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중고제>는 악제(樂制)의 개념, 경기 충청권이라는 지역의 개념, 고제(古制)에 비해-그 이후 시대의 중고제(中古制)라는 시대적 개념을 지니고 있다는 점, 이 용어를 판소리 이외에 충청지역의 악(樂)ㆍ가(歌)ㆍ무(舞) 모든 영역에 공통적으로 붙여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 <내포제 시조>는 <충청제 시조>라고도 부르나 이를 <중고제 시조>라 부르지는 않는다는 점, 특히 충청지방의 시조창은 가성(假聲)창법을 피하고, 순차 하행(下行) 종지법을 쓰며, 가사를 붙이는 박의 자리도 부분적으로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주에는 충청지방의 악(樂), 즉 기악(器樂)에 관한 이야기가 되겠다. 원래 악(樂)의 개념속에는 악(樂)ㆍ가(歌)ㆍ무(舞)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우륵(于勒)과 가야금에 관한 이야기 한 토막이 실려 있어 이를 소개한다. “6세기 중반, 신라에 의해 가야국이 망하자, 가야금의 대가인 우륵 선생은 가야금 한 틀을 안고 신라로 투항하게 된다. 신라의 진흥왕은 선생을 국원(國原-지금의 충주)에 모셨는데, 어느 날 우륵이 타는 가야금 음악에 감탄하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일본은 명치(明治) 이후 음력을 버리고 양력만을 쓰고 있으며 설 또한 양력을 기준으로 한다. 설날은 우리네 풍습처럼 가족끼리 모여서 설음식(오세치요리)을 먹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지만,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 두 가지만 든다면 조상에게 설날 아침 제사를 드리는 ‘차례 문화’가 없는 점과 상당수 일본인이 정초에 신사참배(하츠모우데)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차례’를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일반적인 문화로 설날 아침에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풍습이 있는 게 한국이며, 일본에는 제사 문화가 아예 없기에 설이나 한가윗날 ‘차례’도 당연히 없다. 그런가 하면 정초에 특별히 신사참배하는 풍습이 있는데 이를 ‘하츠모우데(初詣)’라고 한다. 하츠(初)란 처음을 나타내는 말이고 모우데(詣)는 참배를 뜻하므로 하츠모우데는 신사참배 가운데 유독 ‘정초 참배’만을 가리켜 부르는 말이다.필자도 일본에 있을 때는 지인을 따라 정초 하츠모우데를 여러 번 따라가 본 적이 있다. 하츠모우데는 유명한 절이나 신사에서 하는데 연말이 되면 각종 언론이나 매스컴에서 전국의 유명한 절과 신사를 앞다투어 소개하느라 바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한국춤문화유산 기념사업회에서 주최한 <중고제> 관련 세미나 이야기 중, 정노식의 《조선창극사(朝鮮唱劇史)》에 소개된 중고제는 동편도 아니고, 서편도 아닌 그 중간이며 염계달, 김성옥의 법제를 많이 계승하여 경기, 충청간에서 유행한 소리제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또한 중고제는 평조(平調)대목이 많고, 정가풍의 창법을 쓴다는 점, 장단을 달아놓고 창조(도섭)로 부르며 글을 읽듯, 몰아간다는 점, 말 부침새도 비교적 단순하게 구사하는 소리제라는 점, 그러나 안타깝게도 음반에만 담겨 있을 뿐, 소리꾼으로 이어지는 실제의 전승은 단절되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지난주에도 소개했던 바와 같이 <중고제 악가무>라는 말에서 중고제가 판소리의 한 유파(流波), 곧 경기지방과 충청지방에서 많이 불리던 중부지방의 소리라는 점은 확실하다. 또한, 이 소리제는 전라도 지방의 동편제나 서편제 판소리와는 달리, 정가풍의 특징적인 창법의 소리제라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동편이나 서편 판소리와는 다른 음악적 유파로 분류되는, 혹은 중부권이라는 지역적 의미를 담고 있던 이름이지만, 또 다르게 해석되는 점은 어느 특정 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기해년 돼지해가 어느덧 지나가고 있다. 이제 새해는 경자년 쥐해다. 한 해가 저물어 갈 무렵 일본에서는 오오소우지(대청소)를 하고 연말이면 도시코시소바(해넘이 국수)를 먹는다. 그런가 하면 집 대문에 시메카자리(금줄, 注連飾り)를 매달고 집이나 상가 앞에 카도마츠(소나무장식, 門松)를 세워 나쁜 잡귀를 물리치고 복을 기원한다. 시메카자리는 연말에 집 대문에 매다는 장식으로 짚을 꼬아 만든 줄에 흰 종이를 끼워 만드는데 요즈음은 편의점 따위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이러한 장식은 농사의 신(稻作信仰)을 받드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인데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운을 멀리하려는 뜻으로 신도(神道)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도 있고 한편으로는 일본의 나라신(國神)인 천조대신(天照大神)과 관련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시메카자리는 12월 말에 대문에 내달고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개 1월 7일 이후에 치우는 게 보통이다. 관서지방에서는 1월 15일에 치우고, 미에현(三重縣 伊勢志摩) 같은 지방에서는 1년 내내 장식하는 곳도 있는 등 곳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카도마츠”는 12월 13일에서 28일 사이에 집 앞이나 상가 앞에 세워두고 치우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성기숙 교수가 대표로 있는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가 주최ㆍ주관한 학술세미나가 지난 12월 18일 오후 대학로에 있는 연낙재 세미나실에서 있었다. 3층 계단을 오르면서 벽에 붙어있는 각종 포스터며 프로그램, 그리고 양옆으로 쌓여있는 동 연구소의 발간물들을 보면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학술단체라는 인상을 받았다. 주제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세미나실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약 40여 명이 둘러앉아 각자의 의견을 토로하기에는 불편하지 않은 공간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이날의 주제는 <중고제 전통가무악의 가치 확산>이었으며, 기조발제는 필자의 <중고제(中古制) 전통가무악의 의의>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각 주제와 발표자들은 <한성준 피리 시나위에 대한 음악적 연구 - 이진원>, <중고제 전통예인 심상건ㆍ심태진의 미국활동 - 성기숙), <무형문화재 보존과 계승에 있어 유파의 중요성 - 손태도>, 전통가무악 전승자 포럼에서는 <심화영류 승무 - 이애리>, <심화영 판소리 전승과정 - 이은우>, <서산농악 볏가리애의 전승과 장단 구성 - 이권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구뷔구뷔 펴리라. 황진이(黃眞伊)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을> 동지, 해가 부활하는 날 오늘은 24절기의 스물두째이며 명절로 지내기도 했던 ‘동지(冬至)’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곧 ‘작은설’이라 하였는데 하지로부터 차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여 동짓날에 이른 다음 차츰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그 때문에 옛사람들은 이날을 해가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잔치를 벌여 태양신에게 제사를 올렸다. 그래서 동지를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했다. 이런 생각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첨치(冬至添齒)’라 하여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라고 생각했다.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불렀다. 동지팥죽, 귀신 쫓고 더불어 살고 이날 가장 흔한 풍속으로는 팥죽을 쑤어 먹는 일이다. 팥죽에는 찹쌀로 새알 모양의 단자(團子) 곧 ‘새알심’을 만들어 죽에 넣어서 끓여 만드는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를 둘러싼 위기 상황이 계속되는 일한관계, 모든 문제의 출발점인 1910년이 한일병합의 합법성, 유기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양국 정부의 인식에 커다란 간격이 있으며 대화를 저해하는 큰 요인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병합 실행 과정을 상세히 검증하고 일본정부의 주장이 오류임을 명백히 밝힌다.” 이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81살) 도쿄대 명예교수가 지은 《한국병합 110년 후의 진실 – 조약에 의한 병합이라는 기만(韓国併合110年後の真実ー条約による併合という欺瞞)》이라는 책의 요점이다. 이 책은 일본 이와나미(岩波) 출판사에서 지난 12월 4일 출간된 따끈따끈한 책으로 와다하루키 교수는 이 책을 직접 가지고 지난 12월 10일 방한했다. 와다 하루키 교수는 12월 10일(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3.1운동 정신 확산 학술포럼- 3,1운동 정신과 동아시아 평화-> 학술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였으며 이 학술포럼은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한완상) 주최 행사였다. 이날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우치다 마사토시 변호사,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19년 동지(12. 22.)를 맞이하여 오는 12월 19일(목)에 동지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동지고사ㆍ공연, 팥죽 나누기 등 동지 세시풍속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동지는 이십사절기의 스물두 번째 절기로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고도 불렀다. 동지가 지나면 점차 낮이 길어지므로 이를 태양의 부활로 여겨 설에 버금가는 대접을 하였다.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사당에 올려 동지고사(冬至告祀)를 지내고, 각 방과 장독, 헛간 같은 집안의 여러 곳에 놓아두었다가 대문이나 벽에 팥죽을 뿌린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먹었다. 사당에 놓는 것은 천신의 뜻이고 집안 곳곳에 놓는 것은 축귀의 뜻이어서 이로써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낸다고 믿었다. 이것은 팥의 붉은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동지를 작은설이라 여겼기 때문에 옛말에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라고 하였으며, 동지에 팥죽을 먹어야 잔병을 없애고 건강해지며 액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활쏘는 소리>라는 토막극을 비롯한 지역의 향토소리 중심의 공연을 통해 함께 웃고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이야기, 내년(2020년)도 정기 공연시에는 상례(喪禮)의식으로 백상여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기대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경기소리의 확산운동과 함께 소리극단 이야기와 향토색 짙은 소리들의 보존책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한다. 안양시에서 국악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소리극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점을 나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경기지방의 민요 확산운동도 소리극으로 승부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판소리나 민요 등, 전통성악의 확산은 창극단이나 소리극단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60여 년 전에 창단한 《국립창극단》의 활동을 참고해 보면 분명해진다. 또한, 전남이나 전북지방에서 활동하는 《00창극단》 등의 공연사를 보드라도 판소리의 활성화, 생활화를 위한 소리극단의 존재는 여지없이 들어난다.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판소리로 꾸미는 창극 말고도 경기소리 위주의 대감놀이나 장대장타령, 개넋두리와 같은 서울 경기지방의 재담소리극도 공연이 되었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식민지 지배하에서 고난의 길을 걸어왔던 재일동포들은 해방 뒤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의 발효로 일본 국적을 상실하고 차별이나 격차에 시달리면서도 모국과의 가교역할을 해왔다. 재일동포들이 요구하는 영주자의 지방참정권과 조선학교 무상화 등의 현안이 실현되는 것이 공생사회의 구축에 필수적이다.” 이는 어제(10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19층)에서 열린 <3.1만세운동 정신 확산 학술포럼 – 3.1만세운동 정신과 동아시아 평화->에서 오다가와 고(小田川 興) (전 아사히신문 서울 지국장) 씨가 한 말이다. 오다가와 고 씨는 어제 학술포럼에서 제2세션 주제인 ’3.1만세운동의 법적 의의‘(발표 김창록 경북대 교수) 토론자로 나서서 ‘3.1만세정신과 공명이야말로 동아시아 비핵화 평화의 기초 –한일시민연대의 횃불을 평화헌법과 함께-를 발표했다. 이날 오다가와 고 씨는 1) ’3.1만세운동을 탄압한 일본의 강권통치‘ 2) ’제국회귀와 전후 보상문제 잘라내기‘ 3) ’핵 없는 세상을 미래세대에게‘라는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특히 “3.1만세운동 100돌을 맞는 우리들은 제국의 부활을 막기 위해, 다음 100년 후에 지금을 생각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