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 14일은 일본의 “성인의 날(成人の日)” 이었다. 20살을 맞이하는 젊은이들의 잔치인 성인의 날은 1999년까지는 1월 15일 이던 것이 2000년부터는 1월 둘째 주 월요일로 정해 성인의 날 행사를 하고 있다. 성인의 날의 사전적 뜻은 “새롭게 성인이 되는 미성년자들이 부모님과 주위의 어른들에게 의지하고 보호받던 시절을 마감하고 이제부터 자신이 어른이 되어 자립심을 갖도록 예복을 갖춰 입고 성인식을 치루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여성들은 하레기(晴れ着)라고 해서 전통 기모노를 입고 털이 보슬한 흰 숄을 목에 두른다. 한편 남성들은 대개 신사복 차림이지만 더러 하카마(袴, 전통 옷)차림으로 성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이날 행사를 위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단장을 하는데 제법 돈이 든다.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성인식을 마친 여성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시내를 누비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외국인에게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일본의 “성인의 날”의 역사는 얼마나 되었을까? 성인의 날은 지금으로부터 73년 전인 1946년 11월 22일 사이타마현 와라비시(埼玉県蕨市)에서 실시한 ‘청년제’가 그 뿌리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제5회 벽파 대제전에서 대상에 오른 홍주연의 이야기를 하였다. <벽파> 이창배의 아호를 붙인 대회로 상징적인 의미가 커서 출전자가 많았다는 점, 명창부의 대상은 경기산타령을 열창해 준 홍주연에게 돌아갔는데, 그녀는 유아교육 전문과정을 마친 사람으로 경기소리를 좋아해 성남의 소리꾼, 방영기 명창의 문하생이 되었다는 점을 얘기했다. 그녀에게 음악적 재능이 있음을 간파한 방영기 명창은 대학 국악과에 진학하여 본격적으로 전문 성악인의 길을 걷도록 권유하였고, 졸업 후에는 문화예술대학원에 진학하여 "선소리 산타령을 활용한 유아교육을 위한 교수법" 이란 논문을 제출하고 석사학위를 받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세상에 쉬운 일이 하나가 있겠는가! 대학원과정을 마치고 논문을 작성해서 석사학위를 받는다는 일도 그렇게 만만한 과정이 아님을 경험한 사람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소 늦기는 했어도 어엿한 전문소리꾼, 그것도 주위에서 부러워하는 석사 소리꾼이 된 것이다. 특별하게 그를 기억하게 되는 것은 그가 연구한 학위논문의 주제이다. 산타령을 유아교육에 접목시키는 발상은 그 자체가 예사롭지도 않지만, 현장 실습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노부의 병이 벚꽃 필 무렵에는 완전히 완치 되도록...” “합격 기원, 고베여학원 중등부” 이는 2018년 12월 24일, 교토 히라노신사(平野神社)서 만난 에마(繪馬) 내용이다. 에마란 일본의 절이나 신사(神社)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손바닥만 한 작은 작은 나무판에 소원을 적어 걸어 두는 것을 말한다. 에마는 개인의 소원을 적어 거는 소형 에마와 여러 사람(단체)의 소원을 거는 대형 에마가 있다. 쉽게 말하면 ‘소원을 적는 판’이라고 해야 할까? 이 소원판은 해당 신사나 절의 종무소 등에서 파는데 우리 돈으로 5000원(500엔) 정도한다. 에마(繪馬)에 적는 내용은 대개 결혼성사, 합격기원, 질병치료, 주택구입, 이사, 안산(安産), 취직 등등으로 보통 사람들의 희망사항이 적혀 있다. 《속일본기(続日本紀)》에 보면 절이나 신사에 살아있는 말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신메(神馬, しんめ)라고 하는데 말은 비싸기 때문에 보통사람들은 바치기 어려웠다. 한편 절이나 신사에서도 말을 시주로 받는 경우에는 관리가 어려워 말 대신에 나무나 종이 또는 흙으로 빚은 말 형상의 시주를 대신하게 되었다. 지금과 같은 에마(繪馬)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가곡의 역사와 특징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조선조 선조 때의 《금합자보》 속에 가곡의 원형인 만대엽(慢大葉)이 반주악기보와 함께 실려 있는 점으로 늦어도 16세기 말엽은 분명하다는 점, 그러나 실제로는 세조시대, 곧 15세기 중반까지는 올라갈 수 있다는 점, 이에 견주어 여창가곡은 19세기 중반에 나타났다는 점, 가곡은 성음(聲音)을 쫒는 노래가 아니라, 감정을 절제하여 사회를 정화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던 노래였다는 점을 얘기했다. 그 특징은 세련된 형식미, 선율의 유장미, 느리고 긴 장단형, 즉흥성을 배제하는 표현, 장식음이나 잔가락을 덜어내는 절제미, 창법이나 모음분리의 발음법에서 오는 장중미, 관현악과의 조화미 등이란 점, 가곡을 오늘에 이어준 공로는 수많은 가객들에게 돌려야 하는데, 특히 1920년대 이후 하규일로부터 이병성, 이주환, 박창진, 김기수 등이 배웠고, 그 뒤를 이은 홍원기, 김월하 등의 가곡 사랑이 후진들에게 전해졌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제5회 벽파 대제전 전국경창대회 이야기로 이어간다. 벽파대회는 지난해 11월 5(일), 벽파 이창배의 고향인 서울 성동구 소재의 문화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 신문에 <생각의 정치를 편 ‘세종의 길’ 함께 걷기>를 연재중인 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는 새해를 맞아 세종대왕이 잠들어 있는 여주의 영릉을 찾았다. 새해를 맞아 김광옥 명예교수와 ‘세종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편집자말) - 최근에 《세종 이도의 철학》이라는 책을 펴냈는데 그 내용은 무엇인가요? “현재 세종 연구는 논문과 책 합쳐 대략 2,000여 편인데 ‘철학’이 들어간 글은 8편 정도다. 그리고 세종 연구에는 나름으로의 흐름이 있는데 정치철학이고 세종사상이라 할 철학서는 없다. 이번에 세종의 사상을 철학적 차원에서 보려고 세종이 말씀하신 용어 곧 개념어가 될 만한 말들을 전부 찾아 정리해 보았다. 그 결과 ‘생생의 길’이 드러나게 되었다. 사람은 늘 자기 하는 일에 업의식 곧 사명감을 가지고 새로워지는 변화를 가져야만 한다. 사람은 거듭나야 참사람이 되는 생민이고, 사물은 새로 나야 변역(變易)이 된다. 한 비유를 들면 유교 정치철학에서 왕과 백성 사이의 관계를 군주제에서는 신민(臣民, 신하와 백성)관계가 된다. 백성은 신하이거나 평민이다. 이후 사회가 발전하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의 성(城)은 높고 크다. 그리고 우뚝 서있어 한 참을 올려다보아야 한다. 일본이나 독일처럼 성(城)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를 여행하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이 우뚝 솟은 성인데 그곳은 대개 그 지역 관광의 중심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성으로 꼽히는 오사카성(大坂城)도 오사카를 찾는 이들에게는 필수 관광코스이다. 그렇다면 대관절 일본에는 몇 개의 성이 있는 것일까? 《일본명성도감(日本名城圖鑑)》에 따르면 일본에는 25,000개의 성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숫자 속에는 천수각(天守閣)을 갖춘 근사한 성도 있고 흔적만 남은 곳도 있어 성의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다만 현실적으로 성다운 성이라 하면 ‘일본100명성(日本100名城)’에 들어 있는 성을 들 수 있다. 현존하는 성 가운데 천수각이 잘 보존되어 있는 성은 효고현의 히메지성, 나가노의 마츠모토성, 시가현의 히코네성 등 12개 성으로 이들 성은 복원이나 수리하지 않은 상태로 천수각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러나 풍신수길이 축조한 오사카성은 태평양전쟁 때 미군의 오사카대공습으로 초토화 되었다. 오사카성은 1945년 8월 14일 1톤짜리 폭탄이 천수각을 쑥밭으로 만들어 버린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일주일에 한번 쓰는 <서한범의 우리음악 이야기>가 오늘, 새해 첫날로 400회를 맞이하였다. 그동안 재미도 없는 잡문의 이야기를 관심있게 읽어 주고, 격려를 해 주신 우리문화신문 독자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지난주는 김월하 명인으로부터 여창가곡의 실력을 인정받은 황숙경 가객의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녀의 노래는 청아한 울림 가운데, 꿋꿋하고 힘이 넘치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역동성이 돋보인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주에는 독자 여러분이 2019 기해년 전통가곡과 친해지는 해가 되기를 바라며 가곡의 역사와 그 음악적 특징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가곡이 불리기 시작한 때는 대략 언제쯤일까? 확실치는 않으나, 늦어도 16세기 말은 분명하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1580년, 조선 선조 때에 안상(安瑺)이란 가객이 《금합자보(琴合字譜)》를 펴냈는데, 이 악보 속에 가곡의 원형인 만대엽(慢大葉)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노래 가사만 소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사와 함께 관악기, 현악기 등 반주악기들의 선율이 구음(口音)과 함께 구체적으로 표기되어 있어서 가곡의 총보라 할 것이다. 그러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연말을 맞이하고 있는 오사카 시내 지하철역 구내에는 ‘하츠모우데(初詣, 정초기도)’를 알리는 홍보물이 넘치고 있다. 하츠모우데(初詣)란 새해 정초에 신사나 절에서 한 해의 소원성취와 건강을 비는 행사를 말한다. 이맘때쯤이면 인터넷에서는 전국의 유명한 신사나 절을 소개하느라 야단법석이다. 일본의 정초 하츠모우데 풍습은 “도시코모리(年籠り)”라고 해서 집안의 가장이 기도를 위해 그믐날 밤부터 정월 초하루에 걸쳐 씨신(氏神の社)의 사당에 들어가서 기도하는 데서 유래했다. 그러던 것이 그믐밤 참배와 정초참배로 나뉘어졌고 오늘날에는 정초 참배 형태가 주류이다. 이러한 정초기도 풍습은 명치시대(1868년) 중기부터 유래한 것으로 경성전철(京成電鐵) 같은 철도회사가 참배객 수송을 대대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 이동이 쉽지 않던 사람들이 철도를 이용해 유명한 신사나 절을 찾아다니게 된 것이다. 대개는 그 지역의 신사나 절에서 하츠모우데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전국의 유명한 절이나 신사를 찾아나서는 사람들도 많다. 2016년 일본 최고의 하츠모우데 장소는 10위는 다음과 같다. (일본 위키미디어 자료) 1위 메이지신궁(明治神宮) 31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여류가객, 황숙경을 소개하였다. 정가(正歌)란 아정하고 바른 노래여서 부르는 가객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도 바로 높은 기품과 바르고 당당한 태도가 요구되며,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는 미동(微動)도 허락되지 않는다는 점, 황숙경은 고교 시절 여창 가곡의 대모로 알려진 김월하 선생을 만나게 되면서 그의 소리에 매료되었고, 그의 가르침으로 가곡 발표회를 꾸준히 열어왔으며 무형문화재 이수자가 되었다는 점을 얘기했다. 또 여창가곡이라는 말과 남창가곡이란 말은 각각 악곡이 정해져 있기에 남창가곡에 속해 있는 악곡을 여성이 불러도 이 노래는 남창가곡이고, 반대로 여창가곡에 속해 있는 악곡들을 남성이 불러도 여창가곡이란 점, 등을 이야기 하였다. 김월하 명인으로부터 여창가곡을 전수받기 시작하면서 황숙경의 노래는 하루하루가 달라져 가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예능교육은 더더욱 명인의 지도를 받으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김 명인에게 공부하기 시작한 세월이 얼마쯤 지났을 무렵, 스승은 황숙경의 노래를 듣고 흡족해 하면서 “그래, 이제 됐구나.”라고 인정을 해 주었다고 한다. 스승의 짧은 그 한 마디가 어쩌면 지금의 황숙경을 있게 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2월 중순도 지나 슬슬 말쯤으로 접어들면 일본에서는 “시메카자리(注連飾り)”를 대문에 건다. 시메카자리는 연말에 집 대문에 매다는 장식으로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운을 멀리하려는 뜻에서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풍습이다. 이러한 전통은 농사의 신(도작신앙-稻作信仰)을 받드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신도(神道)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도 있고 일본의 나라신(國神)인 천조대신(天照大神)과 관련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시메카자리는 짚을 꼬아 만든 줄에 흰 종이를 끼워 만드는데 요즈음은 백화점이나 편의점 따위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시메카자리는 보통 12월 말에 대문에 내걸고 대개 1월 7일 이후에 치우는 게 보통이지만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르다. 관서지방에서는 1월 15일에 치우고, 미에현(三重縣 伊勢志摩) 같은 지방에서는 1년 내내 장식하는 곳도 있다. 시메카자리 말고 연말연시 장식으로 “카도마츠(門松)”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것은 12월 13일에서 28일 사이에 집 앞이나 상가 앞에 세워두고 치우는 것은 1월 15일 앞뒤다. 시메카자리나 카도마츠의 설치와 치우기는 가능하면 지정된 날에 맞추는 게 좋으며 이를 어기면 복이 반감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