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성남의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에 이어 판교(板橋)지역의 <쌍용 거(巨)줄다리기> 이야기를 하였다. 판교(板橋)라는 지역 이름에서 판(板)은 널빤지, 교(橋)는 다리여서 <널다리>, 혹은 <너다리>, <느다리> <너더리> 등으로도 불렸다는 이야기, 판교가 도시화로 인해 전통적 민속놀이인 줄다리기의 복원을 위해 성남문화원과 농악 관계인사, 입주자 등 300여 명이 힘을 모아 재연에 성공하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액운을 예방하고 마을 주민들이 화합하여 풍년을 기원하는 이 민속놀이는 성남시가 더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담겨 있어 더욱더 친숙한 민속놀이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안양시에 전승되고 있는 토속소리와 그 지역에서 오랜 기간, 고유한 소리를 찾고, 또한 이를 정성스럽게, 그리고 올곧게 전승시켜 온 안양의 소리꾼, 안희진 명창을 만나 보도록 한다. 우리나라는 지방분권제가 자리를 잡아 가는 중이다. 안양시가 지역의 특징을 살리고 그로 인해 살기 좋은 도시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스무째로 첫눈이 내린다고 하는 “소설(小雪)”입니다. 소설 무렵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치므로 “소춘(小春)”이라고도 부르지만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많이 추워집니다. 한편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지요. 또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 된다고 믿습니다. 대개 소설 무렵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도 추워지는데 이날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 추위를 손돌추위라고 하며, 뱃사람들은 소설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지 않습니다. 이는 고려시대에 '손돌'이라는 사공이 배를 몰던 중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흔들리자, 사공이 고의로 배를 흔든 것이라 하여 배에 타고 있던 임금이 사공의 목을 베었다는 강화(江華) 지역의 전설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소설은 겨울이 시작되는 때로 서둘러 문에 문풍지도 바르고, 외양간에 거적 치고, 땔나무도 해놓습니다. 또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이불을 손보기도 하지요. 또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도 모아두면서 미처 해놓지 못한 겨울준비를 마저 합니다. 이때 감이 많이 나는 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장남의 시치고상(七五三)은 집 근처 신사에서 치렀으나 동생은 조금 색다른 곳에서 치루고 싶었습니다. 장남 때는 정보가 부족하여 동네 신사에 갔으나 동생 때는 유치원 어머니들로부터 여러 정보를 들어 조금 규모가 큰 신사로 정했습니다. 유명한 그 신사는 무엇이든지 줄을 서서 기다려야했으며 기도 시간에도 단체 기도만 있을 뿐 개인 기도는 해주지 않았습니다. 물론 동네 신사에서는 시치고상(七五三)의 주인공에게 여러 가지 문구들도 선물해 주던데 큰 신사에는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막내의 시치고상이 돌아올 때는 유명한 신사보다는 장남이 치렀던 동네 신사에 갈 생각입니다.” 이는 지난 11월 15일, 시치고상(七五三) 행사를 치른 어머니의 이야기다. 일곱 살, 다섯 살, 세 살짜리 어린아이가 있는 집안에서는 해마다 11월에 들어서면 어린이를 위한 ‘시치고상(七五三)’ 잔치를 위해 바쁘다. 이날 어린아이에게 입힐 기모노를 파는 가게, 머리 손질을 해주는 미용실,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 등도 덩달아 바빠지는 때다. 예전에는 11월 15일이 거의 정해진 날이었으나 핵가족에,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즈음은 ‘10월부터 11월 사이에 형편이 좋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성남시의 향토문화재인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를 소개하였다. 새로 집을 지으면서 액(厄)을 물리고, 복을 비는 기원과 함께 지경다지기를 할 때, 화합과 협동을 위해 소리를 하게 되는데, 첫째 순서는 <동아줄 디리는 소리>이고 두 번째 순서는 <가래질 소리>라는 점, 형식은 선창자가 본절(本節)을 부르고 나면, 지경꾼들이 후렴구로 응답하는 ‘메기고 받는 형식’이며, 느린 4박의 굿거리장단으로 이어진다는 점, 작업과 소리를 이끌고 있는 선창자(선소리꾼, 또는 앞소리꾼)가 독창으로 본절을 메기는 방법은 평(平), 고음(高音), 저음(低音)으로 숙여 내는 창법 등이 있다는 점을 얘기했다. 이어서 지경다지기 소리, 양산도와 방아타령, 자진방아 타령, 이어차 소리 등이 모두 위와 같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순서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판굿(풍물놀이)과 풍년가, 방아타령 등을 부르는 뒷놀이가 펼쳐진다는 점, 주거 문화가 현대화 되어 이제 집터 다지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 소리들의 재현은 사라지는 전통을 되살리는 작업이어서 꼭 필요한 작업이라는 점 등을 이야기 하였다. 이어서 이번 주에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입니다(뒷줄임) - 김구 ‘저의 소원’ - 나무 하나가 흔들리면 나무 둘도 흔들린다. - 강은교 ‘숲’- 어머니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동주 ‘별 헤는 밤- 이것은 일본의 서예가 다나카 유운(田中佑雲, 1957-2018) 씨가 한글로 쓴 서예작품 가운데 일부다. 그는 말했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한글공부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운명이라고 해야 좋을 이 한편의 시와 만남은 이후 나의 서예작업을 더욱더 풍요로운 곳으로 이끌었습니다.” 다나카 씨는 48살 때부터 한글(조선어)공부를 시작했다. 한글을 익힌 뒤부터 그의 서예작품은 주로 현대 일본에 드리워진 사회문제를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일본의 민족차별문제나 공해문제 더 나아가 한일관계의 역사적인 문제를 포함하여 윤동주, 송몽규, 안중근, 김구, 한용운 등의 어록이나 시를 서예작품으로 남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방영기(국가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전수조교) 명창 외에 50여명의 보존회원들이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이무술집터다지는소리> 의 공연을 펼쳤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집터 다지는 소리’와 같은 노동요는 소리와 장단으로 전체를 지휘하는 선소리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무술’은 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二梅洞)의 옛 이름으로 한 농부가 냇가에서 천년 만에 승천할 이무기를 잡았는데, 죽은 이무기의 위령 승천제를 지내주자, 그 자리에 매화나무 두 그루가 솟아났다는 설화가 전해 온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현재, 성남시는 이 소리를 향토문화재로 지정하고, 충실하게 전승시켜 나가고 있다. 이번 주에는 <이무술집터다지는소리>의 선창자와 지경꾼들이 만들어 나가는 노동요의 실제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새로 집을 지으려는 사람은 새로운 삶을 시작함에 있어서 모든 액(厄)은 물러가고, 재물을 모으게 해달라고 기원을 하게 된다. 땅을 다지는 작업 과정은 매우 힘든 과정이지만, 일하는 소리를 통해서 작업의 고됨을 잊게 만들고, 서로의 화합과 협동심을 고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의 소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300년 전 일본 왕실에는 고대 한반도 출신의 악사들이 즐비했다. 일본의 정사(正史)인 《속일본기(續日本紀)》 731년 7월 29일 기록만 봐도 “아악료(雅樂寮)에 속하는 악생(樂生)의 정원은 대당악(大唐樂) 39명, 백제악(百濟樂) 26명, 고구려악(高麗樂 ) 8명, 신라악(新羅樂) 4명, 탐라악(耽羅樂악) 62명...을 두었다.”는 내용이 보인다. 그런가하면 740년 12월 4일에는 "왕실에서 신라악을 연주하게 했다", 744년 2월 22일에는 "백제악을 연주하게 했다"는 기록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러한 고대 한국 출신이 담당하던 음악은 고마가쿠(高麗樂, 고구려를 뜻함)라는 이름으로 현재 일본 전통음악인 아악에 전승되고 있다. 《속일본기》 보다 앞선 기록으로는 《일본서기》 570년 7월, 상락관(相樂館)에서 고구려 사신을 위한 연회를 베풀었다는 기사가 보인다. 그런가 하면 683년, 천무왕 12년(683)조에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의 음악이 조정에서 연주되었다.”는 것으로 보아 일본 왕실과 고대 한국은 잦은 음악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일본후기(日本後紀》에는 809년에 활약했던 고려악사 4명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십장가의 마지막 이야기로, 십악대죄(十惡大罪)는 중국의 당나라 이전부터 정해져 내려오는 10개의 큰 죄로 도둑질을 비롯하여, 간사함, 거짓말, 꾸며댄 말, 험담, 이간질, 분노, 그릇된 생각, 정절 훼손 등이 포함된다는 점, 중국의 영향을 받은 고려나 조선을 비롯하여 동아시아 지역이 본 형법의 체계를 기본으로 했다는 점, 십생구사(十生九死)나 구사일생(九死一生)은 생존율 10%를 강조하는 말이며, 십맹일장(十盲一杖)은 10여명의 맹인이 하나의 지팡이에 의지한다는 뜻임을 얘기했다. 경기 잡가의 노랫말에 견주어 판소리 사설은 오히려 간결하다는 점, 도드리 장단은 되돌아든다, 반복한다는 뜻으로 환입(還入)이라 부르며, 6박 구성이라는 점, 제1-2박은 합장단, 제3박은 채편, 제4박은 북편, 제5-6박은 채굴림 주법인데, 이를 문자로 쓸 때에는 쌍(雙), 편(鞭), 고(鼓), 요(搖)의 장단형이라는 점, 경기좌창은 선율 악기의 반주가 따르지 않고, 주로 장고 장단에 맞추었으며 장단이 느릴수록 음을 꾸미거나 잔가락을 많이 넣는다는 점, 유절형식이며 라(la)-도(Do)-레(Re)-미(Mi)의 상행형 선율과 라(La)-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我本靑山鶴(아본청산학) 나는 본래 청산에 노니는 학인데 常遊五色雲(상유오색운) 항상 오색구름을 타고 놀다가 一朝雲霧盡(일조운무진) 하루아침에 오색구름이 사라지는 바람에 誤落野鷄群(오락야계군) 잘못하여 닭 무리 속에 떨어졌노라. 이 시는 사명대사가 임진왜란이 끝난 뒤인 1604년 12월부터 1605년 3월까지 교토 흥성사에 머물며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나눈 시로 알려졌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 중근세관 조선1실에서는 ‘일본교토 흥성사(興聖寺, 고쇼지) 소장 사명대사 유묵(遺墨)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오는 11월 17일까지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교토 흥성사에서 소장 중인 사명대사의 유묵을 영상 데이터로 제공 받아 복제품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9월 19일치 산케이웨스트(産経WEST)에 따르면 “송운대사(사명대사)는 풍신수길에 의한 조선출병시에 의승병(義僧兵)을 이끌고 일본과 싸웠다. 그 뒤 교토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면회하고 국교회복과 조선인 포로를 귀국 시키키 위해 교섭에 진력을 다했다. 이후 1607년부터 시작한 조선통신사 기반을 구축했다.”고 사명대사를 소개했다. 일본에서는 송운대사(松雲大師)로 더 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경기민요와 고전춤으로 유명한 김단아 명창의 소개와 십장가의 여덟 번째 매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였다. 김단아는 제1회 <비취 전국경기민요 경창> 명창부 대상, <전주대사습놀이> 민요부 장원이라는 경력이 말해 주듯 무용과 소리를 겸비한 예인이며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와 서울시 문화재 고법(장단)의 이수자로 활동한다는 점을 얘기했다. 특히 무속(巫俗)소리 가운데 ‘조상거리’나 ‘대감타령’ 같은 가(歌)무(舞)악(樂) 요소가 짙은 노래들을 소재로 작품을 구상해서 대중들과 함께 소통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였다. 십장가의 여덟 번째 매질과 관련된 사설에는 팔자, 팔괘(八卦) 등이 나오는데, 8괘란 '음양(陰陽)'의 세계관을 토대로 그 구체적인 삼라만상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으며 태극기에도 건, 곤, 감, 이의 네 가지 괘가 그려져 있다는 점, 등을 이야기 하였다. 경기좌창으로 불리는 십장가의 아홉 번째 매질을 당하는 대목 이야기로 이어간다. 춘향이가 아홉 번째 매를 맞고 하는 말은 “구차한 춘향이가 굽이굽이(구비구비) 맺힌 설움, 구곡지수(九曲之水) 어니어든 구관 자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