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LA 리틀도쿄(일본거리)는 우리의 숙소였던 에지먼트 200번지 근처에 있는 지하철을 타고 5개 역을 지나 엘에이시청 (CITY OF LOS ANGELES)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다다르는 곳에 있었다. 8월 9일(현지시각)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는 시각에 리틀도쿄 거리에 도착했다. 말처럼 이곳이 일본인 거리라고 느껴질 만큼 일본어 간판이 즐비할 줄 알았는데 실상은 변변한 간판 하나 안보여 ‘혹시 잘 못 찾았나?’ 싶을 정도였다. 두리번거리다가 리틀도쿄 안내소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미국에서 영어 실력이 딸리던 나에게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나로서는 마치 친정집에 온양 이것저것 상황을 물을 수 있어 좋았다. “중심거리는 방금 들어오신 그 길입니다. 리틀도쿄는 3블록의 거리가 있어요. 첫 번째 거리가 가장 번화하고요. 두 번째 거리도 볼만합니다만 세 번째 거리는 안 가시는 게 좋습니다. 볼 것도 없고 약간 위험하거든요.” 일본인 안내원은 친절하게 리틀도쿄 지도를 꺼내어 볼만한 곳을 소개해주었다. 그러나 설명대로 나와 가장 번화하다는 거리를 걸어보았지만 이건 숫제 실망스러웠다. 라멘(라면)집 몇 개가 고작일 뿐이었다. 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서도소리의 보존과 이의 전승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예술적 가치가 있는 소리이고, 전승체계나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자칫 단절위기를 맞게 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점, 서도소리 보존회가 경연대회를 열어 서도소리의 전승능력을 키우고 보존의지를 강화하려는 의지도 그러한 이유가 작용한 탓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서도소리>라는 말에서 <서도>와 <소리>의 의미에 대해서도 짚어 보았는데, <서도>는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 즉 관서지역을 뜻하는 말이고, 소리란 성(聲)으로 물체의 울림이란 점, 성을 깎고, 다듬어 음악의 재료로 만든 것이 음(音), 그리고 음으로 가락을 엮어 악(樂)을 만들었는데, 악기(樂記)에서는 소리만 알면 금수(禽獸), 음까지 식별하면 중서(衆庶), 그리고 군자(君子)만이 능히 악을 아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서도소리와 다른 지역, 특히 경기소리와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하는 점을 요성(搖聲), 곧 떠는 소리를 중심으로 알아보도록 한다. 또한 경기소리와 서도소리를 함께 아우르는 용어가 <경서도소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말복이 지나면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지만 11일의 날씨는 찌는듯하여 가로수의 녹음마저 더위에 지친 듯 꼼짝도 안하고, 관상대에 의하면 이날 최고기온은 33도나 되어 예전보다 약간 높은 편. 길가를 지나는 살수차의 포말도 한결 가을을 재촉하는 듯이 이글이글한 아스팔트 위를 적셔주고 있다.” 이는 동아일보 4293년(1960년) 8월 12일 치 기사 내용입니다. 오늘은 더위가 한고비로 치닫는다는 말복입니다. 장마가 끝나고 입추와 말복 무렵이 되면 날씨가 좋아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벼가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다는 말이 전해집니다. 그래서 “말복 나락 크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라고 하여 귀가 밝은 개는 벼가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 땡볕도 지나쳐서 아예 벼가 타들어가기에 농민들이 애가 탄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겨레는 복날을 “서기제복(暑氣制伏)”이라 하여 “더위를 꺾는 날”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 하여 더울 때 뜨거운 것을 먹었지요. 여름이 되면 사람 몸은 밖의 높은 기온 때문에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으려고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7월 말, (사)서도소리보존회와 광명시 공동주최로 제17회 <서도소리 경연대회>가 열렸다는 이야기, 서도소리라는 이름이 다소 생소한 느낌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서도소리란 38이북 지역으로 서해바다에 인접해 있는 황해도와 평안도지방에서 불리는 소리를 가리키며 달리, 관서(關西)지방의 소리라고도 부른다는 이야기를 했다. <서도소리>의 범주에는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의 민요, 한시(漢詩)를 읊어 나가는 <관산융마>와 같은 시창(詩唱), 초한가, 영변가와 같은 좌창(坐唱), 씩씩하고 활달한 입창(立唱), <추풍감별곡>이나 <적벽가>와 같은 송서(誦書), <배뱅이굿>과 같은 창극조(唱劇調)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야기, 대회는 초중고 학생부와 신인, 일반, 명창부로 구분되어 있는데, 서도소리의 올바른 전승과 확산이 목적이며 전문가들로부터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부터는 서도소리의 보존이나 전승이 매우 시급하다는 점에 관하여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서도소리를 전승하고 보존해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그림이 갖는 사회적 의미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선뜻 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해주고 있는 화백이 있다. 후지시마 하쿠분(藤島博文, 77) 화백이 바로 그 사람이다. 열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지시마 화백은 고등학생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어 도쿠시마현전(徳島県展)에서 내리 3년을 입선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이후 일본 최고의 미술대학인 무사시노미술대학(武蔵野美術大学)에 합격했지만 입학을 포기하고 일본예술원회원이었던 스승 가나시마 케이카(金島桂華)의 제자로 들어가 독자적인 그림 세계로 몰입한다. “미의식에 의한 사람 만들기, 도시 만들기, 나라 만들기(美意識による人づくり・町づくり・国づくり)”. 이 말은 후지시마 화백이 꿈꾸는 궁극적인 미술세계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그는 머릿속에 지식만 잔뜩 들어있는 창백한 인간을 거부한다. 돈만 밝히는 인간, 권력만 지향하는 인간, 알량한 지식으로 잘난 체하는 인간을 거부하고 궁극적으로 그가 추구하는 인간상은 어디까지나 미의식(美意識)을 바탕으로 한 인간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도시도 그러하고 더 나아가 나라 또한 미의식은 중요하다. 너무나 추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울산국악협회(회장 박진)가 주최했던 제21회 전국국악경연대회 관련 이야기를 하였다. 울산은 옛 신라시대 처용의 도시로 이와 관련한 문화제를 열고 있다는 이야기, 특색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도시라는 이야기, 이와 함께 국악경연대회도 도시의 전통문화를 구축하고 산업과 예술의 공존이라는 차원에서 일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심사 총평에서 필자는 장단(長短)의 중요성과 연주 자세를 강조하였다. 또한 습관적으로 마이크에 의지하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는 이야기, 울산대회가 더더욱 권위 있는 대회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기념공연을 할 때에 시민들을 초대하라는 주문, 일반부 경연 분야를 확대하라는 주문, 상의 훈격이나, 상금을 높이도록 노력하라는 주문, 시상식에는 울산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여 격려를 해주도록 협조하라는 주문 등을 하였다. 본 대회는 명품 대회로 자리 잡아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지난 7월 말,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토요일이었다. 당일의 날씨도 폭염의 기세는 보통이 아니었으나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서도소리 경연대회>가 광명시 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끼 정원으로 이름난 사이호지(西芳寺)는 교토 서쪽에 자리하고 있는 절이다. 녹음이 우거진 가운데 정원 바닥에는 천년의 이끼가 그 푸르름을 더하는 이곳은 불교에서 말하는 서방정토를 보여주려고 만든 정원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호지(西芳寺)가 관광객들로부터 점령된 것은 얼마 전부터이다. 절은 관광수입으로 부자가 되자 절문을 걸어 잠그고 3개월 동안 정진과 붓글씨 쓰기에 들어갔다. 이때는 많은 돈을 기부한 사람에게만 정원을 보여준다. 이로써 3개월 동안의 휴식시간이 생겼다. 다행히 내가 교토에 살던 10년 동안에는 50센트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 갈 수 있었다.(1984년 당시)” 이는 존 카터 코벨 교수가 쓴 《일본에 남은 한국 미술》에서 한 말로 그가 교토에 묵었던 1984년 당시 상황이지만 사실 일본의 절들은 저마다 한 가지씩 볼거리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다. 교토의 경우만 해도 코벨 교수가 말하고 있는 이끼 정원 사이호지[西芳寺], 절의 전각을 금색으로 도금하여 그 이름을 날리고 있는 긴카쿠지[金閣寺), 크고 작은 돌(石庭)을 깔아 놓고 감상하는 정원으로 이름난 료안지[龍安寺), 일본 국보1호인 미륵보살반가상이 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울산 국악협회(회장 박진)가 주최한 제21회 전국국악경연대회(이하 울산대회)관련 이야기로 이어간다. 울산(蔚山)시가 근대 한국의 산업을 이끈 공업도시이지만, 처용가무(處容歌舞)나 처용설화의 도시라는 이야기, 처용설화란 신라 헌강왕(憲康王)이 지금의 울산인 개운포(開雲浦)에 행차하였다가 처용을 만나게 되어 벼슬을 주고 예쁜 여자로 아내를 삼게 하였는데, 역신이 아내를 탐해도 처용은 노래를 부르고 춤으로 대하니 역신이 감복해 하며 도망을 했다는 이야기를했다. 또 울산에서는 해마다 <처용문화제>가 열리며 산업과 예술이 공존하는 국제도시로 성장해 가고 있다는 이야기, 울산의 또 다른 문화행사가 전국 규모의 국악경연대회인데, 학생부와 일반부로 나뉘고 각 부문의 대상은 심사위원 전원의 채점으로 선정하며 300여명의 참가자들이 열띤 경연을 벌였다는 이야기 등을 지난주에 하였다. 최근 문체부는 문화도시의 지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고 있어서 국내 어느 도시가 문화도시로 선정되는가 하는 점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화도시란 우리가 짐작하고 있는 바와 같이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문화 창조력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 정말 덥다. 덥다는 말보다 용광로 앞에 있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아니 몸의 일부가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햇볕에 조금만 걸어도 그런 느낌이다. 우리나라도 30도가 넘는 폭염이 2주째 계속되고 있지만 이웃나라 일본 역시 된더위로 난리다. 어제 사이타마현에서는 일본 관측사상 최고로 더운 섭씨 41.1도를 기록하는 등 일본열도가 펄펄 끓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23일(월) 낮 2시 16분,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埼玉県熊谷市)의 기온이 일본 관측기록사상 가장 높은 41.1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록은 2013년 8월 12일 고치현 시만토시(高知県四万十市)에서 기록한 41.0도를 웃도는 기록이다. 사이타마현 뿐 아니라 도쿄, 기후현 등 일본 전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무더위에 일본인들은 안부편지인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를 쓴다. 쇼츄미마이는 대개 엽서를 보내는데 엽서에는 파도치는 그림이라든가, 시원한 계곡 그림, 헤엄치는 금붕어 등이 그려져 있어 엽서를 받는 사람이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들게 배려한 것들이 많다. 그뿐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 집에 찾아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충남지방의 무형문화재인 아래내포시조와 위내포시조를 소개하였다. 위내포시조의 보유자, 박선웅은 서산의 유병익 사범에게 배웠고, 서울의 박기옥에게 석암제 시조, 홍원기, 김경배에게 가곡과 가사까지 배웠다는 점, 그는 제2회 백제예술제 시조경창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전국 굴지의 시조대회에서 심사위원을 지냈고, 현재는 서산지방에서 윗내포제시조 강습회와 정가발표회 등을 열고 있다는 점을 얘기했다. 또 전승과정은 유환경-이종승-이문교-유병익-박선웅으로 이어지며, 이 창제는 창법이 편안하고 안정감이 있으며 곡태(曲態, 음악의 표현 기법) 또한 유연하다는 점, 노랫말이 구수하게 변모되어 있으며 전체적인 장단수가 경제에 비해 짧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 옛 선비의 기개와 멋을 느끼게 되는 시조창이란 점 등을 이야기 하였다. 이번 주에는 지난 7월 7~8일에 울산광역시 국악협회(회장 박진)가 주최한 제21회 전국국악경연대회(이하 울산대회) 관련 이야기를 한다. 울산이라는 도시의 이름을 듣게 되면, 무엇보다도 먼저 근대 한국의 산업을 이끈 공업도시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1960년대 초, 경제개발계획의 공업특정지구로 결정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