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손으로 글을 쓰고 메모를 한다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나 역시 그랬다. 남들 놀 때 놀고 싶고, 남들 잘 때 같이 자고 싶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 교도관으로 취업을 했다. 하지만 늘 실수의 연속이었다. 일과 관계가 내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어느 날 기억만 잘 해도 무슨 일이던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교도관은 잘 기억해야 하는 직업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기억력이 좋지 않던 나는, 메모와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글로 써놓고 보면 아무래도 더 잘 기억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메모와 기록을 한 지도 벌써 약10년이 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10년 전의 내 모습과 10년 후의 지금 내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주위사람들은 내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내가 한 일에 인정도 해주었다. 평범한 나도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때서야 메모과 기록은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메모와 기록을 예전 방식의 올드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전혀 아니다. 오히려 시대가 발달할수록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역사 속 인물들의 말실수 잔혹사, 역사를 오늘의 교훈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한 이야기 『조선의 역사를 바꾼 치명적 말실수』가 출간되었다. 《법구경》에는 모든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고 전한다.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라는 경고도 한다. 나무옆의자에서는 역사를 오늘의 교훈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여 한 마디 말로 화를 자초했던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소설처럼 재구성한 조선시대 리더들의 설화 스캔들 24장면을 담은 신간 『조선의 역사를 바꾼 치명적 말실수』를 펴냈다. 실패한 실력가는 말로써 화를 자초한다. 이 책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들 역시 역사 속 인물들의 말실수를 통하여 자신의 언행을 살피는 계기를 마련해볼 수 있다. 『조선의 역사를 바꾼 치명적 말실수』, 이경채 지음, 나무옆의자 출판 <자료제공: 국회도서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민국의 독립, 생존, 발전, 그리고 현재의 위상을 고려해 볼 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국가를 단 한 국가만 꼽는다면 어느 나라일까? 아마 많은 이들은 미국을 선택할 것이다. 미국은 1948년 12월 제3차 유엔총회에서 대한민국 승인을 견인했고, 6·25전쟁 후 세계 최극빈국 한국이 재건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한국의 경제를 세계경제 구조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 미국은 일제강점하 한국인들의 핍박과 고난을 외면하기도 했고, 미국의 국익과 부합하지 않는 한국인들의 강력한 독립 의지를 주저앉히기도 했다. 냉전기 미국은 북한에 대한 안보정책에서 한국과 갈등했으며, 한국의 군사정권을 지원함을 따라 한국의 민주화를 지연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105인사건’을 국제적 이슈로 점화시켜 일제강점하 한국인들의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일으키기도 했고, 3·1운동 이후 일제의 잔혹성과 한국인들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미 의회 차원의 움직임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방 이후에는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위한 정치지도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 미국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힘을 보태주었다. 또한 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미스터리, 모험, 판타지, 스릴러, 로맨스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시대의 이야기꾼으로서 놀라운 소설들을 써온 강지영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이 ‘새소설 시리즈’ 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강지영 작가는 흡입력 있고 기발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심여사는 킬러』 『프랑켄슈타인 가족』 『어두운 숲 속의 서커스』 『하품은 맛있다』 『개들이 식사할 시간』등의 작품을 통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의 나라에 판권이 수출되었으며, 웹툰을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 기획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활력 있는 작가로 떠올랐다. 강지영 작가의 압도적인 퍼포먼스이자, 한국 장르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만한 『살인자의 쇼핑몰』의 배경은 인터넷 쇼핑몰 창고다. 이곳에서 숨 막히는 약탈 누아르가 펼쳐진다. 주인공 ‘나’는 삼촌의 죽음으로 대신 쇼핑몰 창고를 지키게 되고, 창고의 수상한 물품들을 약탈하기 위해 사람들은 차례차례 쳐들어온다.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알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약탈자들의 정체와 쇼핑몰의 비밀에 관한 실마리를 점차 풀어나가는데……. 단 몇 시간 동안 진행되는 숨 막히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투자의 주체는 기업이지만 정부 또한 투자를 한다. 정부는 인프라를 건설하고 장기 경제성장에 필요한 교육 및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미래 세대에 빚을 남기지 않겠다는 싱가포르를 제외한 나머지 아세안 국가들은 재정수지가 적자이며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저개발국에서 재정수지 적자가 많다.”(115p.) 《아세안의 시간》은 1991년부터 20년 이상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기업의 동남아진출을 연구했던,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경제통계학부 박번순 교수가 자신의 연구들을 집약해서, 이 책의 부제처럼 ‘동남아시아 경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그려냈다. 비교적 쉽게 쓰였지만 수치 비교가 많이 나오는 전문적인 지역연구서이다. 머리말에서 우리가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 고소득국에 진입하고 민주화를 이루는 기간 동안 우리 경제의 주요 교역국들의 변화를 간략하게 정리하면서 우리 경제에 있어 아세안의 위치와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를 따라가 보는 게 어쩌면 이 책에 대한 좋은 소개가 될 것이다. 우리가 1960년대 수출주도형 공업화 정책을 시작했을 때 주요시장은 미국과 일본이었고 1971년 총수출의 50%가 미국행이었다. 70년대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나는 늘 반응만 하기에 바쁘게 살아왔다. 누군가 이렇다하면 이렇게 바꾸고, 저렇다하면 저렇게 바꿔왔다.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실패하고 싶지 않은 조바심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한 지도자들, 사상가들, 예술가들, 운동선수들, 그리고 공상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힘이 있다. 바로 스틸니스다. 스토아 철학에 바탕을 둔 『에고라는 적』으로 자기계발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라이언 홀리데이는 오랜 탐구 끝에 스틸니스, 곧 내면의 고요가 바로 성공의 열쇠임을 밝혀냈다. 스틸니스는 분노를 이겨내게 하고, 주의를 산만하게 하지 않으며 위대한 통찰력을 발견하게 만든다. 행복을 성취하고 옳은 일을 하게 한다. 라이언 홀리데이는 이 책의 목적이 우리 안의 고요를 어떻게 끄집어내 활용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공자, 예수, 석가모니, 존 스튜어트 밀에서부터 야구선수 오 사다하루, 윈스턴 처칠, 작곡가 존 케이지, TV 프로그램 진행자 프레드 로저스 등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사상가를 비롯해 현대 인물들까지 두루 살핀다. 나아가 동서양의 고대 철학을 넘나들며 시와 소설, 과학적 연구에도 의지하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천자를 꿈꾼 공자의 ‘비전’ 위기의 순간마다 찾아오다, 카이사르의 ‘행운’ 제국을 빚더미에 올린 펠리페 2세의 ‘근면’ 전쟁과 폐허의 악마 발렌슈타인의 ‘공포’ 프랑스를 파멸로 이끌다, 그루시의 ‘맹목’ 금융계의 나폴레옹, 로스차일드의 ‘혁신’.…… 인간은 누구나 크고 작은 조직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지도자를 만나 관계를 맺는다.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이들의 지도력은 사회가 발전하는 속도와 진행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종국에는 역사를 바꾼다. 이 책은 역사의 주목을 받았던 열두 명의 인물을 추적하여 존경 받는 지도자의 표상과 그 반대의 사례들을 ‘열쇳말’로 집약하여 소개한다. 늘 군대의 선봉에 섰던 알렉산더 대왕의 ‘솔선수범’과 도덕국가를 꿈꿨던 공자의 ‘비전’, 출신이 아닌 능력만으로 사람을 평가했던 칭기즈칸의 ‘개방’적 사고, 삶에 어둠이 드리워진 순간에도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마키아벨리, ‘공포’로 조직을 다스렸던 발렌슈타인 그리고 관료제의 폐해를 온몸으로 겪은 합스부르크 제국의 펠리페 2세의 ‘근면’…… 이들의 사례를 통해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역사적 사건을 복기하고 더 나아가 무엇이 이들을 성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가장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고, 가장 똑똑한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동물이 살아남는다." (31p.) 1억 9천만년 전에 태어난 모기는 지구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동물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공격하고 질병을 옮긴 동물이 모기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기를 살인자라 한다. 모기는 흡혈곤충이다. 이 책은 모기가 어떻게 지구상의 질병과 죽음을 야기하고 더 나아가 인류 문명에 일조해 가며 인류 역사를 바꾸어가는지 그 여정을 역사책 기술하듯이 상세하고 적나라하게 잘 보여 주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은 모기가 서부나일바이러스(west nile virus), 지카바이러스(zica virus), 치쿤구니야바이러스(chikungunya virus)를 옮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모기 노출 위험에 움츠러들고 무서움에 떨고 있다. 암모기만 사람을 공격하며 질병을 옮긴다. 모기가 옮기는 대표적인 질병으로는 말라리라(열원충, malaria), 황열, 뎅그열, 사상충(코끼리피부증)이 있다. 이 중 말라리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도록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며 경제·사회적 손실을 입혔다. 역사학자 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뉴욕 프레스비테리안 병원의 의사인 맷 매카시는 ‘슈퍼버그’와 전쟁 중이다. ‘슈퍼버그’는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를 말한다. 맷 매카시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슈퍼버그에 맞설 새로운 항생제 임상시험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 임상시험의 과정은 그야말로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숨 가쁜 순간이다. 이 책은 그 여정의 충실한 기록이자, 생과 사의 순간을 오가며 치열하게 싸우는 한 의사의 솔직한 고백이다. 이 책에서 맷 매카시 박사는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에서부터 종종 토양에서 발견되고는 하는 혁신 신약의 개발, 첨단 유전자 조작 기술인 크리스퍼에 이르기까지 박테리아와 항생제의 역사를 살핀다. 이를 통해 역사적으로 항생제 분야에서 인류가 믿기 힘들 만큼의 획기적인 발전을 어떻게 이루었으며 동시에 21세기의 지금, 어째서 인류가 감염병에 극도로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맷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흐름출판,2020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6세기 폴란드의 상류층은 손님을 배웅할 때 아쉬움의 표현으로 손님이 타야 할 말을 숨기거나 마차의 바퀴를 빼놓는 방법으로 출발을 지연시켜야 예의가 바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14세기 유럽인들은 목욕이 성적 욕구를 불러일으킨다고 믿어서 씻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손님을 배웅할 때 아쉬운 마음에 자동차 바퀴를 빼두고, 거의 씻지 않은 상태로 공동체 생활을 한다면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함께 경우 없는 사람이란 평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서양식 생활 예절과 이러한 풍습이 생겨난 배경 역사를 살펴보며 당시 ‘매너’로 여겨졌던 행동의 당위성을 여러 예시를 들어 보여 준다. 더불어 저자는 인터넷 세상에서 익명성에 힘입어 예의 없이 행동하는 요즘 사람들을 중세 기사들의 무절제한 태도에 빗대며,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개인이 지녀야 할 예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권한다. <매너의 문화사> 매너라는 형식 뒤에 숨겨진 짧고 유쾌한 역사 , 아리 투루넨, 마르쿠스 파르타넨 지음 ; 이지윤 옮김, 지식너머 <국립중앙도서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