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블라디보스톡 이윤옥 기자] 혹한의 땅 만주벌서 떠는 동포의 어린 영혼들 보듬으며 겨레 혼 심어주던 임 살 에이는 시베리아 시린 추위 견뎌내라 다독이던 임 어이타 스물일곱 꽃다운 나이에 이국땅서 숨져갔나요 블라디보스톡 한인촌에 혜성처럼 나타나 여장부의 푸른 꿈 내보이다가 활짝 펴지 못하고 떠나던 날 푸르던 하늘도 구슬퍼 핏빛 비를 뿌리었다네 - 이윤옥 ‘블라디보스톡 한인촌 여장부’- 핏빛 비를 뿌리던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푸르렀다. 가슴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 아래, 신한촌 집터를 걸으며 나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인순 지사의 삶의 흔적을 찾아 블라디보스톡 신한촌을 찾은 것은 어제(24일) 저녁 5시 무렵이었다. 아무르바닷물이 회색빛을 띄던 그 시각 신한촌도 서서히 해가 지고 있었다. 신한촌은 1911년 무렵부터 형성된 곳으로 많을 때는 1만명 이상의 한인들이 살던 곳이다. 이곳은 연해주 독립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나 1937년 한인 강제이주가 시작된 이후 폐허로 변했다. 그 뒤 아파트촌이 들어서서 현재는 당시 한인들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게 변모해버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파트촌 한 구석에 '서울스카야 2A'라는 번지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민 1세대들이 가고 이제 2, 3세대들이 그 뒤를 잇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11월 17일, 제 73주년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로스앤젤레스 대한인국민회 주최로 <독립사적 탐방활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사적지를 찾아 당시 선열들이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를 피부로 느껴보는 현장학습인 것이지요. 도산 안창호 선생 등 초기 이민자들이 오렌지농장 등에서 피땀 흘려 번 돈을 독립자금으로 흔쾌히 내놓았던 현장을 찾아서 이민선조들의 삶을 체험해 봄으로써 우리민족의 미주 이민역사와 그 뿌리를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중요 목표입니다.” 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배국희 이사장이 어제(2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들려준 이야기다. 독립운동의 1번지로 불리는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이번 제73주년 순국선열의 날을 앞두고 부모와 함께 하는 체험활동을 기획했다. 이번 행사는 “뿌리를 찾아 떠나는 독립사적지 탐험활동 콘텐츠 크리에이터 공모전”으로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한 사적지 4곳과 과일농장 1곳을 답사하여 그 체험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출하는 공모전이다. 이번 공모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 안동시(시장 권영세)는 ‘안동 임청각(安東 臨淸閣, 보물 제182호)’을 앞으로 7년(2019∼2025년) 동안 280억 원을 들여 일제강점기 이전의 모습으로 복원ㆍ정비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최근 마무리했다. 안동 임청각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1858~1932년)의 가옥으로 항일독립투쟁 과정에서 독립운동자금 마련 등을 위해 집을 내놓기도 하는 등 애환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자, 9명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역사적인 장소이다. 문화재청은 현재 일제강점기에 중앙선 철로 개설(1941년)을 이유로 훼손되기 이전의 임청각과 그 주변을 옛 모습에 가깝게 복원ㆍ정비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1763년 문집 《허주유고》 속 그림인 ‘동호해람’, 1940년을 전후하여 촬영된 사진과 지적도 등 고증이 가능한 자료를 근거로 종합적인 복원ㆍ정비 계획을 마련하였다. * ‘동호해람’: 석주 이상룡 선생의 조상인 고성 이씨 허주 이종악(1726~1773)이 발간한 문집 《허주유고》 속의 임청각과 그 주변 전경을 묘사한 그림 이번에 마련한 복원ㆍ정비계획은 지난해 11월 2일 임청각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기록물에 대한 쓴소리 4회째는 ‘서훈 받은 가족관계’를 밝혀달라는 내용이다. 인터넷 국가보훈처 → 공훈전자사료관 → 독립유공자정보 → 독립유공자공훈록에 들어가 찾고자 하는 독립운동가 이름을 넣으면 해당 독립유공자의 공훈이 나온다. 예컨대 엄기선(1929-2002) 지사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공훈이 적혀있다. 일부를 소개하면, “1938년 12월경부터 한국광복군(韓國光復軍)의 전신인 한국광복진선청년전지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戰地工作隊)의 공작대열에 오희옥(吳姬玉) 등과 함께 참가하였다. 이들은 일본군내의 한국인 병사에 대한 초모공작의 일환으로 연극이나 무용 등을 통하여 적국의 정보를 수집 보고하는 한편 대원들의 사기를 앙양시켰으며, 중국 국민들에게 조국의 독립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의지를 널리 알렸다. 이때 그는 박영준·이재현·노복선 등의 선배들과 함께 활동하였다. 그 뒤 1943년 2월경부터 중경(重慶)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선전부장으로 활약하던 부친 엄항섭(嚴恒燮)을 도와 중국측 방송을 통하여 임시정부의 활동상황과 중국에서의 일본군의 만행을 동맹국과 국내 동포들에게 알렸고, 일본군 내의 한국인들과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는 한국독립군의 중북 동북지역 3대 대첩을 기념하는 제98주년 한국독립군 봉오동ㆍ청산리ㆍ대전자령 대첩 기념행사가 21(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사)한국독립유공자협회(회장 조영진)와 (사)독립유공자유지계승유족회(회장 김삼열)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기념식은 오진영 서울지방보훈청장, 박유철 광복회장을 비롯한 독립운동 관련 단체장과 광복회원 및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날 기념식은 기념사, 축사, 기념 영상 상영, 성명서 낭독 및 독립군가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한국독립군의 봉오동 전투, 청산리 전투, 대전자령 전투는 국권 상실 뒤 간도 지방 등 동북 3성으로 이주한 민족 지도자와 의병, 민중들로 구성된 한국독립군이 일본군에 맞서 크게 승리한 독립전쟁이다. 무기와 장비는 물론 훈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독립을 향한 불굴의 투혼으로 일본군에 대승을 거둠으로써, 우리 민족의 항일 투쟁의지와 자주독립의 열망을 세계만방에 알렸으며, 일제의 탄압에 신음하던 우리 민족에게 독립의 희망과 신념을 심어주었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호! 슬프다 한민족 사랑하는 조국이요 차라리 칼을 빼 목숨을 끊고 싶어도 이 한 몸 죽음 적이 바라는 피함이요 곡기 끊어 굶어 죽고 싶으나 나라 팔고 이름 사는 일 차마 할 수 없구나 이제 분루 삼키며 하늘 끝 치욕을 받을 것인가 끝내 힘 길러 밝은 결과를 보겠는가 – 국립서울현충원 ‘이상룡 선생 무덤 빗돌에 새겨 있는 글’- 국혼(國魂)은 살아있다 국교(國敎) 국학(國學) 국어(國語) 국문(國文) 국사(國史)는 국혼(國魂)에 속하는 것이요, 전곡(錢穀) 군대(軍隊) 성지(城池) 함선(艦船) 기계(器械) 등은 국백(國魄)에 속하는 것으로 국혼의 됨됨은 국백에 따라서 죽고 사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국교와 국사가 망하지 아니하면 국혼은 살아 있으므로 그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 - 국립서울현충원 '박은식 선생 무덤 빗돌에 새겨 있는 글'- 국립서울현충원 임정묘역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의 생생한 어록이 빗돌(비석)에 새겨져 있어 찾는 이의 마음을 숙연케 한다. 이렇게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박은식, 이상룡, 신규식, 노백린 장군 등의 유해는 1993년 8월 10일 중국에서 그 유해를 모셔와 2018년 10월 16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최근 가짜 독립운동가들이 진짜 행세를 하면서 국립현충원에 버젓이 묻히는가 하면 유족연금을 수십 년에 걸쳐 타먹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언론을 통해서 듣고는 씁쓸한 마음을 금치 못한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진짜 독립운동가 유족이 생업을 팽개치고 가짜 독립운동가를 가려내야하는 현실이다. ‘국가보훈처, 가짜 독립운동가 4명 서훈 취소(2018.9.14.)’라는 제목의 오마이뉴스 기사는 경악을 떠나 ‘국가보훈처’의 존재감마저 회의감을 들게 한다. 문제는 20년 전 김정수 등 가짜 독립운동가를 고발한 김세걸(71, 독립운동가 김진성 선생의 장남, 현 서울 노원구 거주)씨가 한 말이다. "문제를 제기한 지 20여 년이 지나서야 서훈을 박탈했다."는 늑장대처가 더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 기자는 10여 년 전부터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글을 쓰면서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의 ‘기록’에 문제가 있음을 심각하게 느껴왔다. 일반인들이 독립운동가의 기록을 접하려면 싫든 좋든 국가보훈처 기록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주변에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로부터 기자가 겪은 ‘문제점’을 수없이 들어왔지만 바쁘기도 하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백년편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2019년)을 맞아 쓰는 편지글 형식의 글입니다. 2019년 4월 13일까지 계속 접수를 받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문의 : 02 -733-5027】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글로써 선생님을 만나 뵙습니다.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연락할 수 있는 21세기에서 장문의 편지를 쓴다는 것은 너무나 어색합니다. 그러나 선생님을 만나고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오랜만에 편지를 써보게 됩니다. 제 소개가 많이 늦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청년 김성찬입니다. 제가 선생님께 직접 편지를 쓰게 된 것은 얼마전 8월 15일 광복절을 얼마 앞두고 우연히 뉴스를 보았습니다. 바로 선생님에 대한 뉴스였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핵심 인사인 선생님의 생가가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거리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기에 곧장 선생님의 생가를 직접 다녀왔습니다. 선생님 생가가 위치한 함평군 신광면 구봉마을에는 선생님을 모셔놓은 사당과 기념관 그리고 상해에 있는 임시정부청사를 그대로 옮겨놓은 건물이 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번 제73돌 광복절을 맞아 98년 전 배화여학교(현, 배화여자고등학교)에 다니던 이 학교 6명의 소녀들이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어 기쁩니다. 배화여학교의 독립운동은 3.1만세운동 1주년 때인 1920년 3월 1일 일어났습니다. 당시 배화여학교에는 독립정신이 투철하신 남궁 억(1863-1939, 1977, 독립장 추서), 김응집(1897-1937, 2008, 건국포장 추서), 차미리사(1880-1955, 2002, 애족장 추서)와 같은 민족의식이 강한 교사들이 있었습니다.” 이는 배화여자고등학교 오세훈 교장의 이야기다. 오세훈 교장은 지난 9월 12일 수요일 낮 3시, 미리 약속하고 찾아간 기자를 만세운동 자료실로 안내했다. 배화여고 만세운동 자료실에는 벽면 가득히 만세운동 당시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유리 진열대 속에는 졸업장 등 당시 학생들의 자료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번 8.15 광복절에 국가보훈처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6명의 배화여학교 출신의 여성독립운동가는 김경화(金敬和), 박양순(朴良順), 성혜자(成惠子), 소은명(邵恩明), 안옥자(安玉子), 안희경(安喜敬) 지사다. 배화여학교의 만세운동은 191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머님(곽영선 지사)은 여장부셨습니다. 어머님은 숭의학교 시절 만 열여섯살 나이에 만세운동에 참여하신 그 정신을 평생 지니고 사셨지만 딸들에게는 크게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님은 평생 아버님과 함께 이웃을 챙기고 베푸는 삶을 사셨습니다. 아버님이 의사였지만 돌아가셨을 때는 무료 진료하신 외상 장부 40권만 남기고 돌아가셨을 정도였으니까요. ” 이는 곽영선(1902.3.1.~1980.4.8.)지자의 따님인 장금실(80살) 여사의 말이다. 올해 8.15 광복절을 맞아 국가보훈처는 25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새롭게 독립유공자로 선정했으며 곽영선 지사(애족장, 추서)는 그 가운데 한 분이다. 기자는 어제(20일, 목요일) 낮 2시 쯤 경기도 광주에 살고 있는 곽영선 지사의 따님인 장금실 여사를 만났다. 약속 시간에 맞춰 찾아간 장금실 여사 댁은 창문 너머로 지리산을 떠올리게 하는 푸른 숲이 가득한 조용한 아파트였다. 이곳에 미리 와서 기다리던 동생 장연실(76살)여사와 셋이서 마주앉은 기자는 99년 전 어머니 곽영선 지사의 숭의학교 시절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은 1980년입니다. 아버지가 그 1년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