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사람이 전기를 만들었다 / 전기가 편리함을 낳았다 편리함이 비만을 불렀다 / 그런가? 전기를 줄이자 사람이 전기를 늘렸다 / 전기가 CO2를 늘렸다 CO2가 재해를 늘렸다 / 그런가? 전기를 줄이자 하지만, 전기를 줄이면 편리함이 사라진다 편리함이 사라지면 시간이 줄어든다 시간이 줄어들면 돈이 줄어든다 돈이 줄어들면 행복이 줄어든다 과연 그럴까? - 야후제팬, “비전화공방(非電化工房)” 누리집- 한국에서는 좀 생소한 “비전화공방(非電化工房)”이라는 것이 일본에서는 꽤 알려졌다. 풀이하면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물건(도구)’라고 해야 얼른 이해가 쉬울 것이다. 비전화공방(非電化工房)이란 전기를 절약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것은 애시당초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사용하자는 것으로 이러한 주장에 대해 슬슬 일본 사회에서 호응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비전화공방(非電化工房)의 선구자는 아무래도 후지무라 야스유키 (藤村靖之, 1944~) 씨를 들 수 있다. 일본의 발명가인 그는 오사카 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으로 공기청정기 등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사용가능한 많은 발명품을 만들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일본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월요일 곧 8일은 일본의 “성인의 날(成人の日)” 이었다. 일본의 “성인의 날”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새롭게 성인이 되는 미성년자들이 부모님과 주위의 어른들에게 의지하고 보호받던 시절을 마감하고 이제부터 자신이 어른이 되어 자립심을 갖도록 예복을 갖춰 입고 성인식을 치루는 날”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스무 살을 먹는 젊은이들의 잔치인 성인의 날은 1999년 까지는 1월 15일 이던 것이 2000년부터는 1월 둘째 주 월요일로 정해 무술년 올해는 1월 8일(월)이 성인의 날이었다. 이날 스무 살이 되는 사람들은 여성들은 하레기(晴れ着)라고 해서 전통 기모노를 입고 털이 복슬복슬한 흰 숄을 목에 두른다. 그리고 남성들은 대개 신사복 차림이지만 더러 하카마(袴,전통 옷)차림으로 성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이날 행사를 위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단장을 해야 하므로 시간과 돈이 어지간히 든다. 하지만 생에 단 한번인 스무 살 의식을 위해서라면 그깟 돈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성인식을 마친 여성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시내를 누비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그렇다면 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무술년 개띠해가 밝았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음력설을 쇠는 한국인에게는 아직 새해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일상에서 서력(西曆)을 쓰다 보니 2017년에서 2018년으로 바뀐 것은 틀림없다. 더욱이 매스컴에서는 보신각종을 타종한다든지 새해 해돋이를 보러 떠나는 사람들을 보도하는 통에 우리도 모르게 음력설을 쇠면서도 새해 인사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실제 한국에서 새해는 2월 15~17 3일간을 보내면서 실감할 것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는 양력설을 쇠기에 이번 주 내내 명절 분위기다. 일본이 양력을 일상생활로 끌어 들인 것은 명치정부(1868년) 때부터이다. 특별히 양력을 써서 불편한 것은 없지만 둥그런 보름달을 기준으로 하는 정월 대보름이라든지 한가위의 둥근 보름달 같은 것은 양력 정서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어쨌거나 지금 일본은 설 분위기다. 설을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것은 집 안팎에 내건 장식품들을 통해서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을 들라하면 집 대문에 거는 시메카자리(しめ飾り), 시메나와(注連, 금줄), 카도마츠(門松, 대문 앞에 세워두는 장식 소나무), 카가미모치(鏡餠, 집안에 진설하는 찹쌀떡) 따위를 들 수 있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신사(神社)의 나라 일본은 인생의 중요한 통과의례를 모두 이곳에서 한다. 아기가 태어나 1달 이내에 신사 참배하는 미야마이리(宮参り), 아이들이 3살, 5살, 7살이 되면 신사 참배하는 시치고상(七五三), 성인식(成人式), 결혼식(結婚式) 따위를 주로 신사에서 맡아한다. 그 가운데서 특히 새해에 처음으로 하는 신사참배를 ‘하츠모우데(初詣)’라 부른다. 하츠모우데는 새해 정초에 신사나 절에서 건강과 한 해의 소원성취를 비는 행사이다. 그래서 이맘때쯤이면 인터넷에서는 전국의 유명한 신사(또는 절)를 소개하느라 야단법석이다. 2006년 경찰청 집계를 보면 1위가 메이지신궁(明治神宮, 도쿄, 310만 명), 2위 나리타산 신승사(成田山新勝寺, 치바현, 275만 명) 3위 후시미이나리대사(伏見荷大社, 교토, 269만명)..... 8위 다자이부천만궁(太宰府天宮, 후쿠오카, 200만 명) 등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이러한 경찰청의 전국 10위권 신사참배 통계는 2009년부터는 중지하기로 했는데 이는 집계방법의 정확성을 들어 각 신사에서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이 이유다. 그 만큼 하츠모우데 순위를 매기는 것은 매우 민감한 일이다. 일본의 정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개는 사회성이 있는 충실한 동물입니다. 사람과 교제가 아주 오래되었고 친밀한 동물이지요. 또 개는 새끼를 쉽게 낳는다고 해서 일본에서는 안산(安産)에 좋은 날이 개날(戌日)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내년의 무술년(戌年)을 맞아 일본의 인터넷 누리집에 올라 있는 개띠 해에 관한 이야기다. 개띠 해를 앞두고 일본에서는 개 모습이 담겨 있는 연하장 판매가 한창이다. 3주전 후쿠오카의 한 쇼핑몰 문구 코너에는 개띠 해 그림을 새겨 넣은 연하장을 고르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이제 슬슬 연하장을 보낼 계절이다. 한국에서는 과거 연말연시에 연하장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바일 시대라 연하장을 주고받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선 나부터도 그러하니 말이다. 연하장은 대개 전문회사에서 만든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판에 박힌 우체국 엽서가 아닌 자신만의 독특한 엽서를 만들어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자녀가 결혼을 했으면 결혼사진을, 아기가 태어나면 방긋 웃는 아기사진을, 파리여행을 했으면 에펠탑 아래서 찍은 사진 등을 연하장 엽서에 새겨 마치 ‘저희는 한해를 이렇게 살았습니다.’는 마음을 전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어느덧 한 해가 기울어 12월도 중순에 이르고 있다. 이 무렵이 되면 일본사람들은 새해맞이로 바쁘다. 특히 설날을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쇠는 까닭에 백화점이나 편의점 등에는 설날 선물을 미리 준비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 코너를 따로 마련해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 입구 같은 곳에는 설날 가족들이 먹을 “오세치요리(お節料理)”를 미리 주문 받기 위한 임시 접수처도 분주하다. 한국인들이 설날에 해먹는 음식이 있듯이 일본도 설날을 맞아 먹는 음식이 있는데 이를 오세치요리(お節料理)라고 한다. 요즈음은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집 보다 백화점이나 인터넷 등에서 주문해서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 후쿠오카의 한 백화점에는 오세치요리의 견본품을 즐비하게 선보여 고객들의 주문을 받고 있었다. 오세치요리에 쓰는 재료는 대부분 연기(緣起)라고 해서 음식 자체보다는 장수, 부자, 자손번영 같은 것을 의미하는 재료가 쓰인다. 새우는 허리가 굽을 때까지 장수하라고 쓰며, 검은콩은 인생을 성실하게 살고, 노란 밤조림은 황금색이 의미하듯 부자를, 청어알은 자손 번성을 뜻하는 식으로 재료 하나하나에 깊은 상징성을 새기고 있는 것들이 대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오늘은 기모노를 입어 보는 날입니다. 저희는 사가여자단기대학(佐賀女子短期大學) 2학년입니다. 기모노 입는 것은 공부의 하나입니다만...” 형형색색의 기모노를 입은 어여쁜 여학생들이 재잘거리면서 구코가가(舊古賀家)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기에 무슨 날인가를 묻는 필자에게 여학생들은 그렇게 답했다. 구 코가가(舊古賀家)는 사가시(佐賀市)에 있는 옛 일본집으로 지금은 역사민속관으로 쓰고 있는데 사가지방의 옛 주택 형태를 보여주는 한편, 기모노 교실 등 공간이 필요한 일반인들에게 장소를 빌려주고 있다. 구 코가가(舊古賀家)는 코가은행을 세운 메이지시대의 실업가인 코가젠페이(古賀善平)가 살던 집이다. 코가 씨는 메이지 18년(1885)에 환전상을 시작한 이래 코가은행을 설립하여 큐슈의 5대 은행으로 키울 만큼 큰 규모로 성장시켰다. 지금은 민속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이 집은 금융업으로 돈을 번 코가 씨가 은행 옆에 지은 주택으로 무사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당시로서는 고급 주택이다. 사가시역사민속관은 서울의 남산한옥마을처럼 사가시의 옛 집을 개보수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집으로 현재는 코가가(古賀家)를 비롯하여, 구우시지마가(牛島家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교토는 지금 단풍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동복사(도후쿠지, 東福寺)는 단풍의 명소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특히 츠텐쿄(通天橋)에서 바라다보는 경치는 관광객들에게 최고 인기 장소로 이곳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초만원이다. 밀려드는 사람들이 앞 다투어 사진을 찍으려고 하다 보니 사고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동복사 쪽에서는 지난해부터 아예 이곳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이러한 주의사항을 어기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동복사 쪽에서는 한숨을 쉬고 있다. 천년고찰 동복사는 서기 924년 후지와라(藤原忠平) 씨의 보리사로 중세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대가람으로 성장했으나 명치정부의 폐불훼석(廃仏毀釈, 불교탄압)으로 그 규모가 많이 축소되었다. 하지만 경내에 2천 그루나 되는 단풍나무가 늦가을에 붉게 물들어 일본 최고의 단풍명소로 찾는 이들이 많다. 많을 때는 하루 3만 5천 명 정도가 동복사를 찾는다고 하니 비명을 지를 만도 하다. 교토의 단풍은 동복사 뿐만이 아니다. 천년 고도(古都)였던 만큼 청수사(기요미즈데라, 清水寺)를 비롯한 숱한 절들이 일일이 열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추운 겨울에는 온천이 그만이다. 화산활동이 많은 일본은 그 만큼 온천도 많다. 겨울로 접어들면서부터 부쩍 여행사라든가 호텔 업계를 중심으로 각 지역의 선호도 높은 인기 온천을 앞 다투어 소개하는 코너가 많다. 특히 2016년부터는 일본 온천의 활성화를 위하여 일본정부의 환경성(環境省)이 직접 나섰다. 환경성에서는 전국 지자체의 협력을 얻어 ‘온천과 자연을 살리는 지역의 매력 향상’이라는 주제로 ‘2016 온천 총선거’를 실시했다. 전국 단위의 행사로 열린 이번 행사는 전국적으로 1,434개소의 온천이 참여하여 환경대신상(우리로 치면 환경부장관상), 부문별상, 미디어상 분야로 나눠 인기 온천을 뽑았다. 말 그대로 ‘우리지역에서는 우리 온천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진 쟁쟁한 온천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2016년 일본 최고의 온천으로 뽑혀 환경대신상을 수상한 온천은 시마네현 마츠에시(島根県 松江市)의 다마즈쿠리온천(玉造溫泉)이다. 다마즈쿠리온천의 역사는 나라시대(710~794)까지 거슬러 올라가며。《이즈모국풍토기(出雲国風土記, 733년 완성)》,에도 나올 만큼 역사가 깊다. 다마즈쿠리온천은 숙박과 식사 2끼를 합쳐 1박당 1인요금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거리는 온통 은세계다. 들에도 산에도 나뭇가지에도 온통 흰 눈 세상인 나가노에 시마자키 도송(島崎藤村, 1872~ 1943)은 지인의 초대로 여행을 한다. 때는 크리마스 무렵이다. 나가노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일본의 지붕 나가노 지방은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시카자키 도송은 그곳의 측후소에서 기사로 일하는 지인의 초대로 그곳에 머물면서 눈 덮인 마을과 그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스케치하듯 그려나간다. 물론 펜으로 말이다. 하루에 두 번이나 눈을 치워도 쌓이는 눈은 어쩔 수가 없다. 마을사람들의 일과는 마을 안팎에 쌓인 눈을 치우는 일이다. 여기저기서 눈을 쓸 때 휘날리는 눈보라가 마치 자욱한 안개 같다. 마을이 온통 흰 안개로 뒤덮이는 저녁 무렵, 작가는 방안에서 밖의 움직임에 귀를 종긋한다. 다각다각다각...일본의 나막신인 게다 발자국 소리가 나서 자신의 집에 찾아오는 손님인가 하고 예의 주시해보면 한갓 스쳐지나가는 행인들의 발자국 소리다. 작품에 나오는 짚신, 게다(일본 나막신), 마부, 마차, 호롱불, 측후소, 기차... 같은 낱말들이 정겹다. ‘치쿠만강의 스케치’를 읽고 있자면 메이지시대(1868~1912)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