 값이 올랐다. 이 경매는 앞으로 10일까지 이어지는 데 낙찰금은 모두 동일본대지진 때 피해를 입은 학교에 전액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평창올림픽에서 인기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트와 피겨스케이트 뒤를 잇는 것은 노르딕복합, 스노보드, 여자컬링, 스키점프, 프리스타일스키 순이다. 인터넷 투표에 참가한 교토시에 거주하는 아키야마(秋山大治郎)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들과 딸이 태어나면 한국에서는 100일째 되는 날에 백일잔치를 하고, 1년이 되면 돌잔치를 한다. 요즈음엔 백일잔치를 잘 안하지만 과거에는 수수팥단지를 만들어 갓난아기의 무병장수를 비는 ‘백일잔치’도 빼먹지 않고 했었다. <동아일보> 1962년 4월 6일치에는 ‘KBS TV 백일잔치’ 라는 기사가 있을 정도로 텔레비전 방송국 같은 곳에서도 ‘백일잔치’를 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백일잔치나 돌잔치에 해당하는 일본의 풍습은 무엇이 있을까? 백일잔치에 해당하는 것을 들라하면 오미야마이리(お宮參り)’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오미야마이리는 생후 한 달 정도 되는 갓난아기를 강보에 싸서 신사참배하는 풍습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1살 때 하는 돌잔치는 없다. 그 대신 시치고상(七五三)이라고해서 남자아이는 3살과 5살 때, 여자아이는 3살과 7살이 되는 해에 일본 전통 옷을 곱게 입혀 신사참배를 하는 풍습이 있다. 이러한 풍습 말고도 3월 3일에는 특별히 여자아이를 위한 “히나마츠리(ひな祭り)” 행사가 있다. 히나마츠리는 여자아이가 있는 집안에서 장차 딸에게 닥칠 나쁜 액운을 막기 위해 시작한 ‘인형장식’ 풍습으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서울의 북촌이라고 하면 ‘아! 조선시대 기와집이 남아 있는 전통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쿄에도 그런 곳이 있을까? 있다. 에도시대(江戸時代, 1603-1868)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카와고에시(川越市)가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전통 일본 거리다. ‘작은 에도 카와고에’라고 부르는 이곳은 신주쿠에서 50분, 이케부쿠로에서는 30분 정도면 닿는 곳으로 도쿄 도심에서 가까워서 인지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필자가 이곳을 찾은 것은 이틀 전(19일), 월요일로 평일인데도 에도거리의 분위기를 즐기고자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 거렸다. 상인들 말로는 주말이면 특히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도 없다고 한다. 카와고에시(川越市)는 에도시대에 에도성(江戸城) 북쪽의 방어기지로 정치적, 군사적으로 요충지였다. 지금도 당시의 풍경을 간직한 건물들이 꽤 남아있는 이곳 거리를 걷다보면 숨 막힐 것 같은 고층빌딩 숲에서의 답답한 느낌은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짐을 느낀다. 이곳은 메이지 26년(1894)에 대화재를 겪은 이래 마을 사람들은 내연성이 뛰어난 쿠라주크리(蔵造り: 일본 전통 건축의 하나)식으로 건물을 짓기 시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