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구뷔구뷔 펴리라. 황진이(黃眞伊)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을> 동지, 해가 부활하는 날 오늘은 24절기의 스물두째이며 명절로 지내기도 했던 ‘동지(冬至)’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곧 ‘작은설’이라 하였는데 하지로부터 차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여 동짓날에 이른 다음 차츰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그 때문에 옛사람들은 이날을 해가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잔치를 벌여 태양신에게 제사를 올렸다. 그래서 동지를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했다. 이런 생각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첨치(冬至添齒)’라 하여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라고 생각했다.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불렀다. 동지팥죽, 귀신 쫓고 더불어 살고 이날 가장 흔한 풍속으로는 팥죽을 쑤어 먹는 일이다. 팥죽에는 찹쌀로 새알 모양의 단자(團子) 곧 ‘새알심’을 만들어 죽에 넣어서 끓여 만드는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를 둘러싼 위기 상황이 계속되는 일한관계, 모든 문제의 출발점인 1910년이 한일병합의 합법성, 유기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양국 정부의 인식에 커다란 간격이 있으며 대화를 저해하는 큰 요인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병합 실행 과정을 상세히 검증하고 일본정부의 주장이 오류임을 명백히 밝힌다.” 이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81살) 도쿄대 명예교수가 지은 《한국병합 110년 후의 진실 – 조약에 의한 병합이라는 기만(韓国併合110年後の真実ー条約による併合という欺瞞)》이라는 책의 요점이다. 이 책은 일본 이와나미(岩波) 출판사에서 지난 12월 4일 출간된 따끈따끈한 책으로 와다하루키 교수는 이 책을 직접 가지고 지난 12월 10일 방한했다. 와다 하루키 교수는 12월 10일(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3.1운동 정신 확산 학술포럼- 3,1운동 정신과 동아시아 평화-> 학술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였으며 이 학술포럼은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한완상) 주최 행사였다. 이날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우치다 마사토시 변호사,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19년 동지(12. 22.)를 맞이하여 오는 12월 19일(목)에 동지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동지고사ㆍ공연, 팥죽 나누기 등 동지 세시풍속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동지는 이십사절기의 스물두 번째 절기로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고도 불렀다. 동지가 지나면 점차 낮이 길어지므로 이를 태양의 부활로 여겨 설에 버금가는 대접을 하였다.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사당에 올려 동지고사(冬至告祀)를 지내고, 각 방과 장독, 헛간 같은 집안의 여러 곳에 놓아두었다가 대문이나 벽에 팥죽을 뿌린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먹었다. 사당에 놓는 것은 천신의 뜻이고 집안 곳곳에 놓는 것은 축귀의 뜻이어서 이로써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낸다고 믿었다. 이것은 팥의 붉은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동지를 작은설이라 여겼기 때문에 옛말에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라고 하였으며, 동지에 팥죽을 먹어야 잔병을 없애고 건강해지며 액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활쏘는 소리>라는 토막극을 비롯한 지역의 향토소리 중심의 공연을 통해 함께 웃고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이야기, 내년(2020년)도 정기 공연시에는 상례(喪禮)의식으로 백상여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기대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경기소리의 확산운동과 함께 소리극단 이야기와 향토색 짙은 소리들의 보존책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한다. 안양시에서 국악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소리극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점을 나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경기지방의 민요 확산운동도 소리극으로 승부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판소리나 민요 등, 전통성악의 확산은 창극단이나 소리극단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60여 년 전에 창단한 《국립창극단》의 활동을 참고해 보면 분명해진다. 또한, 전남이나 전북지방에서 활동하는 《00창극단》 등의 공연사를 보드라도 판소리의 활성화, 생활화를 위한 소리극단의 존재는 여지없이 들어난다.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판소리로 꾸미는 창극 말고도 경기소리 위주의 대감놀이나 장대장타령, 개넋두리와 같은 서울 경기지방의 재담소리극도 공연이 되었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식민지 지배하에서 고난의 길을 걸어왔던 재일동포들은 해방 뒤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의 발효로 일본 국적을 상실하고 차별이나 격차에 시달리면서도 모국과의 가교역할을 해왔다. 재일동포들이 요구하는 영주자의 지방참정권과 조선학교 무상화 등의 현안이 실현되는 것이 공생사회의 구축에 필수적이다.” 이는 어제(10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19층)에서 열린 <3.1만세운동 정신 확산 학술포럼 – 3.1만세운동 정신과 동아시아 평화->에서 오다가와 고(小田川 興) (전 아사히신문 서울 지국장) 씨가 한 말이다. 오다가와 고 씨는 어제 학술포럼에서 제2세션 주제인 ’3.1만세운동의 법적 의의‘(발표 김창록 경북대 교수) 토론자로 나서서 ‘3.1만세정신과 공명이야말로 동아시아 비핵화 평화의 기초 –한일시민연대의 횃불을 평화헌법과 함께-를 발표했다. 이날 오다가와 고 씨는 1) ’3.1만세운동을 탄압한 일본의 강권통치‘ 2) ’제국회귀와 전후 보상문제 잘라내기‘ 3) ’핵 없는 세상을 미래세대에게‘라는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특히 “3.1만세운동 100돌을 맞는 우리들은 제국의 부활을 막기 위해, 다음 100년 후에 지금을 생각하는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안희진의 공연 표제에는 <안양>이라는 지역 이름이 들어있는데, 이는 안양과 관련있는 공연을 펼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소리극으로 감상한 명학역 인근 마을은 조선시대 과거(科擧)를 보러 오던 선비들이 머물던 주막촌이었으며, 그날 밤, 학이 지붕 위로 날아들어 울면, 그 주막에 묵었던 선비들이 과거시험에 급제하였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를 소리극화 한 것이 관객의 호응을 받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소리극의 공연은 제작과정이 힘들지만, 그 공연의 파급 효과는 크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안양에서 성공리에 공연된 <명학이여! 나빌레라Ⅱ>와 <활쏘는 소리>라는 두 토막극은 많은 청중이 모여들었고, 손뼉을 치며 함께 열광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경기민요의 확산도 소리극으로 승부를 겨룬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이다. <활쏘는 소리>라는 토막극은 안양과 그 인근 지역에서의 활쏘기 대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정과 결과, 그 음악과 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활쏘기 대회는 1년에 세 차례 정도 열렸다고 하는데, 주로 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물한째 절기 “대설(大雪)” 입니다. 대설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절기의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이때 눈이 그리 많이 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대설이 있는 이 무렵 음력 11월은 농부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하는 농한기(農閑期)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봄부터 겨울까지 비가 부족하였는데, 지금은 또 대설(大雪)이 이미 지났는데도 눈이 내리지 아니하여 샘의 물줄기가 통하지 못합니다. 신이 일찍이 농사꾼에게 듣건대 ‘눈이 오면 토질의 맥이 윤택하여지고, 또 눈이 보리를 덮은 뒤에라야 보리농사가 풍년들게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옛적에는 눈이 오기를 빈 일이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거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송(宋)나라 때에도 눈을 빌었고, 또한 ‘납향(臘享, 동지로부터 세 번째의 양날) 안에 세 번 눈이 와야 한다.’라는 말이 있으니, 지금 눈을 빌도록 함이 어떠하리까?” 위는 《중종실록》 7년(1512) 10월 30일 기록으로 봄부터 비가 부족하고 대설이 지났는데도 눈이 내리지 않는다며 눈이 내리기를 비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치치부시(埼玉県 秩父市)에서는 12월 들어 마츠리를 여는데 그 이름은 ‘치치부요마츠리(秩父夜祭)’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치치부밤축제’라고나 할까? 역시 마츠리는 밤이 낮보다 화려하다. 이 지역에서 마츠리때 쓰는 가마, 창, 수레 등은 2016년 12월 1일, 유네스코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된 바 있다. 치치부시의 12월의 명물인 ‘치치부요마츠리(秩父夜祭)’는 치치부신사(秩父神社)가 주관하는 축제로 교토의 기온마츠리(京都祇園祭), 히다의 타카야마마츠리(飛騨高山祭)와 함께 일본의 3대 마츠리 가운데 하나다. ‘치치부요마츠리(秩父夜祭)’는 에도시대 관문연간(寛文年間, 1661~1672)에도 있었던 것으로 3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마츠리다. 에도시대에는 마츠리와 함께 치치부에서 유명한 비단 시장이 서 치치부의 경제를 크게 윤택하게 했다. 당시에 비단 시장이 섰기에 이 마츠리를 ‘누에 축제’라고도 한다. 지금은 비단 시장은 서지 않지만 치치부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축제는 1년을 총결산하는 자리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축제가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회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점차 지역민들과 밀착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안양의 토속소리를 찾고, 이를 전승시켜 온 안양의 소리꾼, 안희진 명창이 <제4회 - 테마가 있는 안양소리 여행-> 공연을 했다는 이야기, 소리극 형태의 공연으로 탤런트, 민요명창,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이종걸)을 위시한 유지들이 직접 무대에 출연하였다는 이야기, 안희진이 전통소리와 인연을 맺게 된 배경, <안양소리 보존회> 창단, 등 안양 소리의 맥을 잇고자 동분서주해 왔고, 현재는 소리극 형태의 공연에 주력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안희진은 보존회의 정기공연을 열면서도 <안양소리 여행>이라는 고향의 이름을 덧붙인다. 그만큼 지역의 소리를 찾고 전승하며 이를 소리극 형태로 발표해 오는 집념의 소리꾼이다. 소리극이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형태가 아니란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더욱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네 번째 소리극 공연을 끝내는 자리에서, 이미 내년도에 올릴 다섯 번째 소리극 공연계획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점이다. 그 같은 열정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지역의 소리를 사랑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거나, 그 전승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지 않다면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눈을 뜨니 어젯밤 품고 잠들었던 카이로(懷爐, 품에 넣어 가슴ㆍ배 등을 따뜻하게 하는 난로)가 배 위에서 차갑게 식어 있었다. 유리창 넘어 하늘은 잿빛이고 창 넘어 내린 눈은 그대로였다. 목욕탕은 얼음이 꽁꽁 언 채 반질거렸다. 수도는 얼어붙어서 꼭지가 움직여지질 않는다. 방안이 너무 추워 발끝이 아플 지경이다. 글 좀 쓰려고 책상에 앉아 있으니 두 살배기 아들 녀석은 추위에 계속 칭얼대고 있다.” 이는 나츠메 소세키(夏目漱石)의 화로(火鉢, 히바치) 라는 작품 일부다. 원고지 6장짜리의 짧은 소설인 ‘화로’는 주인공이 나츠메 소세키를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지유신 1년 전인 1867년에 태어나 다이쇼(大正,1912~1926)기를 살다간 나츠메 소세키 때만 해도 방에 앉아서 발끝이 얼어버려 통증을 느낄 정도로 추웠다. 그런 서재에서 그는 글을 썼다. ‘화로’는 나츠메 소세키 당시 일본 가정의 겨울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집안의 지독한 추위가 ‘화로’를 탄생시킨 셈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도련님》 등으로 널리 알려진 나츠메 소세키는 메이지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일본 근대문학의 개척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