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사이타마시 오오미야에는 분재(盆栽, 본사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분재마을이 있다. 오오미야에 있다고 해서 ‘오오미야분재마을(大宮盆栽村)’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에는 1923년 관동대지진을 피해 이사 온 분재업자와 분재애호가들이 모여살기 시작하여 큰 마을을 이루게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마을이 생기고 5년 쯤 되어서부터 분재조합이 생기는데 이들은 분재마을 사람들이 지켜야할 4개 조항의 ‘마을 협약’을 만든다. 1. 이곳에 사는 사람은 분재를 10그루 이상 기를 것 2. 문호를 개방하여 언제나, 누구라도 볼 수 있도록 할 것 3. 이웃을 내려다보거나 그늘이 생기는 2층집을 짓지 않을 것 4. 벽돌 담장을 피하고 모든 울타리는 생울타리를 할 것 4개 조항의 내용은 보기만 해도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든다. 이렇게 분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이 마을에는 30여 곳의 분재원이 생기게 되었고 그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분재마을의 명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 까닭은 1940년 제2차대전이 일어나자 일본 정부가 ‘분재’를 사치생활로 간주하여 핍박을 가한데다가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강제 징집해가기 시작하는 바람에 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이북5도 가운데 함경남도 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한 <퉁소 신아우>의 공연 관련 이야기를 하였다. 퉁소는 세로로 부는 관악기의 이름이고 <신아우>는 <시나위>의 사투리로 즉흥음악을 뜻하는 음악장르란 점, 퉁소는 원래 통소(洞簫)라 쓰고 읽었으나 퉁소, 퉁수라는 이름으로 굳어졌고 문헌에는 중국으로부터 들어와 당악(唐樂)계통에 쓰이다가 조선 중기 이후에는 향악(鄕樂)에도 쓰였다는 점을 말했다. “10년 퉁수”라는 말에서 이 악기의 어려움을 알 수 있고, 부는 악기를 대부분 퉁소라고 부를 정도로 널리 알려진 악기란 점을 이야기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정월 대보름 행사는 다양한 형태로 전해오지만 고유의 노래, 음악, 춤, 연희가 빠질 수 없다는 점, 퉁소의 고장으로 알려진 함경남도 지방에도 가무악(歌舞樂)을 중심으로 하는 마당놀이가 있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주에는 ‘퉁소신아우 보존회’ 회원들이 남산 국악당 무대에서 재현한 정월대보름 공연, 고 함경도 광천지방의 마당놀이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기로 한다. 공연에 앞서 감회가 남다른 함경남도 염승화 도민회장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평창올림픽은 막이 내렸지만 추운 날씨에도 뜨거웠던 선수들의 함성만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다양한 설문 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평창올림픽에서 일본은 13개의 메달을 땄다. 당신에게 있어 가장 인상적인 메달을 딴 일본 선수는 누구라고 보는가?”라는 설문이 있었다. 이 설문은 2월 26일부터 3월 8일까지 실시중인데 3월 6일 현재 1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종목은 스피드스케이트와 피겨스케이트다. 특히 피겨스케이트 선수인 하뉴 유즈르(羽生 結弦)의 일본 내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대단하다. 그 여세를 몰아 야후옥션에서는 3월 5일, 하뉴 유즈르 선수가 직접 사인한 스케이트화가 경매에 나왔는데 첫날 무려 3500만 엔(한화 3억 5천만 원)까지 값이 올랐다. 이 경매는 앞으로 10일까지 이어지는 데 낙찰금은 모두 동일본대지진 때 피해를 입은 학교에 전액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평창올림픽에서 인기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트와 피겨스케이트 뒤를 잇는 것은 노르딕복합, 스노보드, 여자컬링, 스키점프, 프리스타일스키 순이다. 인터넷 투표에 참가한 교토시에 거주하는 아키야마(秋山大治郎)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무계원 풍류산방에서 판소리를 열창해 준 신정혜 양의 심청가 중 범피중류(泛彼中流)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신정혜는 지난해 전주에서 개최된 전국판소리 경창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차세대 명창으로 10살 무렵, 소리를 배우기 시작하여 대학원 전문사 과정을 마쳤으며 국내 유명 명창들로부터 판소리 5대가를 다 배웠다는 이야기, 전문가 집단의 예술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야기, 지난해 돈화문 국악당에서 심청가 완창 판소리를 해서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무계원 풍류산방에 그를 초대하여 심청가 중 ‘범피중류’ 대목을 감상하였는데, 사설을 풀이한 후, 그의 힘과 공력이 담겨있는 창으로 듣고 난 감상자들은 판소리에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이야기, 이와 함께 앞으로 전문가들은 단순하게 소리만을 전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사설의 이해를 통해 감상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퉁소 신아우 보존회>의 창단 공연 “남산위에 둥근 달”이야기를 한다. 지난해 2017년 여름, 이북5도 무형문화재 위원회는 함경남도 문화재 2호로 ‘퉁소 신아우’를 지정하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음력정월이 되고 경칩(驚蟄)시절이 가차우니 이번에는 맹꽁이타령이나 좀 하자. 박춘재(朴春載)의 맹꽁이 타령에는 아랫녁 맹꽁이 웃녁 맹꽁이, 삼청동장원서 다리 밋헤서 빨내하는 과부 맹꽁이 훈련원 오간수 구멍에서 집신작을 타고 안저 한숨 쉬는 홀아비 맹꽁이 남대문 박연못골에(蓮池洞) 나막신 신은 맹꽁...! 등 여러 가지의 맹꽁이가 잇더니 요새에 서울 신문계에는 안맹꽁이와 정맹꽁이가 잇는데 공교하게도 두 맹꽁이가 서로 건너다보는 집에서 일을 보게 되엿다.” 이는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제48호 (1932년 02월 01일)에 있는 “호외(號外)의 호외(號外)”라는 기사 일부입니다.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셋째 “경칩(驚蟄)”입니다. 원래 이름은 중국 역사서 《한서(漢書)》에 보면 열 계(啓) 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 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 되었었는데 뒤에 한(漢) 무제(武帝)의 이름인 계(啓)를 피하여 대신 놀랠 경(驚)자를 써서 경칩(驚蟄)이라 하였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겨울잠 자던 동물은 음력 정월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에 해당한다.”고 하여 경칩 무렵에는 개구리, 맹꽁이 등 겨울잠
[우리문화신문=이윤경 기자] 어제 삼일절도 그렇고 오늘 정월대보름날도 날씨가 무척 맑다. 서울과 달리 미세먼지가 적어서 그런지 공기도 산뜻하다. 무엇보다도 하늘이 맑고 깨끗해 마음까지 밝아지는 듯하다.오늘 밤에 떠오르는 정월보름달은 그야말로 크고 깨끗할 듯하다. 벌써 부터 기대된다. 어제는 장롱 속 태극기를 꺼내 달고 99년전 선열들의 '피맺힌 구국 정신'을 되새겨 보았다. 그리고 오후에는 지난해 말려두었던 텃밭에서 거둬 말려둔피마자, 가지, 애호박 등을 물에 불려 보름 나물을 무쳤다. 아침에는 팥, 검은콩, 수수, 조, 찹쌀, 밤, 검은 쌀 등을 넣어 오곡밥을 지었다. 요즈음은 잡곡이 좋다하여 거의 모든 집에서 365일 잡곡밥을 먹는 집이 많지만 특별히 우리 식구들은 잡곡을 좋아한다. 평소 보다찹쌀을 듬뿍 넣고 지어서인지 찰진 밥에 나물이 더 맛있다. 맛난 밥상을 물리고호두와 땅콩으로 부럼도 깼다. 올 한해도 몸에 병없이 온 가족이 무탈하게 지내길 비는 마음이 들어서인지 정월대보름의 의미가 더욱 새로운 아침이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들과 딸이 태어나면 한국에서는 100일째 되는 날에 백일잔치를 하고, 1년이 되면 돌잔치를 한다. 요즈음엔 백일잔치를 잘 안하지만 과거에는 수수팥단지를 만들어 갓난아기의 무병장수를 비는 ‘백일잔치’도 빼먹지 않고 했었다. <동아일보> 1962년 4월 6일치에는 ‘KBS TV 백일잔치’ 라는 기사가 있을 정도로 텔레비전 방송국 같은 곳에서도 ‘백일잔치’를 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백일잔치나 돌잔치에 해당하는 일본의 풍습은 무엇이 있을까? 백일잔치에 해당하는 것을 들라하면 오미야마이리(お宮參り)’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오미야마이리는 생후 한 달 정도 되는 갓난아기를 강보에 싸서 신사참배하는 풍습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1살 때 하는 돌잔치는 없다. 그 대신 시치고상(七五三)이라고해서 남자아이는 3살과 5살 때, 여자아이는 3살과 7살이 되는 해에 일본 전통 옷을 곱게 입혀 신사참배를 하는 풍습이 있다. 이러한 풍습 말고도 3월 3일에는 특별히 여자아이를 위한 “히나마츠리(ひな祭り)” 행사가 있다. 히나마츠리는 여자아이가 있는 집안에서 장차 딸에게 닥칠 나쁜 액운을 막기 위해 시작한 ‘인형장식’ 풍습으로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도 박상옥 명창이 무계원 풍류산방 음악회에서 불러준 상여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경기 남부지방에서는 처음에 굿거리로 <너거리 넘차> 소리를 하다가 <반맥이 굿거리>로 넘어간다는 점, 주요 구성음은 메나리 토리인데, 메나리란 뫼놀이의 음변이고, 산놀이, 산놀음을 뜻하는 말로 뫼는 산(山)이고, 놀이(遊)로 음구성이나 가락은 지방마다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얘기했다. 또 상여소리는 선소리꾼이 요령을 흔들어 장단을 맞추며 돌아간 망자의 입장에서, 또는 산 사람의 입장에서 망자를 보내는 슬픔을 애절하게 표현하는 구성지고 처량한 소리란 점, 가사의 구조는 4, 4조, 2개의 악구(樂句)가 짝이 되어 하나의 절(節)을 만들고, 한 절은 대부분 16자 구성이란 점, 가파른 산길이나 또는 외나무 다리를 통과할 경우에는 자진모리 장단의 빠른 <오 호~>소리로 마치‘어기영차’소리와 같이 간결하고 단순한 가락으로 이어간다는 점, 상여소리는 대체적으로 느린 굿거리, 반맥이굿거리, 자진모리 등 3가지 형태라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이번주에는 무계원 풍류산방에서 판소리를 열창해 준 신정혜 양의 심청가 중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서울의 북촌이라고 하면 ‘아! 조선시대 기와집이 남아 있는 전통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쿄에도 그런 곳이 있을까? 있다. 에도시대(江戸時代, 1603-1868)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카와고에시(川越市)가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전통 일본 거리다. ‘작은 에도 카와고에’라고 부르는 이곳은 신주쿠에서 50분, 이케부쿠로에서는 30분 정도면 닿는 곳으로 도쿄 도심에서 가까워서 인지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필자가 이곳을 찾은 것은 이틀 전(19일), 월요일로 평일인데도 에도거리의 분위기를 즐기고자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 거렸다. 상인들 말로는 주말이면 특히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도 없다고 한다. 카와고에시(川越市)는 에도시대에 에도성(江戸城) 북쪽의 방어기지로 정치적, 군사적으로 요충지였다. 지금도 당시의 풍경을 간직한 건물들이 꽤 남아있는 이곳 거리를 걷다보면 숨 막힐 것 같은 고층빌딩 숲에서의 답답한 느낌은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짐을 느낀다. 이곳은 메이지 26년(1894)에 대화재를 겪은 이래 마을 사람들은 내연성이 뛰어난 쿠라주크리(蔵造り: 일본 전통 건축의 하나)식으로 건물을 짓기 시작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박상옥 명창이 무계원 풍류산방 음악회에서 불러준 상여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작업요, 노동요들의 대부분은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앞소리는 혼자 메기지만, 뒷소리는 여럿이 합창으로 받는다는 점, 메기는 소리는 목청도 좋아야 하지만 더더욱 목구성이 좋아야 하며, 무엇보다도 문서가 충분해야 하고 때로는 즉석에서 만들어 부를 수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상여소리에서 상여(喪輿)란 상례 때 운구에 쓰이는 기구이며 중국에서는 대여(大輿), 온량, 온량거 등으로 불렀는데, 원래 평안하게 누워 쉴 수 있는 수레였다는 점, 지금은 장례문화가 달라져 상여소리를 듣기 어렵게 되어 그 보존을 위해 지방 정부에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상여소리는 처음 출상해서 나갈 때는 굿거리장단의 ‘너거리 넘차’(또는 어거리넘차)로 시작하는데, 이 소리는 선소리꾼이 메기면 상여꾼들이 합창으로 받는 후렴구 소리가 <너거리 넘차>또는 <어거리넘차>여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도 경기도 용인 출신 박상옥 명창이 부른 상여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한다. 용인을 비롯한 경