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고은형 기자]지난 11월 11일 11시, 충주에 있는 우리한글박물관에서는 아주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한글학자 김슬옹 박사가 이끄는 《훈민정음 해례본》 강독 5기 졸업식이 그것이다. 이번 졸업생들은 지난 8주간 김슬옹 박사의 강의를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한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훈민정음 해례본》 강의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한글문화연대 활짝 강의실에 8주 동안 이뤄졌으며 훈민정음 창제 동기와 배경, 제자해, 초성해, 중성해, 종성해, 합자해, 용자례를 배웠다. 이어 해례본에 담긴 음성과학과 동양철학의 융합적 가치를 익혔으며 교육생들은 뜻깊은 졸업식을 위해 충주 우리한글박물관으로 향했다. 졸업식을 11월 11일 11시로 잡은 것에 대해 김슬옹 박사는 11의 수, 셋을 각각 합치면 333이 되므로 이는 천지인 삼재와 초중종의 조화로운 삼태극 정신이 반영된 훈민정음 철학과 일치한다는 점에 의의를 두었다고 했다. 이날 해례본 강독 5기생들은 우리한글박물관의 김상석 관장과 함께 한글관련 전시물을 관람하였는데 이 자리에서 김상석 관장은 졸업생들에게 “훈민정음 해례본의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서라”고 격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원장 송철의)은 오는 11월 10일(금) 아침 10시 서울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2017 국어정책 학술대회를 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4차산업 혁명시대에 우리말과 글이 나아갈 길을 살펴보기 위해 학계와 산업계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우리말 정보화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다. 이번 학술 대회는 국립국어원에서 2018년부터 추진 예정인 국어 거대 자료(빅데이터) 구축의 구체적인 방향을 탐색함으로써 4차 산업 관련 여러 분야에 도움이 되고자 마련되었다. 국어학계와 컴퓨터공학계, 학계와 산업계의 대통합의 장 열려 4차산업 혁명시대에서는 어느 한 분야만의 발전으로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학술 대회에는 국어학계뿐 아니라 컴퓨터공학계의 학자들과 산업계의 전문가 등 발표자 6명과 토론자 6명을 초청하여 학계 간, 학계와 산업계 간 대통합의 장을 마련하였다. 특히 발표자와 토론자의 전공과 소속 분야를 달리하여 해당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구성하였다. 우리말 인공지능의 개발과 전망에 대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자동통역인공지능연구센터의 이윤근 센터장의 발표를 듣고 국어학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국립국어원(원장 송철의)에서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비손하며 평창 동계 올림픽과 관련하여 곳곳에서 쓰이는 생소한 외래어 다섯 개를 골라 2017년 제3차 다듬은 말을 발표하였다. 국립국어원은 ‘공공언어 통합 지원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에서 제안받은 다듬은 말 후보 중에서 말다듬기위원회 회의를 거쳐 다음과 같이 다듬은 말을 뽑았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2017년 7월 24일부터 8월 7일까지 ‘파트너사’, ‘공식 스토어’, ‘레거시’, ‘베뉴’, ‘테스트 이벤트’를 갈음할 우리말을 공모했다. 특히 이번에 다듬어진 말들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과 관련하여 자주 언급된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공모 결과를 바탕으로 말다듬기위원회는 의미의 적합성, 조어 방식, 간결성 등을 고려하여 ‘파트너사’는 ‘협력사’, ‘공식 스토어’는 ‘공식 매장’, ‘레거시’는 ‘(대회) 유산’으로 다듬었으며, ‘베뉴’는 올림픽과 스포츠 분야에서는 ‘경기장’으로, 모임과 행사 분야에서는 ‘행사장’으로 쓸 수 있도록 다듬었다. ‘테스트 이벤트’는 올림픽과 스포츠 분야에서는 ‘시험 경기’로 그 외 모든 분야에서는 ‘시험 행사’로 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정부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신문에 “전통시장 가을축제” 광고를 내면서 우리말을 여지없이 짓밟고 있다. “시장愛 가을”이라며, 엉터리 한자를 쓴 것이다. 분명히 “에”라고 써야할 자리에 맞지 않는 “애” 소리가 나는 한자 “愛”를 쓴 것은 무슨 까닭인가요? 그런가 하면 문화재청은 지난 10월 17일 치 “국민의 관심으로 다시 태어나는 문화재”란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生生 보존처리 Day」라고 써 놓았다. “생생”이라 한글로 써도 될 곳에 “生生”이란 한자를 쓰고 “~의 날”이라고 쓰면 좋을 자리에 버젓이 영어로 “Day”라 쓴 것이다. 국어기본법 제14조 제1호에 보면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 ”라고 되어 있다. 광고나 보도자료도 물론 공문서의 법주에 든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중소벤처기업부의 광고나 문화재청의 보도자료는 국어기본법을 어겼다고 보아야만 할 것이다. 이렇게 잘못된 한자를 쓰고 영어를 남발하는 것이 유식한 모습이라 생각하는 것인가? 정부기관이 나서서 우리말을 헤살하는 모습은 참으로 기가 막히다. 그렇지 않아도 민간들이 우리말을 헤살하는 것을 곳곳에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지난주 금요일에 한글학회가 주관한 한글날 기념 전국 국어학 학술대회에 다녀왔습니다.저는 농촌진흥청에서 벌이는 알기쉬운 농업용어 알리기를 소개하며 행정기관 언어의 실태와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발표뒤 이어진 토론에서 행정기관에서 깨끗한 언어를 쓸 수 있는 방안 세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첫번째는 어려운 낱말을 쉽고 깨끗한 우리말로 바꿀 때, 행정 서비스 공급자인 공무원의 입장보다는 그 말을 실제 쓸 국민 편에서 낱말을 바꿔야 한다는 점입니다. 두번째는 행정문서를 만들때 어려운 낱말의 사용 비율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쉽고 깨끗한 우리말로 문서를 만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번째는 공직사회에는 약간의 강제성이 필요하기에, 우리나라 중앙부처가 매년 받는 정부업무평가에 어려운 문서를 많이 만드는 두서는 점수를 깎거나 쉽고 깨끗한 글을 많이 쓰는 부서는 점수를 더 주는 지표를 만들어서 넣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제가 제안한 두 번째 내용과 비슷한 것을 이미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제안했었네요. 서울경제에 난 “초등학교에 날아온 임지훈 카카오 대표의 ‘손편지’…어떤 내용이?”라는 기사에 다음과 같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고유의 ‘모던 럭셔리(Modern Luxury)’ 감성을 주제로 개발된 서체를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하여 수입차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2종의 한글 서체를 무료로 배포했다. 지난 7월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광고와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된 두 서체는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고유의 ‘모던 럭셔리(Modern Luxury)’ 감성을 주제로 개발되었으며 우아한 품격을 나타내는 명조체 계열의 ‘MBK CorporateA’와 젊고 역동적인 감각을 담은 고딕체 계열의 ‘MBK CorporateS’로 구성되어 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이사 사장은 “한글은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과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글자로, 한글날을 기념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브랜드 서체를 공개하게 되어 기쁘다.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을 소개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문화를 가꾸어 가는 데에도 기여하고자 하며, 이로써 한국 시장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한글 서체 2종은 ㈜윤디자인그룹과 공동으로 개발 되었으며, 아래 링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571돌 한글날을 맞아 곳곳에서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 가운데 국립국어원(원장 송철의)도 한몫하는 모양이다. 국립국어원은 오늘 10월 9일 한글날에 ‘2017 나만의 국어사전 뜻풀이 공모’ 시상식과 수상작 전시회를 연다고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국어사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올해는 한글학회의 ≪큰사전≫ 완간 60주년과 국립국어원의 국민 참여형 국어사전 ≪우리말샘≫ 개통 1주년을 기념하여 ‘오늘날 국어사전의 의미’를 주제로 진행하였다.”고 홍보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한글날 행사’에 대해서흠잡고 싶은 생각은 없다. 문제는 이런 홍보성 행사 이전에 국립국어원이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의 낱말 풀이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며칠 전 아는 사람이 전북 정읍에서 열리고 있는 ‘정읍 구절초 축제 2017’에 다녀왔다며 끝없이 펼쳐진 구절초 꽃밭 사진을 보내왔다. 보기만 해도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렇다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구절초를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 “구절초(九節草):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우리말과 얼을 살리고 지키는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김경희ㆍ고영회ㆍ노명환ㆍ박문희ㆍ이대로ㆍ이정우, 이하 ‘겨레모임’)은 해마다 한글날에 우리말과 한글을 사랑하는 이들은 우리말 ‘지킴이’로 뽑고, 한자와 영어를 섬기는 이들은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는 “우리말 지킴이와 헤살꾼 뽑기” 일을 시작했는데 벌써 19년이 흘렀다 겨레모임은 올해도 ‘2017년 우리말 지킴이’와 ‘2017년 우리말 헤살꾼’을 뽑아 발표했다. 우선 우리말 으뜸 지킴이에는 홍익대 안상수 명예교수가 뽑혔고, 우리말 으뜸 헤살꾼에는 벤처기업협회(회장 안건준)가 뽑혔다. 우리말 으뜸 지킴이에 뽑힌 홍익대 안상수 명예교수는 1985년에 한글 글꼴을 네모꼴에서 벗어나 ‘안상수체’라는 글꼴을 개발해서 새로운 한글 글꼴을 개척했으며, ‘디자인’이라는 말도 우리말로 ‘멋지음’이라고 바꾸어 말하고 있다. 안 교수가 새로운 한글 글꼴을 멋지게 만들면서 많은 활자체연구자(타이포그래피)들이 따라서 새로운 글꼴을 만들었다. 그밖에 우리말 지킴이로는 한글날에 ‘세종대왕과 한글’을 주제로 행사를 많이 하는 여주시(시장 원경희), ‘스타벅스 커피’집은 물론 간판이 거의 한글로 된 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국립국어원(원장 송철의)은 오는 10월 9일 한글날에 ‘2017 나만의 국어사전 뜻풀이 공모’ 시상식과 수상작 전시회를 한다. 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국어사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올해는 한글학회의 ≪큰사전≫ 완간 60주년과 국립국어원의 국민 참여형 국어사전 ≪우리말샘≫ 개통 1주년을 기념하여 ‘오늘날 국어사전의 의미’를 주제로 진행하였다. 지난 8월에 국어사전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낱말 10개에 대한 창의적 뜻풀이를 공모한 결과, 모두 3,123점의 응모작이 접수되었으며 이 가운데 18점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시상식은 10월 9일(월) 낮 2시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며, 수상작 전시회는 10월 8일부터 9일까지 ‘2017 한글문화큰잔치’의 참여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8,000명의 국어사전 의미 찾기 이번 공모에는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우리말을 사랑하고 아끼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되었다. 총 8,106명(개인 참여 2,672명, 단체 참여 5,434명)이 공모에 참여하였고, 응모작도 작년에 견주어 2.4배가 늘어난 3,123점(개인 2,672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메타세콰이어 산책길에는 봄부터 걸려 있는 볼썽사나운 펼침막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펼침막 내용인 즉슨 “야생화가 심겨져 있습니다. 밟지 마세요” 라는 것인데,이곳을 산책할 때마다 거슬린다. 그냥 놔둘까하다가 참새가 방앗간을 못지나가듯이 한마디 해야겠다 싶어 글을 쓴다.“야생화가 심겨져있다?” 맞는 말 같지만, 일본어 전공자의 눈으로 볼 때는 영락없는 일본어 피동형 (일본어는 우케미 '受身'라고함)표현이다. “야생화를 심었습니다. 밟지 마세요”라고 하면 훨씬 편한 말일 텐데 아쉽다. 문법이야기를 하면 약간 피곤해지니까 결론부터 말하겠다. 고양시가 야생화를 심었으니 밟지말고 잘 보호해달라는 뜻이라면 ‘심었다’가 맞다. 주체자가 없이 고양시 호수공원에 갔더니 야생화가 심겨져있더라(심어져있더라)는 표현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이 펼침막은 고양시 공원관리과에서 내 건 것이므로'심겨져있다'는 맞지 않다. 이 보다 더욱 좋은 말은 야생화라는 한자말 보다는 ‘들꽃’이라는 우리말이 좋다. ‘들꽃을 심었습니다. 밟지 마세요’라고 하는 편이 정겹고, 어색하지 않은 말이다. 펼침막 하나를 걸더라도 이것을 보는 시민들의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