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정석현 기자] 지난 7월 26일은 시로 하루를 사는 날이었다. 아침 9시 30분 고척도서관에서 하는 길 위의 인문학 3차 탐방으로 김수정 시인이 안내하여 양평 잔아문학박물관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가는 차속에서 김수정 시인은 시로 만나는 한강 이라는 주제로 한강에 대한 통합학문적 설명과 신달자 아리수 사랑, 김종해 길 위의 문상, 공광규 수종사 풍경, 도종환 고두미 마을에서 등을 감상하였다. 그리곤 한강이여란 제목으로 4행시 백일장 시제를 내어 주었다. 그저 짓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는 길에 으뜸상과 버금상 등을 선정하여 4행시를 낭송하고, 시상할 계획이다. 역시 오늘도 도성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버스는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그러나 이때를 놓칠 수는 없다. 시 낭송도 듣고, 정태춘의 북한강에서 등 노래가 된 시를 감상한다. ▲ 잔아문학박물관 김용만 관장(소설가)이 우리나라와 세계 문인들에 대한 강연을 했다. 잔아문학박물관에 도착하자 반갑게 맞아준 김용만 관장(소설가)은 우리나라와 세계 문인들에 대한 강연을 했다. 강연에서 김 관장은 독서교육과 고전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고척도서관에서 준비해 준 점심을 먹고, 오후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묵주머니 [뜻]2) 뭉개고 짓이기거나 하여 못 쓰게 된 몬(물건)을 빗대어 이르는 말 [보기월] 이렇게 가면 두면 우리말이 묵주머니가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작은 나라라고 하는데 고장마다 날씨가 다른 것을 보면 작지 않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하늘이 맑았는데 한밭(대전)을 지날 때는 발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좀 더 가니 비가 안 오다가 서울에 닿았을 땐 또 내렸습니다. 가는 김에 우리말글을 사랑하는 분들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우리말글을 챙기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여러 사람들이 여러 곳에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더 나아가 토박이말을 챙기는 일에도 마음을 써 주는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하기야 가르치는 일을 하는 분들 가운데도 많지 않은데 배곳 밖에 계신 분들이 움직여 주길 바라는 것이 지나친 바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르치는 길(교육과정)을 새로 닦는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들어보러 갔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살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책집(출판사)에서 오신 분들이 많았다고 하
[그린경제/얼레빗=진용옥 명예교수] 첫머리 우리의 역사문화 전통은 대륙과 해양문화가 교차하는 동아시아 정자[丁] 교차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은 빙하기 이전 유우라시아대륙 문화가 상호 교류되고 집산되었으며 신대륙 문화의 발산지였다. 그러나 일제항쟁기[식민 지배]의 반도사관[반도 이남에 국한]으로 그 활동 강역이 찌들어 들고 말았다. 여기에다 북방 대륙문화가 아사달곳[한반도]으로 유입되었다가 다시 일본 열도로 이동했다는 일본열도 종착론에 통째로 편입되고 말았다. 이에 반해 민족진영에서는 일제의 동조동근론(同祖同根論, 곧 한국과 일본의 조상은 뿌리가 같다는 논리)에 맞서야 할 필요성에 따라 당연히 단일민족과 반만년 역사를 강조하였다. 특이한 점은 민족사관이든 반도사관이든 우리역사 무대에서 일어났던 타민족 역사[여진과 거란 등]는 아예 제외시켜버리고 교린적 시각보다는 복속, 지배나 타도의 대상으로만 치부했다. 지나친 순혈[純血]주의로 일관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21세기 이동슬기정보시대에 접어들면서 통일을 달성해야하고 또 한류현상에서 목격하듯이 순혈주의보다는 두루누리퍼짐새[국제적 보편활]를 감안해야 필요가 있다. 순혈주의도 문제려니와 배척과 투쟁에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무룡태 : 해낼 힘은 없고 착하기만 한 사람 무쪽같다: 하는 움직임(행동거지)가 변변치 못하다. 무눅다 : 됨됨이가 무르고 눅다 와 같이 우리토박이말은쓸수록 맛이 나는 말들입니다만 한자말과 외래말이 우리말글 살이를 헤집어 놓는 바람에우리는 이러한 아름다운 말을 잊고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말의 아름다운 속살을 토박이말로 살려쓰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모임을 이끄는 분들이 그러한 분들입니다. 이 분들이 그동안 모은 자료와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모두 모임을 아래와 같이 갖습니다. 그동안 아무런 의식없이 쓰고 있던 '문학'이라는 말을 '말꽃'으로 새롭게 풀어내시고 우리토박이말을 평생 연구하신 으뜸빛 김수업 선생님을 비롯하여 한겨레신문교열국장을 지내신 최인호 선생님의 특강도 있을 예정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들어오는 외래어에 밀려 주늑들고 쪼그라져 한 없이 초라해지는 우리토박이말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분이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좀 먼 곳에서 하지만 진주 남강의 푸른 물결이 넘실대고 논개의 살아 있는 정신이 우리의 흐트러진 마음을 다 잡아 주는 진주에 와 보시지 않으렵니까?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우
[그린경제/얼레빗 = 이나미 기자] 서울시 보도자료 가운데 가장 눈에 거슬리는 말이 ~개최한다(~연다로 고치면 좋음에도). 같은 말인데 이제 좀 정신을 차리고 우리말 사랑에 눈뜨나 보다. 지켜 볼일이다. 서울시는 시와 산하기관 구성원들의 올바른 국어 사용을 촉진함으로써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문화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서울특별시 국어 사용 조례를 제정하고 17일(목)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국어 사용 조례는 본문 22개조, 부칙 3개조로 구성돼 있으며 주요내용으로는 ▴5년마다 서울시 국어 발전 기본계획 수립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 구성․운영 ▴공문서 등의 언어 사용 ▴주요 정책 사업에 관한 명칭 사용 ▴실태조사 및 평가 ▴국어책임관, 분임책임관 지정 등으로 되어 있다. 시장은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하여 5년마다 국어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여야 하며, 기본계획에는 국어 사용 시책의 기본 방향과 추진 목표에 관한 사항, 시와 시민의 국어 능력 증진과 국어 사용 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도록 하였다. 또한,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를 두어 기본계획 수립에
[그린경제/얼레빗=김슬옹 교수] 함께하는 세상 만들기 권혜리 김슬옹 ◈ 작품 이해하기 ㄷ, ㅇ, ㅅ, ㄱ, ㅒ, ㅓ, ㅣ를 여러 각도로 휘어지게 함으로써 자음과 모음이 그림처럼 보이도록 디자인 하였습니다. 풍차처럼 보이는 큰 바람개비 모양은 ㄷ, ㅒ, ㅓ로 만들었는데, 이 날개에서 나오는 바람은 우리가 꿈을 향해 나아갈 때 닥쳐오는 시련과 방해를 의미합니다. 그 아래로 ㄱ으로 이루어진 계단을 타고 ㅇ, ㅅ, ㅣ로 만든 사람들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큰 ㅇ 속에 있는 하늘 풍경은 동그란 구름과 ㅅ을 닮은 종이비행기가 어우러져 꿈을 펼칠 수 있을 것만 같은 평화로운 세상입니다. 요즘처럼 서로 경쟁하는 각박한 생활 속에서 조금은 여유를 갖고 주변을 돌아보아,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함께 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이 작품을 디자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세상에 한글이 있습니다. ◈ 작품 속 숨은 이야기 그들이 사는 세상 난쟁이 마을에는 하늘로 가는 계단이 있었습니다. 그 곳 사람들은 모두 저 멀고 먼 푸른 하늘 가까이 가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내가 남보다 먼저 하늘에 닿기만을
[그린경제/얼레빗=정석현 기자]후끈한 찜통 속에 들어 앉은 듯한불볕 더위 속에 답사자들은 숨을 몰아쉬면서도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눈을동그렇게 떴다. 찜통더위라고는 해도 세종과 한글에 대해 공부를 하려는 답사자들의 열기는 꺾지 못한다. 지난 7월 10일 오전 10시 경복궁 들머리 국립고궁박물관 앞에는 한국도서관협회(협회장 윤희윤)주최, 고척도서관(관장양기훈)주관,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원장 남영신)후원의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가운데 세종학자 김슬옹 박사를 강사로 하는 훈민정음 유적지를 찾아서 2편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번 답사는 지난 5일 토요일 여주의 세종 영릉 답사에서의 감동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 국립고궁박물관 앞에서 길 위의 인문학 훈민정음 유적지를 찾아서 탐방 2를 시작한다 오늘 우리는 세종임금이 비밀프로젝트로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산실을 돌아보고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곳, 주시경 마당과 함께 한글가온길을 답사하면서 우리 가슴에 한글을 분명하게 새겨두려 합니다. 땡볕에 땀이야 흐르겠지만 오늘 흐르는 한 방울의 땀이 우리 한글을 굳건하게 하는 주춧돌이 되리 것이라는 믿음으로 힘차게 출발합니다. 김슬옹 교수는 특유의 신나는 그러면서 깊이 있는
[그린경제/얼레빗=정석현 기자] 우리 겨레 최고의 스승 세종대왕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까? 또 세계 최고의 글자라는 한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까? 정작 그 질문에 맞닥뜨리면 많은 사람들은 당황스러워한다. 그를 한방에 풀어줄 답사가 오늘 있었다. 고척도서관 주최의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가운데 세종학자 김슬옹 박사를 강사로 하는 훈민정음 유적지를 찾아서 탐방이 경기도 여주의 세종 영릉에서 열렸다. 이틀 전 고척도서관 희망어울림에서 있었던 강연에 이은 탐방이다. ▲ 세종과 소헌왕후를 합장한 세종영릉(英陵) ▲ 조선왕릉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한다는 유네스코 확인증 전세버스로 영릉에 도착한 탐방단은 등줄기에 땀이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더위 속에서 일정을 따라가느라 상당한 고생들을 했다. 하지만 수강생들의 눈망울은 초롱초롱하다. 더위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세종대왕은 등창이 걸려서 큰 고통을 받으면서도 백성을 위해 한글을 창제하셨습니다. 우리는 한글을 가졌기에 휴대폰에서 길이 막혀서 늦습니다.라는 말도 5초면 쏩니다. 그렇지만 일본어나 중국어는 영어로 쳤다가 변환해야 하기에 무려 7배인
[그림경제/얼레빗=김슬옹 교수] 아름다운 우리 한글, 옷으로 다시 태어나다 유기정 김슬옹 ◈ 작품 이해하기 이 옷은 아동복입니다. 그래서 한글을 귀엽게 디자인하여 옷에 접목해 보았습니다. 목둘레와 소매 끝자락에는 한글 자음을 조그만 무늬로 넣어 귀여움을 강조하였습니다. 어깨 소매 둘레에는 ㅅ 무늬를 이용해 어깨선을 강조하였고, 가슴의 주머니는 ㅎ을 이용하여 실용성과 아기자기한 면을 더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티셔츠의 아랫단에는 한글을 자유롭게 배치하여, 아이들이 좀 더 쉽고 친근하게 한글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작품 속 숨은 이야기 한글나라 한글나라에 모음마을과 자음마을이 있었습니다. 이 두 마을은 사이가 좋지 않아 매일 싸우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음마을의 왕자인 ㅏ군은 사냥을 하기 위해 숲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숲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연못에 비춰보고 있는 아름다운 미녀를 발견했습니다. 왕자는 아름다운 미녀의 얼굴을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연못 가까이로 다가갔습니다. 연못으로 다가간 왕자는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연못에 비춰진 미녀는 자음마을의 공주인 ㄱ양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깜짝 놀란 것은 왕자
[그린경제/얼레빗 = 정석현 기자] 충청도 지방 54개 고을의 1만개에 달하는 한자 지명이 200 여 년 만에 순우리말 이름으로 다시 살아났다.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서울지명연구(2010년), 경기지명연구(2011년)에 이어 최근 충청도 지방 54개 고을의 1만 여 한자 지명에 대한 순우리말 이름과 현재의 위치를 정리한 고지도를 통해 본 충청지명연구를 완간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 2010년부터 고지도와 지리지에 기록된 한자표기 지명의 순우리말 이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지명연구 사업을 시작하였다. 이번에 완간된 고지도를 통해 본 충청지명연구는 2012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빛을 보게 됐다. 이 책은 1720년대에 제작된 그림식 고을지도와 1789년에 편찬된 호구총수에 있는 충청도 54개 고을의 1만 여 한자 지명에 대한 순우리말 이름과 현재의 위치를 재정리했다. 또한 고지도와 지리지 속에 담긴 충청도 각 고을의 역사, 고을 중심지의 이동 과정, 도시의 구조와 상징 경관을 체계적으로 찾아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면,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아우내라 부르던 지명을 한자로는 竝川(병천)이라 표기하였다. 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