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여기 어딘가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하여 전시했다고 하던데요. 거기에 가보고 싶습니다.” 지난 6월 19일, 일본 고려박물관 회원들과 천안 독립기념관에 들렸을 때 아오야기 준이치(青柳純一) 씨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네? 조선총독부 건물이 여기 있다구요?” 나는 아오야기 씨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속으로 ‘천안 독립기념관에 조선총독부 모형 건물이라도 만들어 놓았나?’하는 생각을 순간 했다. 그런데 독립기념관을 둘러보고 뒤뜰로 나오니 어마어마한 광장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한 잔해를 전시해 놓은 공간이 있었다. 이름하여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 이었다. 그러고 보니 1995년 8월 15일 경복궁 앞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던 조선통독부 건물의 해체를 텔레비전에서 본 기억이 났지만 그 뒤 이 건축물의 행적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용케도 이 건물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뿔사! 식민지 통치시절의 ‘총독부’란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조선총독부’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건물의 잔해가 이곳에 와 있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놀라지 않아도 될 일이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경북 포항에서 오랜 기간 가야금병창 분야의 연주활동을 해 오고 있는 임종복의 활동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가야금병창>이란 소리꾼이 가야금을 스스로 연주하면서 단가나 민요, 또는 판소리의 눈 대목 등을 부르는 연창의 형태라는 점, 임종복은 장월중선(張月中仙, 본명-순애)의 소리제를 잇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스승의 유음을 가다듬기 위해 스승의 장녀인 정순임 명창에게 소리전반을 공부하고 있다는 점을 애기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장판개-장월중선-정순임으로 3대째 이어지는 집안을 판소리의 명가(名家)로 지정하였으며 장월중선은 1960년대 초부터 경주에 정착하여 판소리, 가야금산조와 병창, 아쟁산조, 민속춤 등, 다양한 장르를 전승시켜 왔다는 점, 경상북도는 장월중선의 판소리와 가야금병창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경주시에서는 판소리를 기본으로 하는 창극공연과 전국 국악경연대회, 학술행사 등을 매해 열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우리가 경험해 본 것처럼, 노래는 혼자 부를 때와 반주악기가 곁들여 질 때가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선율악기의 반주가 있다면 음정을 가늠할 수 있고, 선율의 흐름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일본인에게 3.1만세운동정신을 알리기 위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은 유관순 기념관과 생가, 독립기념관, 수원 제암리 교회와 서대문형무소 등을 돌아보면서 내년 전시에 대한 구상과 해당 기관의 자료 협조도 요청할 생각입니다.” 이는 양심적인 일본 시민들이 만든 고려박물관 회원들이 어제(6월19일) 천안의 유관순 생가 등을 돌아보면서 이번 방한 목적을 말한 것이다. 모두 14명이 방한한 이들과 필자는 어제, 천안 독립기념관과 유관순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내년 일본 전시에 대한 자료와 해당 기관의 협조 문제 등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이번에 방한한 고려박물관 회원들은 대부분 박물관 내 조선여성사연구소 회원들로, 특별히 내년에 3.1만세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이들은 “3.1만세운동 100주년 준비위원회”를 꾸렸다고 했다. “침략의 역사는 없다.”고 잡아떼고 있는 아베 정권에 견주어 방한한 일본인들은 도쿄 한복판에서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는 각종 전시회와 강연 등을 통해 과거 일본정부가 잘 못한 일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일본인들은 3.1만세운동에 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살풀이춤>으로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노혜경의 이야기를 하였다. 살풀이 춤이란 살풀이장단에 맞추어 수건을 들고 춘다고 해서 수건춤, 또는 즉흥무라는 이름이 있다는 점, 기(技)의 극치로 예(藝)에 이르는 춤으로 정중동의 신비스러움과 자유스러움, 환상적인 춤사위는 예술적 차원을 뛰어넘는다는 점, 원래는 살(煞)을 푼다는 의미로 시작되었고 이를 가다듬어 교방에서도 추었으나 현재는 무대화된 전통춤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도살풀이, 살풀이, 동살풀이와 같은 말들은 시나위권에서 불리는 살풀이를 두고 달리 부르는 이름이란 점, 100년 전 화보에 살푸리춤이라는 명칭 소개가 있으나 본격적으로는 1930년대 후반, 한성준(韓成俊)이 <조선음악무용연구회> 이름으로 공연을 한 이후라는 점, <한국예인열전> 무대에서 노혜경은 이매방류 살풀이춤으로 객석의 열띤 호응을 받았는데, 그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마음이 고와야 춤이 고운 법”이라는 스승의 전언을 떠 올린다는 점, 그는 무용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흔치 않은 학구파 춤꾼이란 점 등을 이야기 하였다. 이번 주에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의 신문은 연일 수 쪽에 걸쳐 북미수뇌회담 기사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상파 3개 방송국에서도 아침부터 ‘세기의 담판’을 주제로 특별 방송을 꾸리는 등 북미수뇌회담 일색입니다. 싱가폴로부터의 중계방송에서는 ‘점심식사는 무엇을 먹을까요?’, ‘설마 햄버거는 먹지 않겠지요?’ 같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북미수뇌회담 결과가 나올 때까지 프로그램을 편성했습니다. 한국 시민들의 관심은 높습니다. 서울에 사는 45살 주부는 ‘오늘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기대하고 있다’ 고 했으며 47살의 여회사원은 ‘통일되면 비용이 많이 들어 한국이 부담이 되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 언젠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이는 어제(12일) 싱가폴에서 열린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사쿠라이이즈미(桜井泉) 기자가 야후제팬에 기고한 글이다. 한국의 언론들이 싱가폴에서 열린 북미회담에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일본 언론 역시 실시간으로 싱가폴 북미 회담과 한국의 분위기를 전하는 모습이 분주해 보인다. 특히 야후제팬에서는 북미수뇌회담에 대해 실시간으로 누리꾼의 의견을 묻고 있는데, 12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2018 한국예인열전”에서 역동적이며 신명나는 무대를 만들어 주었던 김윤미의 버꾸춤 이야기를 하였다. <버꾸>란 충청도 지방이나 전라도 지방에서 부르는 매구북의 딴 이름으로 소고(小鼓)를 말한다는 점, <법고>의 음성모음화 된 말이 <법구>이고, 법구를 연음화하여 된 발음으로 부르는 명칭이 <버꾸>라는 점을 얘기했다. 이 춤은 금당도의 풍물놀이에 속해 있던 소고잽이들의 춤가락을 기본으로 해서 무대화 한 춤이란 점, 버꾸를 돌리기도 하고, 차올리기도 하며 현란한 개인기를 발휘하여 매우 토속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었다는 점, 마당놀이에서 볼 수 있는 크고 거친 동작들을 더 세련되게 무대로 끌어들여 객석의 반응을 고조시켰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살풀이춤>으로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노혜경의 이야기로 이어간다. 살풀이 춤이란 살풀이장단에 맞추어 수건을 들고 추는 춤이다. 수건을 들고 춘다고 해서 수건춤이라는 이름도 있고, 음악이 흐르는 대로 즉흥적 춤사위를 보인다고 해서 즉흥무라는 이름도 있다. 여하간 이 춤은 한국인의 멋과 흥을 자랑하는 대표적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이게 진실이다. 이게 진실이다’ 하고 시끄럽게 구는 것이다.” “눈이 내려서 기쁠 때 나는 내가 네 살이든, 예순 세 살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이는 일본의 그림책과 동화책 작가이자 수필가로 알려진 사노 요코(佐野 洋子, 1938~2010) 씨 의 말이다. 사노 요코 씨는 1938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9살 때 일본으로 돌아와 컸으며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교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6달 동안 석판화를 공부했다. 사노 요코 씨의 대표작인 《백만 번 산 고양이(100万回生きたねこ)》는 전 세계에서 300만부가 팔린 그림책으로 인생과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린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다. 사노 요코 씨는 이 밖에도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 《좀 별난 친구》 등의 그림책을 비롯하여 《사는게 뭐라고》, 《죽는게 뭐라고》와 같은 수필집 등 2009년 6월 현재 공저를 포함한 173권의 책을 펴냈다. (일본 최대의 서점인 ‘기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강향란의 징춤 이야기를 하였다. 강향란은 남사당놀이 이수자로 활동하고 있는 춤꾼이란 점, 풍물세계의 외로움과 징의 애환을 춤 속에 담았는데, 역동적이며 거친 느낌이 풍긴다는 점, 징(鉦)은 단일 음정을 지닌 타악기로 궁중에서는 대금(大金)이라 불렀으며 군영에서 퇴각시 신호용 악기로 사용되었다는 점, 현재는 풍물놀이, 무속음악, 종묘제례악, 대취타, 불교음악 등에 쓰이고 있는데, 주로 강약을 조절하며 장단의 첫 박을 알리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을 얘기했다. 강향란의 징춤은 굿거리-덩더꿍-휘모리-굿거리장단으로 전개되며 장단별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점, <부평풍물축제> 명인전을 비롯하여 <KBS 국악한마당>, <국악의 향기>, <명인 명무전>, <FIA 국제예술제> 등 큰 무대에서 선을 보여 왔고 이제 그의 징춤은 한(恨)과 도(道), 그리고 흥(興)을 신명으로 풀어낸 남사당 무동이의 대표적인 풍물춤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점 등을 이야기 하였다. 이번 주에는 “2018 한국예인열전”에서 역동적이며 신명나는 무대를 만들어 주었던 김윤미의 버꾸춤 이야기로 이어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의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따위가 연거푸 들어 있어 힘들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욱이 스승의날 같은 경우에는 “교사를 선물이나 기대하는 사람 취급하는 날 같으니 아예 없애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스승의날이 없는 대신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이 따로 있어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이 있다. 어머니날(하하노히, 母の日)은 5월 둘째 일요일이라 올해는 5월 13일이었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날(치치노히, 父の日)은 해마다 6월 셋째 주 일요일이라 올해는 6월17일이다 일본처럼 6월 셋째 주 일요일에 아버지날을 두고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인도, 영국, 캐나다, 칠레, 콜롬비아, 프랑스, 터키, 싱가폴, 멕시코 등이다. 일본의 어머니날과 어버지날의 유래는 모두 미국에서 비롯된 풍습이며 어머니날엔 붉은 카네이션을, 아버지날에는 흰장미를 선물한다. 하지만 꽃보다도 인기 있는 것은 다양한 선물이다. 아버지날 선물 1위는 가죽벨트, 2위와 3위는 맥주 셋트, 4위는 색안경(선글라스), 5위는 발모제(머리 나게 하는 약) 순이다.(야후쇼핑 참고) 가격은 3천 엔~7천 엔(3만~7만) 선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까지는 편종과 편경의 유일한 제작자, 김현곤 장인의 이야기를 하였다. “내 몸 이상으로 사랑하지 않고는 명품(名品)이 나올 수 없다”는 신념으로 악기제작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 조선시대에는 장악원이나 악기조성청과 같은 임시관청에서 만들었을 뿐, 개인의 힘으로는 제작이 불가했다는 이야기, 그는 중국 각지를 찾아다니면서 힘들게 경석 재료를 수입해 오다가 2009년 이후에는 경기도 남양의 경석으로 제작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악기 제작의 전수, 이수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없어 장남과 차남에게 장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능과 정신을 전승시키고 있다는 이야기, 문화재청에서는 편종과 편경의 분리문제, 재료비 지원문제, 전수조교의 확보문제 등 행정적인 배려를 서둘러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 전국의 대소 박물관, 각급학교, 공연장 등에 교육적인 전시가 이루어지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강향란의 징춤 이야기를 한다. 징춤이란 징을 들고 가볍게 울리거나 두들기면서 추는 춤이다. 얼마 전,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풀뿌리문화연구소>가 제작 기획한 –한국예인열전 공감(共感) 동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