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여행은 사람을 깊어지게 한다. 남도여행을 떠난 40인의 디자인 이끄미(리더)들도 그랬다. 남도 구석구석을 다니며 다양한 문화유산을 접하고, 이를 인문학적 감성으로 해석하면서 영감을 얻었다. 디자인하우스에서 펴낸 이 책, 《남도가 정말 좋아요》는 우리나라 디자인 이끄미 40인이 각각 40군데의 남도 여행을 다녀온 기록을 엮은 책이다.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40인의 의자’라는 모임을 결성해 매주 한 번 인문학을 공부했고, ‘남도’를 정신적으로 가장 윤택한 땅이자 한반도에서 가장 미학적인 고장이라 여겨 40군데로 여행을 떠났다. 이들이 저마다의 감성으로 본 남도는 풍요롭다. 땅은 넓지 않아도, 켜켜이 쌓여있는 인문학의 두께는 넓이를 압도한다. 풍경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가 끝이 없고 알아갈수록 매력적인 고장이 남도이다. 그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해남 윤씨 고택의 사랑채, 녹우당이다. 해남 윤씨 고택은 윤효정이 당시 해남 땅의 부호였던 해남 정씨와 혼인하면서 자리를 잡았고, 윤선도 대에 이르러 사랑채를 옮겨지어 완성했다. 이 사랑채는 어린 시절 윤선도에게 학문을 배운 효종이 왕위에 오른 뒤 하사한 집에 있던 것으로, 윤선도가 효종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살아생전 나라위해 독립운동 실천하신 삼각산아 대각사 창건주 용성대선사 85주기 추모다례제 음성공양을 올립니다” 어제 낮 11시 서울 종로3가 대한불교조계종 대각사(주지 종원 스님) ‘독립운동가 백용성조사 열반 제85주기 추모음악회’에서 회심곡이 울렸다. 대각사 누리집에는 “대각사는 민족해방운동을 위하여 용성조사께서 창건하신 절로 용성조사의 전법의 땅이며, 열반의 땅이고, 깨우침의 땅이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대각사가 3ㆍ1독립운동의 성지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용성 스님은 만해 한용운 스님과 함께 3ㆍ1만세운동 때 불교 대표로 참여하였고, 서대문 감옥에서 3년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또한 스님은 한문으로 되어 있던 불경을 한글로 뒤쳤으며, 민족정신 말살정책의 하나로 시행하고 있던 왜색불교의 폐단을 지적하고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건백서(建白書)를 2차에 걸쳐서 제출하여 전통불교의 맥을 계승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훌륭하신 용성 스님이 열반하신 지 벌써 8년 대각사에서는 잊지 않고 추모음악회를 연 것이다. 이날 추모음악회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판소리 노은주 명창이 <회심곡(悔心曲)>을 부른 것이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상설전시관 감각전시실 ‘공간_사이’를 새롭게 조성하고 3월 21일(금) 공개했다. ‘모두가 함께하는 박물관’을 향한 새로운 공간 ‘공간_사이’는 상설전시관 조각공예관 3층 청자실과 금속공예실 사이에 있다. 금속공예실의 주요 전시품이기도 한 한국의 범종 소리를 주제로 공간을 구성하고 이를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공간_사이’는 다양한 세대, 국적, 장애 유무, 박물관 경험 정도의 차이 등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관람객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두 개의 전시실 사이 공간이면서 여러 관람객들 사이를 이어주는 의미를 공간에 담았다. 교육관에서 상설전시관으로, 접근성을 확장하다 ‘공간_사이’는 2023년에 조성된 ‘공간 오감’(시각장애인도 함께 즐기는 공감각 전시 학습 공간)과 연결선상에서 기획되었다. 그러나 ‘공간 오감’이 교육관에 위치해 특정 참여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적 성격을 가진 것과 달리 ‘공간_사이’는 상시 개방되는 공간인 상설전시관에 조성되어 누구나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서 성격을 가진다. 특정 대상을 위한 특정한 공간이 아닌 다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나ᇿ 3월 18일부터 오는 4월 13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7 ‘모두예술극장’에서는 연극 <젤리피쉬>를 무대에 올리고 있다. 모두가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다양성과 포용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모든 관객에게 새롭고 깊은 울림을 전한다. 특유의 활기와 섬세함으로 무대를 이끌어갈 <젤리피쉬>의 배역, 생동감 넘치는 연기력으로 무대를 주도할 '켈리' 역에 무용수 출신의 배우 백지윤, 딸을 지키려는 불안과 모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어머니 아그네스'역 정수영, 켈리를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을 보여줄 '날' 역 김바다ㆍ이휘종, 솔직함과 엉뚱함을 오가는 '도미닉' 역 김범진이 무대에서 열련한다. 장애예술과 비장애 예술이 함께 만들어내는 통합적 무대! 웃음과 감동 속에 사랑의 의미, 개인의 삶과 권리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제시할 특별한 순간을 보여준다. 제작에는 원작에 벤 웨더릴(Ben Weatherill), 프로듀서에 석재원, 연출에 민새롬, 번역에 이인수, 드라마터그에 신재훈, 안무에 고권금, 음악에 이진욱, 무대ㆍ소품디자인에 최영은, 조명디자인에 이현규, 음향디자인에 이원만, 의상디자인에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해마다 선보이는 갤러리위(GALLERY We SUJI,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호수로52번길)의 봄맞이 소품 전시 '봄소품'이 3월 6일부터 열린다. 봄소품은 20호(73x61cm) 미만의 비교적 작은 작품만 전시한다. 작은 틀 안에 무한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품은 부담 없는 크기와 값, 작은 화폭에 집약시킨 세밀한 작가 미학으로 관람의 즐거움과 수집의 기쁨을 모두 충족시키는 매력을 가졌다. 크기가 작다는 것은 결코 그 깊이와 값어치를 제한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고, 작가의 의도와 감정을 밀도 있게 담아낸다. 한눈에 들어오는 크기 덕분에 관람객은 작품과 더 가까이 마주할 수 있고, 작은 세부 요소 하나하나는 더욱 선명하게 빛난다. 이번 전시에는 권용래, 김덕용, 김산, 김세중, 손정기, 유아영, 이나진, 이운, 장희진, 정윤영, 조이경, 최영욱, 허필석 등 13인의 작가가 참여해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크기의 제약을 넘어 농축된 이야기들이 주머니 속 보석처럼 작지만, 절대로 가볍지 않은 빛을 전할 것이다. 관람시간은 화요일부터 토요일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 30분까지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쉰다. 다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부산 수영구(구청장 강성태)는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 피나클 어워즈'에서 '광안리어방축제'가 '베스트 친환경 축제 부문'에 뽑혀 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시아 피나클 어워즈'는 해마다 세계축제협회 아시아지부에서 주최하는 권위 있는 행사로 아시아 지역의 우수하고 경쟁력 있는 축제를 발굴하고 시상하는 축제 올림픽이다. 이번에 수상한 '베스트 친환경 부문'은 친환경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축제에 주는 상으로 '광안리어방축제'가 '사람ㆍ환경ㆍ역사ㆍ어방'을 주제로 친환경 축제를 만들기 위해 펼친, '다회용기 전면 사용과 일회용품 없는 축제 운영', '친환경 홍보물 제작', '어방환경체험관ㆍ비치코밍 프로그램'과 같은 다양한 노력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강성태 수영구청장은 "연이은 수상과 관광객들의 높은 만족감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광안리어방축제를 더욱 발전시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축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익산서동축제가 시민과 함께 백제 무왕의 탄생 이야기를 화려하게 재현한다. 익산시와 (재)익산문화관광재단은 '2025 익산서동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무왕행차 행렬(퍼레이드)' 참가팀을 4월 6일까지 모집한다. 올해 무왕행차 행렬은 '왕의 탄생'을 주제로 5월 3일 오후 5∼7시 어양공원에서 중앙체육공원까지 화려하게 펼쳐지며, 행렬 이후 축제의 개막 선언이 이어진다. 특히 이번 행렬은 전문 공연단과 지역 문화예술인, 시민 참가팀이 어우러져 무왕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역사적 의미와 축제의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지역과 국적에 상관없이 10명 이상으로 구성된 단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익산문화관광재단 누리집에서 신청서를 확인하고, 번개글(punnyarts@naver.com)이나 네이버 폼(m.site.naver.com/1DCG2)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참가팀은 행렬 당일 행진과 공연을 선보이며, 심사위원 평가와 관람객 선호도 조사를 통해 우수팀을 뽑는다. 선호도 조사는 빠른 응답, 이른바 정보무늬(QR코드) 방식으로 현장에서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우수팀에게 주는 총상금은 1,000만 원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고려는 삼국시대 이래로 불교가 숭상되었던 불교국가였다. 따라서 전국 곳곳에는 신라시대를 이은 절들과 불상들이 많이 조성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고려시대의 절 건축물은 매우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성되었다. 현재 남아있는 고려시대의 건축물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고려시대 건축물은 부석사 무량수전과 수덕사 대웅전이다. 이 건축물들은 고려시대에 지어진 건축물들 가운데 가장 잘 지은 건축물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이후 지어진 조선시대의 그 어떤 건축물들 보다도 비례감도 좋고, 각 부재들의 가공기법도 뛰어나다. 그런데 고려시대의 조각품들은 남북국시대(통일신라)의 조각품들과는 매우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삼국시대 이래 남북국시대의 조각품들은 불상들의 조각상이 매우 정교하고 비례감이 뛰어난 반면, 고려시대의 조각들은 정교한 비례감은 오히려 떨어지고 그 규모가 커졌다. 이는 지역별 그 지방의 호족들이 자신들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하여, 규모를 강조한 탓도 있겠지만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각도 바뀐 탓이 아닌가 한다. 이를 현대미술과 빗대어 보면 정교한 사실적인 작품들은 너무나 현실적이기에 오히려 급이 낮아보이고, 예술에 추상성을 도입하여 조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예, 사실인가 봐요. 본인이 스스럼없이 미스코리아라고 인정하던데요.” “나이는 얼마나 됐나요?” “1978년에 미스코리아였다니까 아무래도 40은 넘었을 것입니다. 직접 나이를 물어보지는 못했지요.” “K 교수님이 20대로 보았다면 너무 후한 점수를 주신 것 같네요. 어떻게 사십 넘은 여자를 20대로 봅니까?” “아니에요. 같이 있던 다른 두 교수도 동의했답니다. 얼핏 보면 20대로 보인다고.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30대 정도로 보이지요. 그러나 여자 얼굴을 그렇게 자세히 들여다볼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안 믿어지네요. 어쨌든 나중에 한 번 보고 다시 토론합시다.” 교수들은 토론을 좋아한다. 식당 여주인이 20대로 보이는지 40대로 보이는지, 그게 무슨 토론거리인가? 사십 넘은 미인을 20대로 보건 30대로 보건 무엇이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교수들은 별것 아닌 주제를 가지고 토론만 길게 하는 이상한 존재들이다. 벚나무 그늘에서 스파게티를 먹으며 나누는 화제는 주로 원주 이야기였다. 지금은 춘천이 강원도 도청 소재지가 되었지만 원래 원주가 더 컸다고 한다. 기실 강원도라는 이름은 강릉과 원주의 앞 글자를 따랐다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2022년 10월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정조대왕(1752~1800) 탄신 270돌을 기려 ‘독서대왕 정조의 글과 글씨’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세종대왕, 영조 임금과 더불어 조선의 성군으로 일컬어지는 정조대왕은 수원화성을 쌓고 신도시 수원을 건설해 우리에게 물려준 위대한 군주였는데 이 전시회로 우리는 정조대왕의 삶과 철학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전시회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정조의 대표 유물인 《홍재전서(弘齋全書)》 100책이었지요. 독서로 글짓기의 기초를 다진 정조는 나라 경영에 대한 자기 생각과 마음을 담은 글을 많이 남겼습니다. 가족과 신하를 위해 지은 글도 많은데 이를 모두 모아 만든 문집이 《홍재전서》입니다. 유난히 책을 사랑하며 학문정치를 추구했던 정조의 삶과 철학이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모두 184권 100책으로 이루어진 《홍재전서》는 조선 역대 임금이 쓴 책 가운데 가장 많은 분량이며, 펴낼 때 쓴 금속활자는 정조 때에 만든 정리자(整理字)입니다. 내용은 시문뿐만 아니라 신하들과의 응답, 해당관서의 기록에 대한 최종 판결, 재위 기간에 펴낸 서적의 해제 등 다양한 내용의 글이 다수 포함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