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들과 딸이 태어나면 한국에서는 100일째 되는 날에 백일잔치를 하고, 1년이 되면 돌잔치를 한다. 요즈음엔 백일잔치를 잘 안하지만 과거에는 수수팥단지를 만들어 갓난아기의 무병장수를 비는 ‘백일잔치’도 빼먹지 않고 했었다. <동아일보> 1962년 4월 6일치에는 ‘KBS TV 백일잔치’ 라는 기사가 있을 정도로 텔레비전 방송국 같은 곳에서도 ‘백일잔치’를 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백일잔치나 돌잔치에 해당하는 일본의 풍습은 무엇이 있을까? 백일잔치에 해당하는 것을 들라하면 오미야마이리(お宮參り)’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오미야마이리는 생후 한 달 정도 되는 갓난아기를 강보에 싸서 신사참배하는 풍습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1살 때 하는 돌잔치는 없다. 그 대신 시치고상(七五三)이라고해서 남자아이는 3살과 5살 때, 여자아이는 3살과 7살이 되는 해에 일본 전통 옷을 곱게 입혀 신사참배를 하는 풍습이 있다. 이러한 풍습 말고도 3월 3일에는 특별히 여자아이를 위한 “히나마츠리(ひな祭り)” 행사가 있다. 히나마츠리는 여자아이가 있는 집안에서 장차 딸에게 닥칠 나쁜 액운을 막기 위해 시작한 ‘인형장식’ 풍습으로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도 박상옥 명창이 무계원 풍류산방 음악회에서 불러준 상여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경기 남부지방에서는 처음에 굿거리로 <너거리 넘차> 소리를 하다가 <반맥이 굿거리>로 넘어간다는 점, 주요 구성음은 메나리 토리인데, 메나리란 뫼놀이의 음변이고, 산놀이, 산놀음을 뜻하는 말로 뫼는 산(山)이고, 놀이(遊)로 음구성이나 가락은 지방마다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얘기했다. 또 상여소리는 선소리꾼이 요령을 흔들어 장단을 맞추며 돌아간 망자의 입장에서, 또는 산 사람의 입장에서 망자를 보내는 슬픔을 애절하게 표현하는 구성지고 처량한 소리란 점, 가사의 구조는 4, 4조, 2개의 악구(樂句)가 짝이 되어 하나의 절(節)을 만들고, 한 절은 대부분 16자 구성이란 점, 가파른 산길이나 또는 외나무 다리를 통과할 경우에는 자진모리 장단의 빠른 <오 호~>소리로 마치‘어기영차’소리와 같이 간결하고 단순한 가락으로 이어간다는 점, 상여소리는 대체적으로 느린 굿거리, 반맥이굿거리, 자진모리 등 3가지 형태라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이번주에는 무계원 풍류산방에서 판소리를 열창해 준 신정혜 양의 심청가 중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서울의 북촌이라고 하면 ‘아! 조선시대 기와집이 남아 있는 전통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쿄에도 그런 곳이 있을까? 있다. 에도시대(江戸時代, 1603-1868)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카와고에시(川越市)가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전통 일본 거리다. ‘작은 에도 카와고에’라고 부르는 이곳은 신주쿠에서 50분, 이케부쿠로에서는 30분 정도면 닿는 곳으로 도쿄 도심에서 가까워서 인지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필자가 이곳을 찾은 것은 이틀 전(19일), 월요일로 평일인데도 에도거리의 분위기를 즐기고자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 거렸다. 상인들 말로는 주말이면 특히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도 없다고 한다. 카와고에시(川越市)는 에도시대에 에도성(江戸城) 북쪽의 방어기지로 정치적, 군사적으로 요충지였다. 지금도 당시의 풍경을 간직한 건물들이 꽤 남아있는 이곳 거리를 걷다보면 숨 막힐 것 같은 고층빌딩 숲에서의 답답한 느낌은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짐을 느낀다. 이곳은 메이지 26년(1894)에 대화재를 겪은 이래 마을 사람들은 내연성이 뛰어난 쿠라주크리(蔵造り: 일본 전통 건축의 하나)식으로 건물을 짓기 시작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박상옥 명창이 무계원 풍류산방 음악회에서 불러준 상여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작업요, 노동요들의 대부분은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앞소리는 혼자 메기지만, 뒷소리는 여럿이 합창으로 받는다는 점, 메기는 소리는 목청도 좋아야 하지만 더더욱 목구성이 좋아야 하며, 무엇보다도 문서가 충분해야 하고 때로는 즉석에서 만들어 부를 수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상여소리에서 상여(喪輿)란 상례 때 운구에 쓰이는 기구이며 중국에서는 대여(大輿), 온량, 온량거 등으로 불렀는데, 원래 평안하게 누워 쉴 수 있는 수레였다는 점, 지금은 장례문화가 달라져 상여소리를 듣기 어렵게 되어 그 보존을 위해 지방 정부에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상여소리는 처음 출상해서 나갈 때는 굿거리장단의 ‘너거리 넘차’(또는 어거리넘차)로 시작하는데, 이 소리는 선소리꾼이 메기면 상여꾼들이 합창으로 받는 후렴구 소리가 <너거리 넘차>또는 <어거리넘차>여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도 경기도 용인 출신 박상옥 명창이 부른 상여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한다. 용인을 비롯한 경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시계가 없는 마을이 있다. 그렇다면 이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시간을 인식하고 하루를 살아갈까? 분초를 다투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계가 없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일본의 안데르센’으로 불리는 오가와 미메이(小川未明, 1882-1961)의 작품 가운데 <시계가 없는 마을>이 있다. 그 마을에 시계가 생기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혼란스런 일을 그린 이 책은 ‘없음’의 상태에서 ‘있음’의 상태가 결코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런가하면 <불은 초와 인어>라는 단편소설에서는 인간과 함께 하고픈 "인어"의 기구한 삶과 인간의 잔인성을 적나라하게 그려 어린이 동화를 뛰어 넘어 어른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 그래서 오가와미메이를 가리켜 어른 동화작가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사실 어린이들의 이야기라는 게 알고 보면 어른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라서 동화가 반드시 어린이들의 전용물은 아닌 듯싶다. 오가와 미메이는 일본 와세다대학의 전신인 도쿄전문학교를 다니던 1904년, 22살 때에 첫 작품 <방랑아(漂浪児)>를 잡지 《신소설(新小説)》에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을 걷는다. 이후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2017년 무계원 풍류산방 감상회(12, 9)에 초대되어 <비단타령>을 불러준 서울시 휘몰이잡가 예능보유자 박상옥 명창과 휘모리잡가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비단타령>은 서울 경기지방에서 흔히 불러온 휘모리 잡가의 하나이다. 그런데 그 종류가 다양하여 통비단, 촉대단의 단(緞)을 포함하여 조황라, 외황라의 라(羅), 좌명주, 우명주의 주(紬), 여의갑사, 조갑사 등의 사(紗), 당목, 광목 등의 목(木), 한포, 칠승포 등의 포(布), 세반저, 세경저 등의 저(苧), 등등 다양하다. 이 노래는 가사도 어렵고, 곡조나 장단구조가 특이해서 부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휘몰이잡가>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휘몰아간다는 빠르기일 것이고, 잡가(雜歌)란 선비들의 점잖은 노래인 정가(正歌)에 대하여 격이 떨어지는 노래라는 점, 그러므로 <휘모리잡가>는 몹시 빠르게 몰아가는 잡가이며 사설은 해학이 넘치고 과장된 것이 대부분이란 점, 그래서 요사이 유행하는 음악 장르 가운데 랩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주는 점 등을 말하였다. 박상옥 명창은 당일 휘모리잡가와 함께 <상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입춘에 장독 깨진다더니 입춘이 지났음에도 날씨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삼한사온이란 말도 사라진지 오래고 날마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이다 보니 봄이 더욱 그립다. 지난 4일(일)은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이었다. 한국에서는 입춘에 요란스럽게 치르는 행사는 없지만 일본에서는 절분(세츠분, 節分)이라 해서 사악한 귀신을 몰아내기 위한 콩 뿌리기(마메마키) 행사가 전국의 절이나 신사(神社)에서 있었다. 절분(세츠분, 節分)은 보통 입춘 전날을 말하는데 이 때는 새로운 계절이 돌아와 추운 겨울이 끝나고 사람들이 활동하기도 좋지만 귀신도 슬슬 활동하기 좋은 때라고 여겨서인지 이날 사악한 귀신을 물리치기 위한 콩 뿌리기(마메마키) 행사를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 “복은 들어오고 귀신은 물러가라(후쿠와 우치, 오니와 소토, 福は內、鬼は外)”라고 하면서 콩을 뿌리고 볶은 콩을 자기 나이 수만큼 먹으면 한 해 동안 아프지 않고 감기도 안 걸리며 모든 악귀에서 보호 받는다는 믿음을 가져왔다. 절분행사는 예전에 궁중에서 시작했는데 《연희식, 905년》에 보면 색색으로 물들인 흙으로 빚은 토우동자(土牛童子)를 궁궐 안에 있는 사방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2017년 무계원 풍류산방 중, 황숙경과 이기옥이 불러주는 정가와 송서, 경기좌창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우락은 일종의 연정(戀情)을 담고 있는 여창가곡의 대표적인 노래라는 점, 시조와 가곡은 그 분장법이 서로 다르고, 선비들이 부르던 감정 절제의 음악이란 점, 형식이 간결하고 유연한 선율과 장단의 질서가 느껴지는 성악이란 점을 말했다. 또 송서 <삼설기>는 책 읽기로 가락을 넣어 청아하고 음악적으로 읽어 나가는 장르이며 그 내용은 3인의 선비가 죽어 염라대왕 앞에 가서 소원을 말하는데, 1선비는 높은 벼슬, 2선비는 부자를 원하였으나, 3선비는 명당에 집 짓고, 책 읽고 거문고를 벗 삼아 고기 낚고 약초를 심으며 백곡이 풍등하고, 자손이 번성하여 병 없이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자, 염라대왕이 나도 못하는 것을 원한다고 야단을 치는 내용이란 점을 이야기 하였다. 제2회(12월 2) 감상회에는 김수연과 강경아의 춘향가 중, 초앞 대목을 감상했는데, 춘향으로부터 안수해(雁隨海), 접수화(蝶隨花), 해수혈(蟹髓穴) 곧 기러기가 바다를 쫒고, 나비는 꽃을 찾으며 게가 구멍을 찾는다는 말은 어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야나기하라 야스코 (楊原泰子, 72살) 씨를 처음 만난 것은 2011년 초로 기억된다. 그해 나는 인사동 <갤러리 올>에서 “불굴의 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 33인전”을 열었는데 그때 야나기하라 씨도 시화전을 보러 왔었다.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국내 최초의 시화전은 내가 쓴 시에 이무성 한국화가가 그림을 그린 족자 형태로 마침 3・1절을 맞이하여 열었던 것이라 언론과 시민들의 반향이 뜨거웠었다. 그 역사적인 자리에 야나기하라 씨도 함께 했던 것이다. 사실 야나기하라 씨는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기보다는 민족시인 윤동주에게 관심이 큰 분이었다. 아니 관심이 컸다라고 말하기 보다는 일본에서 윤동주 연구가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독보적인 분이라고 하는 게 맞다. 현재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詩人尹東柱を記念する立教の会)’ 대표인 야나기하라 씨의 윤동주 사랑은 남다르다.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의 모임’을 만든 것은 윤동주 시인을 추모함과 동시에 일제에 의한 조선 침략 역사의 진실을 많은 일본인에게 알리기 위한 것입니다. 윤동주 시인처럼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청년이 왜 일본땅에서 옥사해야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까지는 연변의 조선족 전통민요협회 성립 2돌 기념공연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협회의 발전과 공연의 성공을 기원하는 뜻에서 유지숙의 염불소리인 <반메기 비나리>로 시작되었는데, 자연스럽게 울려 나오는 발성이며 음색이 정겹고, 부드러웠다는 이야기, 한국 항두계놀이 측에서 준비한 순서는 <영천아리랑> <온성아리랑>, <신 서도 아리랑> 등의 아리랑 계열의 노래와 서도좌창 <초한가>, 그리고 <개성난봉가>와 <양산도>, <정선아리랑>과 같은 민요 등으로 객석에서 함께 따라 부를 정도로 대단한 반응을 보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중국 조선족 동포들의 출연자는 60여명이 넘었으며 장새납의 김용일 교수를 비롯한 기악 반주팀의 연주로 전통민요, 신민요의 독창이 중심을 이루었다는 이야기, 전문 성악인의 노래는 대부분 힘찬 발성과, 아름다운 목소리로 열띤 호응을 받았고, 신 별주부전의 <난감하네>라든가, 남도민요 <새타령> 등은 남도의 창법과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이야기가 뎥들여졌다. 이와함께 연변지역 동호인들 그룹이 부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