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정석현 기자] 지난 7월 26일은 시로 하루를 사는 날이었다. 아침 9시 30분 고척도서관에서 하는 “길 위의 인문학 3차” 탐방으로 김수정 시인이 안내하여 양평 잔아문학박물관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가는 차속에서 김수정 시인은 “시로 만나는 한강” 이라는 주제로 한강에 대한 통합학문적 설명과 신달자 ‘아리수 사랑’, 김종해 ‘길 위의 문상’, 공광규 ‘수종사 풍경’, 도종환 ‘고두미 마을에서’ 등을 감상하였다. 그리곤 ‘한강이여’란 제목으로 4행시 백일장 시제를 내어 주었다. 그저 짓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는 길에 으뜸상과 버금상 등을 선정하여 4행시를 낭송하고, 시상할 계획이다.
역시 오늘도 도성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버스는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그러나 이때를 놓칠 수는 없다. 시 낭송도 듣고, 정태춘의 ‘북한강에서’ 등 노래가 된 시를 감상한다.
▲ 잔아문학박물관 김용만 관장(소설가)이 우리나라와 세계 문인들에 대한 강연을 했다.
잔아문학박물관에 도착하자 반갑게 맞아준 김용만 관장(소설가)은 우리나라와 세계 문인들에 대한 강연을 했다. 강연에서 김 관장은 독서교육과 고전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고척도서관에서 준비해 준 점심을 먹고, 오후 2시부터는 합죽선에 시를 적는 체험활동을 하였다. 어떤 이들은 김소월이나 천상병의 시를 옮겨 쓴다. 평소 자신이 즐겨 읽었던 시들을 선택한 것이다. 버스에서 내준 숙제 곧 자신의 4행시를 합죽선에 옮기는 사람도 있다.
▲ 부채에 시를 써보는 체험활동을 했다
▲ 부채에 시를 써서 자랑하는 한 참석자
그동안 시는 시인들이 쓴 문학작품이려니 하고만 생각했던 참석자들은 이날 시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시인들은 그저 한강, 수종사 그리고 고두미마을을 다녀오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곳의 인상을 자신의 마음속에 담고 원고지에 담은 것이었다. 그것도 자신만의 문체로 말이다.
시는 시인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았다. 누구나 다른 사람이 쓴 시를 읽으며 시인의 감동을 자신의 것으로 전이시킬 수도 있으며, 자신들 또한 생활 속에서 시를 쓸 수 있음을 깨닫는다. 이리하여 참석자들의 가슴 속에는 시를 써보고 싶은 생각이 뭉클뭉클 일어난다. 이날은 새로운 병아리 시인이 탄생한다. 김수정 시인이 이들을 부추긴 것이다. ‘길 위의 인문학“이란 바로 이런 것이렸다.
이날 참석한 중학교 2학년 박도헌 학생은 “제가 그동안 읽은 책 가운데 ‘파우스트’가 오늘 새롭게 기억이 납니다. 이 행사에서 다양한 문화체험이 재미있었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좀 더 많이 읽어야 나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시인이나 소설가 선생님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 양평 잔아문학박물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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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아문학박물관에 걸린 펼침막에는 "책을 만져만 봐도 반은 읽은 셈이다."라고 쓰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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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아문학박물관 앞에서 참석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